미술

박물관이 연주한다 ‘브뤼셀 악기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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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오르타, 타셀 저택(Hotel Tassel,1982) ⓒ 위키백과

 

브뤼셀의 대표 박물관

   <미녀와 야수>의 벨이 노란 드레스를 입고 계단을 내려올 것만 같은, 이 아름다운 건축물은 벨기에의 천재 건축가 빅토르 오르타(Victor Horta, 1861-1947)가 만든 타셀 저택입니다. 19세기 말 유행했던 아르누보(Art Nouveau) 양식을 대표하는 건물이죠.  ‘아르누보의 수도’라 불리는 벨기에의 브뤼쉘은 이런 건축물로 가득차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 중, ‘브뤼쉘 악기 박물관 (Musee des Instruments de Musique)’이 있는데요. 박물관을 안팎으로 장식하고 있는 아르누보 건축양식은, 희귀한 악기들을 소장하고 있기로 유명한 이 박물관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아르누보 양식의 건축물

  벨기에의 중앙광장인 그랑 플라스에서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쭉 올라가다보면 등장하는 10층짜리 건물, 바로 ‘브뤼셀 악기 박물관’입니다. 1877년 왕실 법령에 따라 왕립 음악원의 학술적 목적으로 설립되었죠. 현재의 건물은 원래 ‘Old England’라는 백화점이었는데요. 1978년 국가에서 매입한 것을 2000년에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건물 상단에는 아직도 ‘Old England’라는 이름이 남아있어요. 악기 박물관이 맞나? 하고 갸우뚱하고 있자면, 외벽의 곡선 철제 장식이 눈에 뜨일 텐데요. 아르누보 양식의 그 문양을 보는 순간, 우리는 악보 장식과 음표를 떠올리게 될 거예요.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사방에 장식된 풍성한 곡선과 다양한 식물 문양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죠. 음악의 선율이 이어지고 이어져 건물 전체에 흐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마치 박물관이 연주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요.

 

브뤼셀 악기 박물관 ⓒ 위키피디아
박물관 내부의 엘리베이터 ⓒmikestravelguide 

 

세계 최고의 악기 박물관

  ‘브뤼셀 악기 박물관’은 방대한 악기를 보유하고 있어, 세계 최고의 악기 박물관이라 불리는데요. 약 7000여 점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악기와 악보들이 시기와 지역에 따라 분류되어 각 전시실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악기를 그저 눈으로만 봐야 한다면...? 아마, 쉽게 지루해지고 말았을 거예요. 다행히, 이 센스 있는 박물관은 입구에서 오디오 기기를 나눠주고 있답니다. 이 기기를 들고 각 악기 앞에 서면, 악기의 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요. 또 ‘브뤼셀 악기 박물관’은 건반 악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따로 마련된 건반 악기 전시실에서는 클라비코드, 하프시코드, 초기 피아노, 자동 피아노, 현대 피아노, 전자피아노 등 다양한 형태의 건반 악기를 보며 몇 세기에 거친 건반 악기의 변천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죠. 이 외에도, ‘클래식’으로 분류되는 중세 후기부터 19세기 말의 서양음악 악기와 각 지역의 전통 악기, 기계 및 전자 악기 전시실이 있습니다.

 

건반악기 전시실 ⓒ 브뤼셀 뮤지엄 홈페이지
아프리카 악기 'Modeku’  ⓒ mim 홈페이지

 

  브뤼셀 악기 박물관은 얌전하게 전시만 하는 박물관은 아니에요. 8층에는 클래식 공연을 할 수 있는 200석 규모의 콘서트홀이 갖춰져 있고요. 성인, 어린이, 장애인 등 각 대상에 맞는 교육과 워크숍을 통해 악기를 배우고 악기를 제작해 볼 수 있는 아틀리에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악기 복원실에서는 오래된 악기를 수리하고 보존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건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 바로 10층 ‘옥상 레스토랑’이에요. 아르누보 건축미를 느끼며 브뤼셀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이 공간은 전시를 보지 않더라도 꼭 가봐야 할 브뤼셀 최고의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고 하죠.

 

박물관 옥상 레스토랑 ⓒmikestravelguide 

 

  아르누보 양식에서 풍겨나는 환상적인 분위기와 희귀한 악기들. 이 둘의 콜라보가 그려지시나요? 브뤼셀 악기 박물관은 한국과의 인연도 남다르다고 합니다. 시작은 2011년, 한국 벨기에 수교 11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한 <한국 악기 특별전>이었습니다. 국립국악원은 브뤼셀에 거문고, 단소 등 17점의 한국 전통악기를 보냈고, 이를 기증했습니다. 2014년에는 브뤼셀 악기 박물관의 소장품을 ‘한국 국립 국악 박물관’에 빌려주어 ‘유럽 악기 특별전’을 개최했었고요. 앞으로 또 어떤 교류가 있을지 기대해보면서, 오늘은 사진으로나마 박물관의 연주를 감상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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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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