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저스>, <골 때리는 그녀들>, <슬램덩크> 스포츠 콘텐츠가 늘어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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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에 잠실 야구장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그곳이 홈구장인 프로야구팀, LG 트윈스가 코리안 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잠실 외에도 전국에는 10개 내외의 야구장이 있는데, 이들 모두에게 2023년은 아주 뜨거운 한 해였습니다. 10월 16일 기준 무려 800만 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거든요. 야구장 방문객이 2020년에는 32만 명, 21년에는 122만 명, 22년에는 600만 명에 그쳤다는 것을 생각하면, 2023년은 한국 야구계에 아주 중요한 기점이 될 듯합니다. “나 빼고 다 야구장 가나…” 싶을 정도로 많은 관람객 수!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 분들도 스포츠를 자신도 모르는 새에 즐기고 계실 거예요.
😷 우리 이제 밖에서 놀까?

프로야구 관람객이 급감한 2020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코로나입니다. 실내와 마스크에 갇혀 3년을 보내고 나니, 사람들은 활동적인 성격을 띠고, 야외에서 벌어지며,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어요.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활동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 관람’일 것입니다. 앞에서 얘기한 야구 외에도, 농구, 배구, 축구 등 다양한 프로 스포츠 경기가 한국에서 열리고 있어요. 실제로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2022년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6.3%가 코로나 이후 스포츠 경기 관람을 시작했대요. 멀리해야 했던 함성과 열기는 물론, 각 구장만의 먹거리와 놀거리도 잔뜩 느낄 수 있으니, 가지 않을 수가 없죠!
프로야구 구단 KT 위즈는 홈구장 KT위즈파크에서 Y 워터 페스티벌을 개최했어요. 강우기와 워터캐논까지 준비해, ‘스포츠판 워터밤’을 개최한 것이죠. 한편, 프로농구 구단 부산 BNK 썸은 ‘캠핑존 in BNK’를 신설했어요. 캠핑의자와 빈백에 앉아 농구경기를 보다 편안히 볼 수 있고, 반려동물 동반 입장도 가능한 좌석이래요. 스포츠계 역시 관람객들이 가진 야외활동에 대한 수요나 달라진 생활 트렌드를 알아차리고, 관람 경험이 보다 복합문화적이고 편안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어딘가 익숙해, 아니, 재밌어!

그럼 코로나가 좋았던 집콕러들은요? 역시 답은 ‘스포츠’입니다. 집에서 즐기는 콘텐츠에도 스포츠가 가득해졌거든요. 올해 1월 4일, 전설의 농구 만화 ‘슬램덩크’가 <더 퍼스트 슬램덩크>라는 제목으로 영화관을 찾았어요. 20년도 전에 연재가 시작되었기에, X세대의 추억여행 정도로 그칠 줄 알았던 이 영화. 그 자체의 재미와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누적 관객수 470만을 기록했습니다. OST를 부른 가수 ‘10-FEET’도 내한 공연을 가졌답니다.

흥미롭게도, OTT에서는 프로 야구 구단 관련 다큐멘터리가, TV에서는 스포츠 관련 예능이 함께 등장했어요. 티빙은 LG트윈스의 이야기를 다룬 ‘아워게임: LG트윈스’를, 디즈니+는 프로야구 10개 전구단을 다룬 ‘풀카운트’를 만들었죠. 한편, JTBC는 은퇴 프로 선수 또는 아마추어 선수들로 야구단을 꾸린 ‘최강야구’,를, SBS는 여러 여성 방송인들로 축구단을 꾸린 ‘골 때리는 그녀들’을 시즌제로 방영하고 있고요.
스포츠가 사랑받는 본질적인 이유를 짚어봐야 할 때입니다. 바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한 수단이라고만 말하기에… 스포츠는 사실 더 뜨거워요. “공은 둥글다”라는 불변의 법칙 아래에서 펼쳐지는 운동은 아주 오랫동안 인간을 즐겁게 해 주었어요. 무려 기원전 776년부터 고대 올림픽이 열렸으니까요. 땀, 함성, 그리고 열정이 엉켜 만들어내는 희열에 반응하는 건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가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희열의 주인공인 선수들이 털어놓는 속내와, 스포트라이트에서 잠시 비켜난 사람들이 이뤄낸 승리.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데, 거기에다 약간의 이야기를 더한 것이 이러한 콘텐츠들인 셈이죠. 역시 시청을 안 할 수가 없겠어요!
🍯 요즘 꿀조합: 스포츠+예술
앞에서 짚어낸 스포츠의 인기 비결은 결국 문화예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관람 경험에 축제 문화를 결합하고, 선수 개인 또는 구단의 서사를 극적으로 전달해 콘텐츠화하는 것. 모두 문화예술의 일이죠! 또, 스포츠와 예술은 닮은 구석이 많아요. 유서 깊은 마니아층을 갖고 있기도 하고, 관객들의 열광을 손쉽게 불러오기도 하잖아요. 그러니 저녁엔 스포츠 채널만 찾던 사람들이 드라마 ‘스토브리그’나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을 볼 수도 있어요. 반대로 그룹 ‘쿨’을 비롯한 90년대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두산 베어스의 ‘렛두로 시리즈’에 가볼 수도 있겠고요.
문화예술과 스포츠. 둘은 함께 있을 때 좋은 시너지가 나고, 요즘 그 조합이 특히 큰 빛을 발하고 있어요. 앞으로 둘은 어떻게 진화하고 화합할까요? 한 달 전 개막한 배구와 농구 리그, 그리고 배우 젠데이아가 테니스 선수로 나오는 영화 <챌린저스>를 유심히 지켜봅시다.
💬 Editor’s Comment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으면, 친구들 중 한명쯤은 스포츠를 보고 있더라고요. 야구장에 가기도 하고, 농구 선수와 인생네컷을 찍기도 하고,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정주행 중이기도 하고. 저 역시 저녁마다 영화와 야구 중 무엇을 볼지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열풍의 시작이 어디일까 궁금했어요. 코로나라는 특수한 계기도 있지만, 결국엔 스포츠와 예술이 가진 ‘본질’ 때문인 듯 합니다.
이제는 구장에 가지 않고도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극장에 가지 않고도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네요. 예술-스포츠-통합의 나날들이 저는 즐겁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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