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에서 <걸리버 여행기>의 주인공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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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주변에는 여러분에게 익숙한 사물이나 풍경들이 하나쯤은 자리 잡고 있을 거예요. 여러분의 손에 들린 핸드폰, 혹은 노트북, 테이블에 놓인 그릇이나 가방, 지갑, 손때 묻은 노트까지. 또 여러분은 이미 익숙한 자신의 방이나, 직장, 지하철, 자주 가는 카페에서 이 글을 읽고 있겠죠.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한 사물과 풍경을 '색다르게 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작품이 있다면? 그 작품들을 들여다본다면 우리의 일상도 새로워질 수 있을까요?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사진작가 ‘타나카 타츠야’의 작품들을 하나둘씩 살펴봐요.
🤷‘타나카 타츠야’는 어떤 사람이야?

타나카 타츠야(Tanaka Tatsuya/ 田中 達也, 1981년~)는 일본 출신의 ‘미니어처 사진가’예요. 그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뒤 디자인 회사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하면서 취미생활까지 병행했는데요. 어릴 때부터 레고를 좋아한 덕분인지, 그의 취미는 바로 프라모델을 만들고 미니어처 피규어를 수집하는 것이었어요. 집에는 무려 5만 개의 미니어처 피규어가 있을 정도였죠.
그렇게 취미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그가 우연히 브로콜리를 거대한 나무처럼 연출해 미니어처와 함께 찍은 사진이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어요. 그 이후로 그는 사물을 미니어처의 시점에서 바라보며 다른 무언가로 비유하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그에게 있어서 '비유'란, 삶을 더욱 유쾌하게 만드는 방법이었죠. 예를 들어, 그는 설거지하기 귀찮을 때면 설거지용 스펀지를 미니어처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모래 언덕'을 떠올리곤 했어요. 이런 비유 덕분에 그는 즐겁게 설거지를 마칠 수 있었죠. 그는 2011년 4월부터 일상의 물건들을 이용해 미니어처 아트를 구축하는 ‘미니어처 캘린더(MINIATURE CALENDAR)’를 시작했는데요. 하루에 하나씩 인스타그램에 미니어처 작품을 게시하며 무려 330만 명의 팔로워를 모았어요. 현재까지도 그는 광고, 인쇄물, 온라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트 디렉터이자 디자이너로 활발히 활동 중이에요.
📷그는 평소 작업 시간에 어떤 일을 할까?

타나카 타츠야는 일상의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위트 있게 포착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데요. 그의 시점에서 마스크는 수영장이 되고, 옥수수는 발사 직전의 로켓, 민트 초코 아이스크림은 우주인이 바라보는 지구, 변기는 하얀 눈이 뒤덮인 설산으로 변하죠. 그는 매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미니어처 작업을 하고, 촬영 사진을 올려요. 대부분 손으로 만들지만 가끔 3D프린터를 이용하기도 하고요.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샘솟는 아이디어는 습관 같은 메모, 그리고 인스타그램 팔로워의 제안에서 나왔어요. 그는 “한계에 도달했을 때쯤 팬들이 언어유희 가득한 제목부터 제품 사용까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준다”고 설명했죠.
그의 작품에 사용되는 물건들은 우리 일상의 일부이지만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했어요. 덕분에 단순히 미니어처를 물건과 배치하고 촬영한 사진을 넘어, ‘스토리텔링’이 더해진 작품으로 거듭나게 되죠. 타나카 타츠야의 작품이 ‘일상 속에서 발견한 예술’로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된 이유기도 해요. 더 많은 그의 작품들이 보고 싶다고요?
🎫이번 전시는 어때?

2021년 10월 3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Miniature Life Seoul: 타나카 타츠야의 다시 보는 세상>은 한국 팬들을 위한 미공개 신작과 실물 미니어처 및 대표작을 포함하여 총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여요. 전시 기간은 약 3개월로 2022년 1월 9일까지, IFC몰 L3층 MPX갤러리에서 진행되죠. 전시는 총 9가지 테마로 구성되는데요. ‘Workers’, ‘Adventure’, ‘Sports’, ‘World Travel’, ‘Family’, ‘Universe’, Season’, ‘Have Fun’, ‘Vehicle’라는 테마를 통해 타나카 타츠야의 대표작부터 신작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이 공개돼요.

이 작품은 <가을 숲에서 우리 모두 김~치>예요. 타츠야가 특별히 한국에서의 전시를 위해 한 달을 공들인 작품이죠. 작품 속 울창한 가을 숲은 빨간 포기김치, 낙엽은 말린 고추예요. 김치 숲에서 미니어처들이 다 함께 ‘김~치’ 하고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죠? 타츠야는‘한국’ 하면 잘 보존된 자연환경과 따뜻한 가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며, 김치와 한복을 내세워 가족을 주제로 한 한국의 풍경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어요.
💬 Editor’s Comment
이번 전시에서 유독 눈에 띄는 작품이 있어요. 코로나19로 인한 현실을 반영하여 마스크, 체온계, 휴지 등의 오브제를 작품에 활용한 작품들이에요. 관점만 바뀌었을 뿐인데, 코로나19를 즐겁게 극복할 힘이 생긴 것 같죠? 코로나19가 장기화되어 지친 요즘, 익숙한 것들을 색다르게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자신만의 의미를 가지고 상상력을 키워나가다 보면, 잠시나마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 나오는 순간이 생길 거예요. 마치 동화 속 소인국의 마을을 들여다본 것만 같아 몽글몽글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 타츠야의 작품을 볼 때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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