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과 불안이 그려낸 알록달록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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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하루를 잘 보내고 침대에 누워 오늘을 마무리하려고 해요. 이리 뒤척, 저리 뒤척. 꼭 요상하게 이 시간만 되면 잠은 오지 않고, 괜스레 온갖 생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적어도 한 번쯤, 잠들기 전 어두운 방 안 침대 이불에서 인생에 대한 불안감을 곱씹어보던 순간이 있으실 거예요. 온갖 감정들이 허공을 맴돌다 스스로를 괴롭혀 결국 충동과 불안을 일으킬 때 말이에요. 이렇게 보편적인 감정인 ‘충동과 불안’을 적나라하게 표현해낸 이가 있답니다. 6월 19일까지 진행되는 김참새 작가의 <Collision : Anxiety> 전시를 만나볼까요?

🙄김참새? 이름부터 특이하다!
혹시 ‘비컴 언 아이콘(Become an icon)’ 캠페인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벨기에의 맥주 브랜드 스텔라 아르투아(이하 스텔라)에서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여성들을 응원하기 위해 진행한 캠페인이랍니다. 노트 브랜드 몰스킨과 함께 콜라보를 진행하여 캠페인을 알렸는데요. 노트 커버 중심에 눈에 띄는 일러스트가 보입니다. 바로 이번 전시의 작가, 김참새 작가의 작품이죠. 똑똑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캐릭터 여우를 통해 여성들이 하나의 아이콘이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해요. 이 캠페인은 널리 알려진 브랜드들의 이색적인 만남과 더불어 눈에 띄는 캐릭터로 주목을 받았죠.

위 캠페인에서도 알수 있듯, 김참새 작가는 “알 수 없는 위로를 준다”라는 평을 들으며 다양한 뮤지션, 패션 부티크, 그리고 많은 미디어들과 협업을 진행해왔어요. 일러스트에 국한되지 않는 다채로운 작품활동을 이어오기도 했는데요. 김참새 작가는 본인의 작품을 ‘일기’라고 비유했을 정도로, 자신의 깊숙하고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전해왔습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흐르듯 스쳐 지나보내는 사소한 느낌을 캐치하고 이를 직관적인 색채와 그림으로 표현하여 단순하지만 다층적인 작품을 만들어냈죠.
👀난 똑바로 바라본거야!

- 코로나가 시작된 후 사람들을 대면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면서 저 역시도 자연스레 바뀐 것이 하나 있는데요. 사람을 마주할 때 저도 모르게 시선이 정면을 향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거였어요. 똑바로 상대방의 얼굴을 마주하기가 다소 부담스럽거나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요. 김참새 작가는 이런 불안감을 작품 속 옆을 향한 시선으로 드러냈는데요. 실제로 전시를 준비하는 김참새 작가 또한 힘든 일을 겪은 후 그린 그림 속 형체의 시선이 자꾸만 옆으로 빠져 있어서 스스로도 신기하게 느껴졌다고 전해왔죠. 다수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옆을 향하는 시선’은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사회적 관습, 그리고 자신이 작품을 만들며 느꼈던 불안감에 대해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작품 속 그들이 시선을 피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오히려 사회적 시선이 그들을 빗겨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작품을 감상하며 우리가 평소에 고정적으로 생각해왔던 정상과 비정상에 대해서도 한번 돌아본다면 어떨까요?
🚪모두 다른 다양한 방
이번 전시에서는 김참새 작가의 내면을 표현한 작품과 더불어, ‘충동과 불안’을 만들어냈던 근원지인 작가 자신의 방을 다양한 형태로 재현했어요.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충동과 불안이 밝은 그림과 대비되어 인상적인 느낌을 자아냈답니다.
- 단언컨대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밝고 뚜렷한 색채일 거예요. 전시장을 들어가기 전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 속 다양한 색채는 마치 아이의 천진난만함을 표현한 것 같기도, 순수하고 즐거운 감성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죠. 그럼 지금쯤 머릿속에 질문 하나가 떠오를 텐데요. “분명 전시 주제는 ‘충동과 불안’이라고 하지 않았어?” 우리는 보통 충동과 불안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어둡고 칙칙한 장면을 떠올리곤 하잖아요. 하지만 김참새 작가는 이와 같은 관념적 이미지를 벗어나 밝은 색채를 활용해 다양한 불안을 표현했습니다. 더불어 밝은 색채에 대한 설명을 우리의 일상과 연결지어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웃고 있다고 그저 밝기만 한 게 아닌 것처럼, 그 안에는 다양한 어둡고 힘든 부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김참새 작가의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유쾌해 보이는 그림 너머 어딘가 묘한 불안감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인식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그림은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듯합니다. 그녀의 그림이 ‘알 수 없는 위로를 준다’는 표현이 와닿는 부분이죠.

또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에게 많은 영감을 가져다준 작가의 방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어두운 방은 ‘충동과 불안’이 피어나는 공간이 되기도 하는데요. 작가는 이 혼란스러운 감정을 마주하는 상태를 함께 공유하고자 전시장에 자신의 방을 옮겨두었어요. 방이란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이 될수도, 깜깜하고 불안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는 양면성을 표현한 공간이죠. 햇볕에 바싹 마른 코튼 ‘냄새’와 밤의 기운이 가득한 ‘어두움’, 그 분위기에 걸 맞는 ‘소리’까지. 생생한 방의 모습을 재현해낸 전시 공간은 새벽 시간 혼자 공상에 잠겨 불안한 감정을 곱씹어보던 그 순간이 절로 떠오르는 곳이었답니다. 더불어 방 안에는 그녀가 충동과 불안을 마주하던 당시의 내면의 이미지들이 형상화되어 모빌처럼 달려있는데요. 이로 인한 모호한 형태의 그림자들이 벽에 일렁이는 모습은 방 가운데에서 꿈을 꾸고 있는 듯 몽롱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했어요. 단순히 눈으로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감의 표현을 통해 작품을 온전히 표현해낸 게 인상적이었답니다. 저는 특히 방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제가 방에서 겪던 충동과 불안을 생생히 표현해낸 느낌이 들어 기억에 남았어요. 가장 사적인 공간인 자신의 방을 작품화하여 몰입하게 만든 김참새 작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게 만든 공간이었습니다.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충동과 불안을 김참새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표현해, 작품을 보다 다각도로 해석하고 느낄 수 있어요!
- - 작가의 방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이색적이에요.
- - 다양한 색채와 표현방식이 눈길을 사로잡아요.
ㅇ요건 쫌 아쉬운데
- 전시는 관람자의 시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이 전시의 경우 작가가 작품을 만들게 된 경험과 의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내 책자가 있었더라면 더 다채로운 감상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Editor’s Comment
우리는 대부분 충동과 불안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막막한 감정을 느끼곤 해요. 특히나 예고 없이 찾아오는 감정은 어떤 형태로 우리를 덮쳐올지 모르기에 더더욱 우리를 괴롭히기도 하죠. 김참새 작가는 이런 충동과 불안을 자신만의 시선을 통해 표현해냈어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외롭고 슬프게 느껴지는 감정이지만, 아이같은 색채는 잃지 않은 채 지닌 그의 섬세한 시선이 퍽 다정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이는 우리에게 충동과 불안을 마주하더라도 늘 내면의 색을 간직하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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