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 가문의 영광 ‘우피치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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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의 꽃 우피치 미술관
이탈리아 예술의 수도로, 단테·보티첼리·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의 수많은 대가들이 사랑한 예술의 고향. 오늘 탐방은 꽃의 도시 피렌체입니다. 피렌체는 로마 인구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의 도시인데요. 바로 이곳에서 르네상스의 꽃은 만개했습니다. 이것은 메디치 가문(Medici family)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들의 막대한 부를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후원하는데 아낌없이 썼던 메디치가 덕에 이 작은 도시는 오늘날, 세계 예술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죠. 오늘은 우피치 미술관(Galleire Degli Uffizi)을 찾아 메디치가에 의해 수집된 두 개의 대표 작품을 감상해보겠습니다.


미술관이 된 오피스
그런데, 왜 메디치 미술관이 아닌, 우피치 미술관일까요? 이름의 탄생부터 미술관이 되기까지를 먼저 살펴볼까 합니다. ‘우피치(Uffizi)’는 집무실 즉, ‘오피스(Office)’를 뜻하는 말입니다. 우피치 미술관의 건물은 1560년경 초대 토스카나 대공이었던 코시모 1세(Cosimo I de' Medici, 1519~74)가 피렌체의 행정·사법기관을 한 곳에 모으기 위해 짓기 시작해 1581년 완공했습니다.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이 가문은 300년간 피렌체를 지배하며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당대의 대표 예술가들을 후원했고, 그들의 뛰어난 예술품을 수집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1737년, 메디치의 마지막 후손이었던 안나 마리아 루이사 드 메디치(Anna Maria Luisa de' Medici, 1667~1743)가 상속받은 궁과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했고, 1765년 일반에 처음 공개하면서 현재는 국립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피치 미술관의 소장품은 13세기 이탈리아 회화부터 17~18세기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의 미술품, 독일·프랑스 르네상스 화가들의 작품까지 포함하고 있어 매우 광범위합니다. 총 45개관에 2500점의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고 하니,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방대한 규모이지요. 미술관의 명성은 양만큼이나 질적으로 얼마나 훌륭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로 그 명성을 널리 알린 것처럼, 우피치 미술관에도 두 점의 대표작이 있습니다. 바로,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5~1510)의 <비너스의 탄생>과 <봄>입니다.
비너스의 탄생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은 원래 메디치 가문 시골 별장을 장식하기 위해 그려진 작품입니다. 15세기 피렌체인에게 시골 별장은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인문학에 몰두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었습니다. 그곳에 걸린 <비너스의 탄생>.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부드러운 곡선과 색채, 그리고 그림의 배경은 자연의 것들로 가득 차 있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은데요. 보티첼리는 감상자들을 즐겁고 편안하게 만드는 전원적인 주제에, 소유자의 지적 취향을 반영한 신화적, 철학적 소재를 가미했다고 합니다. 고대의 부활이라는 르네상스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번엔 인물들을 하나하나씩 살펴볼까요. 비너스는 나체를 드러낸 채, 유연한 콘트라포스토의 곡선과 황금 비율인 팔등신 몸매를 통해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상적인 몸매는 그녀 우측의 제피로스의 품에 안긴 꽃의 요정, 클로리스의 관능미와 그녀 좌측에서 망토를 펼치고 있는 호라이의 순결한 아름다움을 동시에 아우르는 느낌을 줍니다. 관능과 순결이라는 미의 속성은 모두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죠. 보티첼리는 비너스를 통해 인간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봄, 프리마베라

<비너스의 탄생>이 메디치 가문의 별장에 장식될 때 또 하나의 그림이 나란히 걸렸는데요. 보티첼리의 특유한 선율이 느껴지시죠. 그의 또 다른 대표작 <봄(Primavera)>입니다. 보티첼리는 이 작품에서도 아름다운 인체와 신화의 내용을 조화롭게 결합했습니다. 이번에도 등장하는 비너스. 찾으셨나요? 네, 중앙에 사랑의 여신인 비너스가 위치하고 있는데요. 그녀는 결혼하는 이들에게 풍요와 다산을 약속하는 지상의 여신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사랑의 여신 베누스와 봄의 여신 플로라, 삼미신 등도 생생한 색채로 묘사되어 있죠. 그들이 서있는 정원은 만발한 꽃들로 가득하고요. 화면 전체에서 봄을 가득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사랑의 숭고함을 주제로 그려진 두 그림은, 오늘날까지도 우피치 미술관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피렌체는 도시 전체가 예술이라 할 만큼, 예술품들이 특히 많아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작품과 그 사연들에 매료되어 다니다보면, 가끔은 쉬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을 텐데요. 그럴 때, 우피치 미술관을 방문해 보시면 어떨까요. <비너스의 탄생>과 <봄>을 감상하다보면, 메디치 가족들이 그들의 별장에서 휴식을 취했던 것처럼, 여유 있고 편안해진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작품들을 둘러보시며 르네상스시대의 낭만도 경험해보시고요. 몽글몽글해진 기분과 함께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다시, 다음 장소로 출발할 수 있으실 겁니다.
참고자료
- 테마로 보는 서양미술, 2005. 4. 10, 권용준
- <클릭, 서양미술사>, 캐롤 스트릭랜드 지음, 애경,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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