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보고, ‘월리스 컬렉션’ 랜선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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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스 컬렉션 투어 시작
지금 여러분이 계신 곳은 영국 런던입니다. 이곳엔 ‘대영박물관’, ‘내셔널갤러리’, ‘테이트모던’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박물관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심히 살펴보면, 런던 곳곳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예술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작은 박물관들이 숨어 있습니다. 그중 한 곳인 ‘월리스 컬렉션(Wallace Collection)’은 이름도 ‘~박물관(Museum)’이 아닌데다 외관도 일반적인 저택의 모습이라 자칫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곳이지만, 그러기엔 이곳에 숨어있는 보물들이 너무 많습니다. 자, 오늘은 저와 함께 런던의 숨은 보고(寶庫), 월리스 컬렉션 투어를 떠나보겠습니다.
아름다운 저택이 박물관이 된 이유
월리스 컬렉션은 런던의 중심부인 옥스퍼드 스트리트(Oxford Street)와 가까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옥스퍼드 스트리트에는 런던을 대표하는 셀프리지(Selfridges) 백화점이 있는데요. 그 뒤편으로 맨체스터 스퀘어(Machester Square)가 보이고, 그 안에 바로 ‘월리스 컬렉션’이 있습니다. 약간 언덕진 길을 올라 아담한 정원을 지나면, 월리스 컬렉션의 정문이 등장합니다. 여기서부터 재미있는 경험을 하실 수 있는데요. 1층 로비부터 2층 계단으로 깔린 레드카펫과 대리석 기둥, 금으로 장식된 황금 난간, 세계적인 명화들이 걸린 벽을 지나가다 보면 마치 연말 시상식에 참석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다른 어떤 박물관에서도 느끼지 못할 색다른 경험이죠.


이 아름답고 고귀한 저택은 어떻게 박물관이 되었을까요? 월리스 컬렉션은 하트포드(Hertford)후작 가문이 대대로 살던 집이었습니다. 인색하고 은둔한 성향이 강했던 4대 하트포드 후작은 결혼을 하지 않고 사망해 모든 재산을 서자인 리차드 월리스 경(Sir Richard Wallace)에게 상속했고, 이후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남작 지위를 얻게 된 월리스의 재산이 1897년 국가에 기증되면서 박물관으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후작 가문이 4대에 걸쳐 수집한 17, 18세기의 예술품을 소장한 월리스 컬렉션은 1900년 정식 개관했습니다.
월리스 컬렉션 본격 탐방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월리스 컬렉션의 내부를 탐방해보겠습니다. 박물관은 총 25개의 주제별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 우리가 살펴볼 곳은 ‘Great Galley’ ‘Oval Drawing Room’ 그리고 ‘무기 컬렉션’이 세 곳입니다. 먼저 계단을 올라가 보죠. 2층에는 박물관에서 가장 큰 전시장인 ‘Great Gallery’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피터 폴 루벤스, 티치아노, 안토니 반 다이크, 니콜라스 푸생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명화를 감상할 수 있고, 그 중 프란스 할스(Frans Hals, 1581-1666)의 <웃고 있는 기사>는 월리스 컬렉션의 대표 소장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865년 이 그림을 두고 하트포드와 로스차일드 사이에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는데요. 이 그림의 가치를 다시금 곱씹게 됩니다.


다음으로 2층에서 꼭 봐야 할 전시관은 타원형의 드로잉방(Oval Drawing Room)입니다. 붉은색의 Great Gallery와 달리 이 전시장은 옅은 녹색의 벽지와 흰색의 인테리어로 로코코와 신고전주의의 예술품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이곳에서는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프라고나르(Jean Honore Fragonard, 1732-1806)의 <그네> 가 있는데요. 인간의 세속적 유희와 감각적인 사랑을 리드미컬한 모습과 감미로운 색상으로 표현한 명화입니다. 감상해보시죠.


다시 1층으로 내려가 보겠습니다. 이곳에서는 월리스 컬렉션만의 차별화된 장점인 ‘무기 컬렉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월리스의 ‘무기 컬렉션’은 영국 리즈에 있는 왕립무기고박물관(Royal Armouries)과 더불어 영국 최고라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는 4대 하트포드 후작의 가장 큰 업적이기도 한데요. 인도, 터키, 발칸반도, 아라비아반도 등지에서 수집한 갑옷과 투구 등의 병기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규모 면에서도 방대하고 완성도가 매우 높은 소장품들을 감상하실 수 있다고 하니 천천히 감상해보신 후, 1층 중정 레스토랑으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런던 시민에게도 휴식 공간으로 인기가 높은 중정에서 따사로운 채광을 맞으며 여유를 누리시다 보면 오늘의 투어는 끝이 납니다.


월리스 경의 초대장
지금까지 런던의 숨은 보고, ‘월리스 컬렉션’을 둘러보며 박물관의 역사와 대표작을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월리스 컬렉션’은 여행상품 프로그램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장소인데요. 런던을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개별적으로라도 방문하셔서 월리스만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예술품의 세계에 빠져보시면 어떨까요? 아, 이 모든 것을 무료로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관람 후에는 중정에서 전통 유럽의 분위기를 느끼며 커피 한 잔을 즐겨보세요. 마치, 월리스 경의 귀한 손님이 되어 그의 컬렉션에 초대된 것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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