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29년 전 뉴욕의 팝 아트숍이 성수동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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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8년 11월 23일 미국 LA 할리우드에서 태어난 케니 샤프(Kenny Scharf, 1958~). 그는 키스 해링(Keith Haring, 1958~1990), 장 미쉘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 1960~1988)와 함께 길거리에 그래피티를 남기고 퍼포먼스를 즐기면서 뉴욕 미술계에 화려하게 등장했어요. 앤디 워홀의 호평을  받으며 뉴욕의 이스트 빌리지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던 샤프는 세계적인 관심을 끌며 미술계의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게 되는데요. 대중들의 호응에 힘입어 뉴욕 거리에 팝 아트숍인 ‘샤프 쉑(Scharf Schak)’도 차렸어요. 하지만 예술로 돈을 번다는 비판을 받고 안타깝게도 폐업하고 말았죠. 그렇게 다신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아트숍, ‘샤프 쉑’이 서울에 등장했다고 하면 믿을 수 있나요?

 

👨‍🎨케니 샤프가 미술계의 대스타?

케니 샤프, 출처: 백아트

  케니 샤프를 처음 들어보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럼 보다 대중적인 작가 키스 해링과 장 미쉘 바스키아는 어떤가요? 케니 샤프는 그들과 예술적 교감을 나누며 팝 아트의 전성기를 이뤄낸 중심인물 중 하나죠. 샤프가 키스 해링과 바스키아를 만나게 된 건 1978년 뉴욕으로 이주해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 , SVA NYC)를 다닐 때였어요. 그는 예술적 영감을 주는 두 친구와 거리에 그래피티를 남기고 퍼포먼스와 실험을 즐겼죠
  그는 곧이어 롤모델이었던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을 만나고 언더그라운드에서 퍼포먼스와 실험적인 전시를 계속하게 되는데요. 1979년 뉴욕 백화점의 피오루찌(Fiorucci)에서의 전시를 시작으로, 1980년 타임스퀘어 쇼(The Times Square Show)에 참여하면서 케니 샤프는 대중들에게 공식적으로 작품을 선보였어요. 이후 몇 번의 개인전을 개최하면서 샤프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죠.
 1982년부터 그는 키스 해링, 바스키아와 전시를 함께하며 명실상부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는데요. 하지만 1987년 앤디 워홀이 사망하고, 1988년에는 바스키아가, 1990년에는 키스 해링이 연이어 세상을 떠나면서 큰 슬픔에 빠지게 돼요. 하지만 샤프는 유명한 미술관 전시에 홀로 꾸준히 참여하면서 독창적인 예술 활동을 이어가죠. 그는 커스터마이징과 만화 캐릭터, 그래피티 등을 그리며 ‘팝 초현실주의’, ‘슈퍼 팝(Super Pop)'이라는 용어를 새롭게 만들어 냈어요. 샤프는 대중과 소통하는 예술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이는 그가 뉴욕 길거리에서 실제로 열었던 ‘샤프 쉑(Scharf Schak)’을 통해 알 수 있어요.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언더그라운드는 미술 분야에 있어 대중문화에 속하지 않고 자신만의 미술을 지향하는 부류를 말해요. 일반적으로  클럽에서 작품활동을 하죠.

 

🎨29년 만에 재탄생한 케니 샤프의 아트숍, 샤프 쉑

  ‘샤프 쉑’은 케니 샤프가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뉴욕 소호(SoHo)의 프린스 스트리트(Princes Street)에 열었던 아트숍이에요. ‘샤프 쉑’이라는 이름은 ‘케니 샤프(Kenny Scharf)의 성과 ‘판잣집’을 뜻하는 ‘쉑(Shack)’을 조합하고, 단어의 스펠링을 살짝 바꿔 만든 것이죠. 실제로 ‘샤프 쉑’은 초가지붕이 덮여 있는 작은 판잣집 모양이었어요. 케니 샤프는 그곳에서 신문 가판대를 직접 개조해 자신이 만든 다양한 아트 상품들을 판매했는데요. 라이터, 시계, 티셔츠 등에 그림을 그려 넣고, 고객이 옷을 가져오면 맞춤 제작도 해줬어요. 이곳은 '일상과 가까운 예술', '삶을 위한 예술'을 지향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담긴 작품 그 자체이자 예술 공간이었죠. 당시 샤프는 뉴욕에서 플로리다까지 트레일러로 ‘샤프 쉑’을 운반하며 여기저기에서 대중에게 작품을 공유하고자 했어요. 그러나 ‘아트 상품을 판매하는 일은 예술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고, 결국 1995년 ‘샤프 쉑’은 문을 닫고 말죠. 그리고 지금, 시대를 앞서갔던 케니 샤프의 ‘샤프 쉑’이 서울 성수동에서 약 30년 만에 다시 열렸어요.

 

🖼샤프쉑 내부엔 뭐가 있을까?

서울 성수동에 재현된 케니 샤프의 아트숍 ‘샤프 쉑’의 외부 전경, 출처: 백아트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과 발걸음을 한 번에 붙잡을 만큼 화려한 ‘샤프 쉑’의 간판은 1992년에 사용했던 오리지널 작품 그대로예요. 간판부터 30년 전 작품을 그대로 가져왔으니, 내부 전시는 어떤 모습일지 더욱 궁금해지죠? 전시는 두 개의 전시장인 스페이스A와 B로 구성돼 있어요.

스페이스B의 조형물, 출처: 백아트

  케니 샤프의 작품과 아트 상품이 진열된 스페이스B부터 소개할게요. 스페이스B에서는 전시장 전체 벽면을 아우르는 5m의 압도적인 디지털 벽화와, 1980~1990년대 초기 판화 작품과 더불어 다양한 아트 상품들까지 만나볼 수 있어요. 작품은 케니 샤프의 작품 세계를 이루는 두 개의 큰 축으로 구성돼 있어요. ‘대중과 함께 즐기는 예술’‘지구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냈죠. 아트 상품은 작가가 최근에 제작한 티셔츠와 후드티, 모자, 노트, 스케이트보드, 그리고 리미티드 에디션인 파이버 글라스 의자 등으로 준비돼있어요.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추가된 상품들도 있는데요. 책과 화분 그립 톡, 쿠션, 아트 토이와 같은 실용적인 물건들이죠. 1990년대 실제 ‘샤프 쉑’에서 판매했던 유리컵이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기도 한다니,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요.

스페이스A 전시 전경, 출처: 백아트

  스페이스A 전시장은 케니 샤프의 로스앤젤레스 작업실을 재현한 포토 스팟이에요. 샤프가 로스앤젤레스 작업실에서 직접 사용하는 가구들이 놓여 있죠. 샤프가 지향하는 ‘대중과 함께 하는 예술’정신에 따라서, 실제로 소파에 앉아서 사진도 찍을 수 있어요. 전시장 공간 벽마다 제멋대로인 붓질이 눈에 띄는데요. 이는 실제로 샤프가 붓을 사용한 뒤 붓에 남은 물감을 벽에 문질러 없애는 습관을 고려해 그의 작업실 벽을 그대로 재현한 거예요. 여유가 있다면 소파에 앉아서 전체적으로 전시장을 크게 둘러보세요. 타임머신을 타고 작가의 예술혼 넘치는 작업장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거예요!

 


💬 Editor’s Comment
  케니 샤프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전시네요! 환상의 세계로 떠나는 마법 같은 경험을 잠시나마 즐길 수 있었어요. 단순히 예쁜 사진 한 장 건지는 것도 좋지만, 작품을 그리는 케니 샤프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아주 재미있을 거예요. 아트숍을 나가기 전에는 하얀 테이블에 자신의 흔적도 꼭 남겨보세요. 대가의 작업실에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귀한가요. 키스 해링, 바스키아, 앤디 워홀의 작업실은 과거의 것이 되었지만, 케니 샤프의 작업실은 지금도 대중들의 발걸음을 기다리며 활짝 열려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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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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