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현실과 디지털의 경계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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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얼마나 많은 구독 플랫폼을 사용하고 계신가요? 저는 영상매체를 즐겨보는 지라 꽤나 많은 구독 서비스들을 두루 이용하고 있는데요. 최근 들어 너무나도 많고 다양한 구독 플랫폼들이 생겨나는 바람에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제 눈을 사로잡은 색다른 구독 플랫폼이 있어요. 바로 예술 작품을 매주 받아볼 수 있는 아트 스트리밍 플랫폼 <워치 앤 칠>입니다.
📲세계 최초 아트 플랫폼, 워치 앤 칠!
보고 즐기자! 라는 단순한 의미대로, <워치 앤 칠>은 오프라인 전시 작품들을 앱으로 보고 즐길 수 있는 구독형 플랫폼이에요. 수많은 구독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지만 예술작품을 구독 서비스로 받아볼 수 있다는 건 조금 낯설게 느껴지지 않나요? <워치 앤 칠>은 단순한 오감 자극이 아닌 ‘디지털’ 속에서 구현한 오감 자극을 이용해 다양한 작품을 제공하고 있어요. 마치 ASMR과도 같은 작품이죠. 우리가 흔히들 보는 ASMR은 오로지 미디어 기술로 만들어진 새로운 감각이라고도 하잖아요. 이와 같은 디지털 시대의 다양한 ‘감각’을 주제로 한 만큼 이번 전시<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도 온라인상에서 구현해낼 수 있는 여러 가지의 감각적인 자극을 작품으로 만들어냈어요.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다
여러분은 ASMR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종종 잠이 오지 않을 때 ASMR을 틀어놓고 잠에 들곤 하는데요. 수면을 위해서뿐만이 아니라 불안감을 느낄 때나 휴식할 때에도 많은 분들이 이 ASMR을 자주 찾는다고 하시더라고요. 단순하고 반복적인 소리를 듣고 있다 보면 왠지 모르게 묘한 만족감이 들곤 하죠. 이런 ASMR의 감각적 특징을 토대로 ‘보는 촉각’을 표현해낸 <레이어-흐름>은 스크린을 넘어 새로운 감각을 자아냈어요.
질척한 반죽이 흐르는 소리와, 떨어져 내리는 반죽 기둥이 회오리 모양을 형성해내는 것을 보고 있다 보면 시각과 청각을 넘어서 내 손 끝에 느껴지는 듯한 촉각적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을 넘어 또 다른 감각을 자아내는 이 과정은 모든 감각이 연결되어있음을 드러내는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전시에서 이 작품을 보며 묘하게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요. 반복적인 형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섬세한 소리로 귀를 자극하고 직접 손으로 매만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면서 영상 화면을 넘어 디지털 영역이 자극하는 감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죠. 우리는 일상에서도 수많은 영상 매체를 접하고 있지만 이가 감각을 얼마나 민감하게 자극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하잖아요. 반면 이 작품은 ‘보는 촉각’이라는 주제답게 우리의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디지털 매체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답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서다
이젠 인터넷만 존재한다면 어디든 구애받지 않고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죠. 각종 미디어에서는 또한 가상의 그래픽과 현실을 결합해 색다른 세계를 구축해내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곤 하고요. 이와 같이 현실과 가상의 공간의 결합이 손쉽게 가능해지면서 실제와 미디어 속 경계가 모호해진 모습을 ‘무너진 경계’라고 표현하곤 하는데요. 이번 <워치 앤 칠> 전시에서는 이런 현시대의 디지털 환경을 바탕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표현한 작품에 주목하였어요. 독특한 서사를 만들어낸 <헬보바인과 포니>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 대해 말하는 바를 드러냈죠.
이 작품은 실제 북한 한 숲속에 유니콘이 정중앙에 서있는 독특한 장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북한을 여행한 사람들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편집해 유니콘이라는 존재를 등장시켰다는 설정이 담겨있어요. 기린마를 유니콘으로 오역하여 생긴 문제로 북한에 유니콘이 산다는 세계관을 만들어낸 김웅현 작가는 미디어를 통해 보도된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가상현실 요소를 결합해 새로운 세계를 구축했다고 전했는데요. 실제 작품을 접했을 때 느껴지는 첫 감정은 ‘기이함’ 아닐까요? 북한은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한편으론 가장 멀게 느껴지는 낯선 곳이기도 하잖아요. 이런 북한에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대상 유니콘을 대입하여 유니콘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라는 독특한 설정은 마치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 기묘하면서도 작가가 보여주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속아들어 몰입감을 더했어요.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 전시를 가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 - 감각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디지털 매체를 통한 섬세한 감각을 느껴볼 수 있어요.
- - 곳곳에 존재하는 ‘에어레스트’ 전시물을 통해 보다 편안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ㅇ요건 쫌 아쉬운데
- 온라인 플랫폼으로도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지만,
감상할 때 보다 작품에 대한 섬세한 설명이 포함했더라면 작품을 이해하는데에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Editor’s Comment
저는 사실 <워치 앤 칠> 아트 플랫폼을 들었을 때 몇 가지의 의구심을 가졌어요. 직접 가서 작품을 관람하는 것과 단순히 휴대폰 어플로 감상하는 작품과는 엄연한 몰입감의 한계가 존재하지 않을까? 하고요. 분명 작품을 감상할 때는 전시를 진행하는 공간이 가져다주는 힘, 실재 작품을 마주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워치 앤 칠>은 디지털 시대의 다양한 감각이라는 주제를 담아내기에 적합했어요. 우리가 ASMR을 감상할 때 아무도 없는 조용한 내 방 안에서 혼자 이어폰을 끼고 들었을 때 더 집중이 잘되는 것처럼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 또한 생생한 몰입감을 자아냈기 때문이죠. 이제는 단순히 디지털과 현실을 경계 짓지 않고 스크린을 넘어 다양한 감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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