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이 시나리오가 된다면? 연극 원작의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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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 자주 가시나요? 요즘 많은 공연들이 영상화되어 직접 공연장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다양한 영상 버전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왜 굳이 공연장에 가서 직접 공연을 보길 원하는 걸까요? 공연의 녹화영상이든 실시간 스트리밍이든 간에, 관극만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죠. 공연의 매력인 현장감이 확연하게 떨어지니까요. 하지만 연극이 영화화된 경우에는 오히려 독립된 멋진 창작물이 되기도 합니다. 과연 스크린은 어떻게 무대를 담아내었을까요? 오늘은 연극 원작만큼이나 감동적이면서도 영화만의 색다른 매력까지 장착한 영화 세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배우 케미 만점! <세일즈맨의 죽음>
처음으로 소개할 작품은, 영화 <세일즈맨의 죽음 Death of Salesman (1985년)>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극작가 아서 밀러(Arthur Miller)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명실공히 연극의 최대 걸작 중 하나인데요. 그만큼 여러 버전으로 영화화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1985년에 텔레비전용 영화로 제작된 작품으로, 윌리 로먼 역에 더스틴 호프만(Dustin Hoffman)과 비프 로먼 역에 존 말코비치(John Malkovich)가 동반 출연했었어요. 작품도 작품이지만, 이 두 배우들의 조합은 당시 큰 이슈를 몰고 왔었죠.


부자지간으로 분한 두 사람이 갈등으로 치닫는 장면은 명장면 중의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더스틴 호프먼은 정교하게 배역을 분석해 정신분열증 노인의 캐릭터를 소화했고요, 존 말코비치는 희망을 잃고 방황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본인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 넣은 느낌이 듭니다. 훌륭한 시나리오와 두 명품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이 작품의 백미가 아닐까 싶어요.
세기의 커플, <로미오와 줄리엣>
다음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 Juliet (1996)>입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탄생시킨 최고의 커플, 로미오와 줄리엣! 너무나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로맨스이기에 오랫동안 다양한 스타일의 공연으로 사랑받아왔죠.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수차례 영화로 제작되며 극에 못지않은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단연코, 1968년 개봉된 프란코 제피넬리(Franco Zeffirelli) 감독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을 꼽을 수 있을 거예요. 많은 분들이 줄리엣 역을 맡은 올리비아 핫세(Olivia Hussey)의 아름다운 모습을 가장 많이 기억하시죠. 그에 못지않게 러브테마, ‘A Theme for Us’도 감미로운 멜로디와 선율로 멜로극의 수많은 러브테마 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입니다.


18년 후인 1996년에는 또 다른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이 등장했어요. 작의 스토리와 대사는 그대로 둔 채 무대는 현대로 옮기고 현란하고 빠른 편집으로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템포를 빠르게 가져갔어요. 고전의 파격적인 변신이었죠. 게다가 당시 꽃미남 배우로 큰 인기를 끌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로미오 역을 맡았으니, 그것만으로도 길이 남을 작품이 탄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요. 하지만, 이 작품이 많은 찬사를 받았던 이유는 고전과 현대의 적절한 조화였습니다. 셰익스피어 대사의 아름다움이 현대적 이미지와 어울러져 매우 독특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전해주었어요. 고전을 각색한 현대 작으로써 본보기가 될 만한 작품입니다.


섬세한 연출과 공간의 아름다움, <갈매기>
마지막으로, 영화 <갈매기 The Seagull(2018)>입니다. 2018년도에 개봉한 영화 <갈매기>는,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있는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장막 희곡 <갈매기(1896년)>가 그 원작입니다. 이 작품은 1900년대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연극에서 경험하기 힘든 아름다운 영상으로 극적 공간을 섬세하게 표현하여 감상의 재미를 더했어요. 게다가 아르까지나 역의 아네트 베닝(Annette Bening)과 니나 역의 시얼사 로넌(Saoirse Ronan)는 원작의 캐릭터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죠. 무엇보다, 기존의 다른 <갈매기>의 영화버전이 연극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긴듯한 문예영화의 수준이었는데요. 2018년의 <갈매기>는 연극 원작의 매력을 ‘영화적으로’ 훌륭하게 매치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에요. 원작인 연극으로 접하지 않고 바로 이 영화로 <갈매기>를 입문하더라도 크게 부족하지 않을 정도랍니다.



연극을 영화로 제작한 작품이지만, 원작 못지않은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는 세 작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위 세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세 작품 모두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영화만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살린 작품들이라는 것이죠. 굳이 연극의 원작을 찾아 볼 필요 없을 만큼 말입니다. 영화화된 연극작품들은 라이브 공연으로서의 생동감은 덜하겠지만, 연극무대의 제한된 조건들이 영상을 통해 보완되고 확대될 수 있어요. 관객에게 흥미를 더할 수 있는 부분이죠. 위의 세 작품 이외에도 연극 원작의 영화나 원작이 각색된 영화는 훨씬 더 많은데요. 연극에 선뜻 다가가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영화를 먼저 찾아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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