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2021년 노벨문학상 받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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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10월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현지 날짜로 10월 7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는데요. 올해의 수상 작가는 바로 탄자니아 출신의 영국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Abdulrazak Gurnah, 1948~)! 그는 방황하며 혼란을 겪는 난민의 운명을 통찰하여 작품을 쓴 난민 출신의 소설가예요. 아프리카의 비백인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건 1986년 나이지리아 작가 월레 소잉카(Wole Soyinka, 1934~) 이후 35년 만에 처음인데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구르나와 그의 작품에 대해 알아볼까요?

🏅노벨문학상이 얼마나 대단한 상이길래?
노벨상은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Alfred Bernhard Novel, 1833-1896)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매년 물리학, 화학, 생리학․의학, 문학, 평화, 다섯 개 분야에 걸쳐 인류의 역사에 큰 공헌을 한 사람이나 단체에 수상해요. 1969년부터는 경제학 분야가 더해져 현재는 총 6개 분야에 대해 수상하고 있죠.
그 중, 노벨 문학상은 전 세계의 작가 중 문학 부문에서 인류를 위해 눈에 띄는 이바지를 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에요. 수상 작가마다 주목할 만한 대표 작품이 있겠지만, 노벨 문학상은 특정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 아니에요. 작가가 일생 동안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알아보고 작가 본인에게 주는 상이죠. 노벨 위원회는 분야별로 짧은 선정 이유를 공개하는데요. 노벨 문학상은 한 작가가 평생 집필한 전체 작품에 대한 평가를 반영해서 수상자를 결정한 만큼, 선정상에도 그 작가의 일생을 포괄하는 평가가 적혀 있어요. 노벨문학상을 영화 시상식에서 받는다면, 작품상이나 대상이 아닌 ‘평생공로상’인 셈이에요.
📖그는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왔을까?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유럽 문학계에선 꽤 알려져 있는 작가예요. 전설의 록 밴드 '퀸(Queen)'의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1946-1991)가 태어난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에서 1948년에 태어난 구르나. 그는 스무 살이 되던 1968년에 난민 신분으로 영국에 정착했어요. 그때부터 영국에서 공부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모국어인 스와힐리어가 아닌 영어로 말이죠. 그는 이방인인 난민이 겪는 혼란을 작품에서 주로 다뤘어요. 이후 1982년 켄트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그의 주요 학문적 관심 분야는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인도 지역의 탈식민지 문학이었죠.
그의 관심사는 그가 처했던 상황과도 큰 관련이 있어요. 그의 고향인 잔지바르는 1963년 영국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된 이후 혁명을 겪었고, 이후 아랍계 시민들을 향한 억압 속에서 대량학살이 일어난 곳이거든요. 그는 고향에서 도망쳤다가, 1984년이 돼서야 잔지바르로 돌아가 아버지의 임종을 지킬 수 있었어요. 구르나는 최근 영국 켄터베리 켄트대학에서 은퇴할 때까지 탈식민지 문학을 연구하는 교수로 살면서 다수의 작품을 써왔어요.

📚그의 작품들이 궁금해!
구르나는 글을 쓰기 시작한 21살 때부터 지금까지 10편의 장편과 여러 단편소설을 발표했어요. 식민주의의 비참함이나 난민들의 삶이 그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죠. 대표작으로는 <떠남의 기억(Memory of Departure, 1987)>, <순례자의 길(Pilgrims Way, 1988)>, <낙원(Paradise, 1994)>, <바닷가(By the Sea, 2001)>, <황폐(Desertion, 2005)>, <내세(Afterlives, 2020)> 등이 있어요.
데뷔작인 <떠남의 기억>은 탄자니아의 혁명을 다루고 있고, 영국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낙원>은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야만 했던 탄자니아 소년의 삶을 그렸어요. 그의 최근작인 <내세>는 <낙원>이 끝나는 지점에서 이어지는데요. <낙원>과 마찬가지로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삼아 <낙원>의 주인공 ‘유수프’와 비슷한 ‘함자’가 독일군으로 전쟁에 참전하는 이야기죠. 이처럼 그는 자신이 살아온 궤적을 바탕으로 작품에서 식민지와 난민, 인종차별 등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탕탕! 그래서 심사 결과는 말이죠!
그의 작품을 모아보니, 올해엔 어떤 이유로 수상자를 결정했는지 알겠죠? 노벨상 위원회는 그의 식민주의에 대한 통찰이 수상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어요. “식민주의의 영향 아래 있는 난민의 운명을 타협하지 않고 단호하면서도 연민 어리게 통찰한 점을 높게 샀다”라고 밝혔죠. 난민 문제가 세계적인 논쟁의 주제로 떠오른 만큼, 그의 시의성 있는 수상도 주목받고 있어요. 과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현재의 문제와 이어지는 그의 작품이 독자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 되겠죠?
💬 Editor’s Comment
그동안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서구 출신 위주였던 것에 비해 탄자니아 출신 소설가의 수상은 반가운 소식이었어요. 물론 그가 탄자니아에서 일생을 산 건 아니었지만, 그의 문학작품 속에는 탄자니아의 정신, 더 확장하면 아프리카의 정신이 녹아있을 거예요. 그는‘샴페인을 마시고 있는지, 기뻐서 춤을 추고 있는지’라며 수상소감을 묻는 말에 웃으며 ‘아니다’라고 답했는데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상을 받은 수상자들은 의외로 담담해 보여요. 그들에게는 상보다는 작품이 되어주는 일상이 더 소중한 셈이죠. 현재 그의 작품은 영문 도서로만 만나볼 수 있어요. 국내에서 정식으로 출간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돼요. 그의 작품을 우리말로 만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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