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추천하고, 영국이 선택한 K-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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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문학계에서 특별한 수상 소식이 전해졌어요. 바로, 윤고은 작가의 소설 <밤의 여행자들(The Disaster Tourist)>의 영국 대거상(Dagger Award) 번역 추리소설 부문 수상인데요! 영국의 대거상은 영국추리작가협회(CWA /Crime Writers' Association)가 주최하는 세계적인 문학상이에요. 이번 윤고은 작가의 대거상 수상이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이라 더욱 화제가 되고 있어요. 고상한 영국인들에게 받은 문학 상인만큼, 이 영광스러운 소식을 놓치면 안 되겠죠? :)
👑 대거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7월 1일 윤고은 작가의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이 ‘대거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대거상은 미국의 ‘에드거상(Edgar Award)’과 함께 세계 추리 문학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에요. 총 11개 부문에서 대표작을 선정해 대거상을 주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윤고은 작가가 수상한 대거상의 번역 추리소설 부문은 영국을 제외한 국가의 작품 중 영어로 번역된 추리 문학 안에서 최고의 작품을 선정하여 수상의 영광을 건네요. 올해 번역 추리소설 부문 대거상은 윤고은 작가 외에 스웨덴의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 캐나다의 록산느 부샤르(Roxanne Bouchard) 등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이 최종 후보에 올랐어요. 그중 <밤의 여행자들>의 수상에 대하여 영국 추리작가협회는 "한국에서 온 매우 흥미로운 에코 스릴러, 신랄한 유머로 자본주의의 위험을 고발하는 작품"이라고 평가했어요.
👉대거상(Dagger Award)
1953년 영국의 추리소설 거장 존 크리시(John Creasey / 1908~1973)가 미국의 추리소설 작가 협회를 표방하며 “영국 추리작가협회 Crime Writer's Association"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1955년 미국의 ‘에드거상(Edgar Award)’처럼 영국 작가 협회가 선정한 그해 발표된 최고의 장편 추리소설/범죄소설에 ‘크로스드 레드 헤링 상(Crossed Red Herring Award)’을 수여하기로 결정했죠. 이 상이 오늘날 대거상의 모태라고 볼 수 있어요.
🔎<밤의 여행자들> 맛보기
윤고은 작가의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은 재난 상황을 통해 자본주의를 보여주는 추리소설이에요. 작품은 ‘정글’이라는 여행사에서 시작돼요. ‘정글’은 재난으로 폐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재난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회사에요. 회사 이름에서부터 심오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나요? 이곳을 10년 동안 근속한 수석 프로그래머가 있어요. 그녀의 이름은 ‘고요나’. 고요나의 일은 새로운 경험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신선하고 거대한 재난의 현장을 선보이고, 관광객 스스로 자신은 현재 안전하다는 심리적 위안을 느낄 수 있는 여행 상품을 기획하는 것인데요. 직장 생활 10년이 넘어가자 그녀에게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책상을 빼야 할 상황들이 놓이곤 해요. 그러던 중 그녀는 사막의 싱크홀 ‘무이’로 떠나게 되는데요. 사막의 싱크홀이라니, 관광객들이 신기해할 장소이지 않나요? 그렇게 고요나는 관광객들에게 무이에서의 호화로운 경험을 선보인 후 공항으로 출발하죠.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고요나는 다시 무이로 돌아오고, 무이의 진짜 얼굴을 보게 돼요.
작품은 재해를 고통으로, 회사 ‘정글’을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표현해요. 익숙한 분업화 속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는 인간의 모습과 자신을 위해 타인의 고통을 무시하는 비겁함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사회와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죠. 이 작품은 2013년 출판되었고, 해외 번역본은 2020년 여름에 유통되었어요. 2020년 8월 번역본 오픈과 동시에 미국 타임(Time)지가 추천하는 ‘2020년 8월 필독 도서 12종’ 안에 선정되며, 영어권에서 <밤의 여행자들>이 관심받기 시작했어요.
✍️ 윤고은 작가가 궁금해!
윤고은 작가는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어요. 동국대학교에서 문예 창작(학사)을 전공했고, 2004년 제2회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죠. 등단 후 4년 동안은 다른 일들을 하며 글을 쓰지 못했다고 해요. 그러다 글에 대한 결핍을 느끼며 다시 펜을 잡았고, 1년 정도의 집필 기간을 거쳐 세상에 나온 책이 <무중력 증후군(2008)>이에요. 이후 그녀는 쉬지 않고 지금까지 꾸준히 집필 활동을 지속해왔죠.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소설집 <1인용 식탁(2010)>과 장편소설 <무중력 증후군>, 최근 선보인 산문집 <빈틈의 온기(2021)> 등이 있어요. 특히, <무중력 증후군>으로 제13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면서, 작가는 문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그 후 <해마, 날다(2011)>로 제12회 이효석문학상을, <프레디의 사생아(2014)>로 제38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받으면서 문학계에 ‘윤고은’이라는 입지를 굳혀갔죠. EBS 라디오에서 ‘윤고은의 EBS 북카페’를 진행하며, DJ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윤고은 작가의 작품은 은유를 통해 사회에 대한 통찰을 담아요. 다양한 아이디어로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죠. 참, 이번 영국의 대거 상 수상에 대해 윤 작가는 <밤의 여행자들>이 스릴러 장르를 생각하고 쓴 것이 아니라고 전했어요. 그저 자신의 세계를 담고자 했는데, 추리문학상을 받게 되어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고 해요! 게다가 작가 자신도 자신의 작품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 K-문학의 시작과 히스토리

한국문학이 해외에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892년 당시 프랑스 유학생이던 홍종우(1854~1913)가 <춘향전>과 <심청전> 번역본을 출간하면서부터예요. 1922년에는 캐나다 선교사 제임스 게일(James Gayle / 1863~1937)에 의하여 <구운몽>이 영어권 나라에 처음 소개되었어요. 국가 차원에서 한국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려는 작업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요.
2001년 한국문학번역원을 설립하고 한국문학의 번역과 출판, 국내 작가의 해외 진출을 책임지게 되었죠. 이문열, 황석영과 같은 기성작가의 작품을 영미권과 유럽에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2007년에는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1996)> 영문판을 출간했어요. 당시 그의 책이 인기를 얻자, 그의 칼럼이 뉴욕타임지 오피니언 메인을 장식하기도 했죠. 더불어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2008)>는 영문 초판 10만 부를 선보이며 큰 성과를 냈어요. 그 후 2016년 한강 작가 <채식주의자(2007)>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The 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수상했는데요. 약 20여 년이라는 생각보다 짧은 시간 안에 우리 문학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어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The 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기존 맨부커상은 영국에서 출간하는 소설만을 대상으로 시상을 진행했어요. 그러나 점차 지역 한계를 넘어, 훌륭한 작품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었죠. 그 결과 2004년부터 영문으로 번역된 전 세계 모든 소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 새로운 한류 상품, K-스릴러가 뜬다!
2018년에는 편혜영 작가의 <홀(The Hole)(2016)>이 미국 셜리 잭슨 상(Shirley Jackson Awards)을 받았어요. 추가로 김영하 작가는 범죄소설 <살인자의 기억법(2013)>으로 독일 추리문학상(2020), 독일 독립출판사 문학상(2020), 일본 번역대상(2018) 등 해외 문학상을 3개나 수상했죠. 지난해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2017)>도 일본 서점대상(번역소설 부문)을 받으며, 인기를 증명했어요. 이렇게 윤고은 작가의 수상에 앞서, 다수의 국내 스릴러 작품들이 해외 무대에서 수상했는데요.
이러한 K-스릴러의 인기는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되었어요. 문학의 필수 요소인 언어와 세계관이 과거에는 지극히 한국적 색채를 띠었지만, 최근에는 세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견도 있어요. 더불어 사건 중심인 영미식 스릴러나 무거운 북유럽 스타일의 스릴러와 달리, 한국의 스릴러는 인간의 심리나 본능을 파고드는 심리 스릴러라는 점에서 해외 팬들이 신선하게 느꼈을 거예요. 덧붙여서 이번 윤고은 작가의 수상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전 세계적으로 재난과 생존에 대한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재난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서 더욱 큰 공감대를 얻었다고 보고 있어요.
💬 Editor’s Comment
우리 문학은 순수문학으로 세계시장에 첫걸음을 시작했지만, 전 세계인에게 장르물, 에세이, 웹 소설 등 다양한 K-문학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어요. 이러한 K-문학은 책으로만 머물지 않고, 다른 콘텐츠로 재구성되면서 활발한 성장의 도약을 시작했는데요. 일본에서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가 연극으로 만들어지고, 미국에서는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드라마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해요. 또한 서미애 작가의 <잘 자요, 엄마>는 영국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이죠.
드라마를 시작으로 음악, 영화, 문학까지! 우리 화의 다양한 분야가 세계에서 인정받고, 사랑받고 있는데요. 이러한 K-문학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일회성이 아닌, 일상과 같은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문화의 교류를 위한 번역 인력 양성, 문화교류 플랫폼 오픈 등 정부 차원에서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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