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선택한 영화들, 궁금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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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열리지 못했던 칸 영화제(Festival de Cannes)가 2년 2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어요. 개막식에 봉준호 감독이 참여해 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는데요. “(개막을) 선언합니다!”라는 한국어가 울려 퍼지자 괜스레 마음이 뿌듯해졌어요. 제74회 칸 영화제는 지난 6일에 개막하여 17일까지 열려요. 경쟁부문에 오른 한국 영화는 없지만, 영화제 곳곳에서 한국 영화와 배우를 만날 수 있는데요. 당장 영화제 현장 방문은 어려워도, 직접 관람할 그날을 위해! 칸 영화제에 대해 함께 알아보며 아쉬움을 달래볼까요?
🎬영화제 중의 영화제, 칸
프랑스 칸 영화제는 이탈리아 베니스 영화제(Mostra internazionale d'arte cinematografica), 독일 베를린 영화제(Internationale Filmfestspiele Berlin)와 함께 세계 3대 국제 영화제 중 하나지만, 사실상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로 통해요. 1946년 첫 개최 이후, 프랑스의 남부 칸에서 매년 5월 열리고 있는데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두 달 늦은 7월에 찾아왔죠. 칸 영화제가 최초의 영화제냐고요? 아니요! 최초의 영화제는 베니스 영화제였어요. 이탈리아 베니스 영화제에 대항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개최된 것이 칸 영화제의 시작이에요. 칸 영화제가 주목받게 된 이유는 칸 영화제가 배출해 낸 작품과 감독들이 걸출하기 때문인데요. 남다른 안목을 지닌 영화제였던 거죠! 대표적인 예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있겠죠?🙂

🎬칸에서 만나는 한국 영화
올해 한국 영화 중 칸 경쟁부문에 오른 후보는 없지만, 올해도 영화제 곳곳에서 한국 영화와 배우들의 존재감이 눈에 띄어요! 한재림 감독의 재난 영화 <비상선언>은 비경쟁부문(OUT OF COMPETITION)에 올랐어요. <비상선언>은 항공 재난 영화로,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이 출연해요.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는 칸 프리미어(CANNES PREMIERE) 부문에 선정되었어요. 올해 신설된 칸 프리미어 부문은 놓치고 싶지 않은, 전 세계적으로 저명한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이에요. 윤대원 감독의 한국종합예술학교 졸업작품 <매미(Cicada)>가 학생단편경쟁부문인 ‘시네 파운데이션(CINÉFONDATION)’부문에 올라 나머지 16편의 작품과 경쟁해요. 배우 송강호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배우 이병헌은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폐막식 시상자로 참여해요!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한국인은 1994년 신상옥 감독, 2009년 이창동 감독, 2014년 배우 전도연, 2017년 박찬욱 감독 그리고 2021년 배우 송강호가 있어요.
👉한국인 최초 폐막식 시상자는 박찬욱 감독인데요. 2017년 당시 경쟁부문 심사위원을 맡았으며, 시상자로 폐막식에 자리해 ‘각본상’을 시상했어요.
👀2021 칸이 선택한 영화들
올해 칸을 여는 개막작은 레오 카락스(Leos Carax) 감독의 <아네트(Annette)>였어요. 아네트는 뮤지컬 영화로, 스탠드 업 코미디언인 헨리(애덤 드라이버, Adam Driver)와 오페라 가수인 앤(마리옹 코티야르, Marion Cotillard) 부부에게 딸 아네트가 찾아오는 내용을 담았는데요. 레오 카락스 감독의 첫 영어 연출작이기도 하죠. 올해 황금종려상을 노리는 경쟁부문에는 <아네트>외에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하마구치 류스케(濱口 竜介)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Drive My Car)>,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감독 연출로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레아 세이두(Léa Seydoux), 시얼샤 로넌(Saoirse Ronan), 티모시 샬라메(Timothee Chalamet) 등의 특급 캐스팅을 자랑하는 <프렌치 디스패치(The French Dispatch of the Liberty, Kansas Evening Sun)> 등 24편의 작품이 후보에 올랐어요.
👉칸 입성에는 룰이 존재한다는데?
영화제 시작 전, 12개월 안에 완성된 작품이어야 칸의 선택을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다른 영화제나 행사에서 소개된 적이 없는 영화여야 해요. 2018년부터는 넷플릭스 영화는 칸 경쟁부문에 초청될 수 없어요. 그렇게 물망에 오른 영화들은 한 달여간 심사 후, 경쟁부문으로 선정돼요.

🎬칸의 문을 연 한국 영화는?
칸 경쟁부문에 초청된 최초의 한국 영화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에요. 그 이후 총 14편의 장편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했죠.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 대상을, 2007년 <밀양>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칸의 여인이 되었어요. 2009년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 2016년 박찬욱 감독 연출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이 벌칸상(Vulcan Award of The Technical Artist)을 수상했죠. 벌칸상 이름부터 낯설다고요? 벌칸상은 촬영감독, 미술감독 등 기술 아티스트에게 주는 특별상이에요. 이 외에도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 홍상수의 <그 후>가 경쟁부분에 초청되었어요. 2018년에는 이창동의 영화 <버닝>의 신점희 미술감독이 벌칸상을 받았어요. 마침내 2019년, 모두가 기다렸던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국내에서 탄생하게 되는데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대한민국 최초로 장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 100년 역사에 큰 획을 그었어요!
🏆그 이름도 찬란한 황금종려상
황금종려상(Palme d'Or)은 칸 영화제에서 경쟁부문초청작 중 최고 작품의 ‘감독’에게 주어지는 최고 상이에요. 종려나무는 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로, 칸의 상징물이기도 하죠. 최초의 황금종려상은 보석세공사인 뤼시엔 라종(Lucienne Lazon)이 디자인했어요. 그 이후로도 계속 변화해 현재는 2017년 영화제 70주년을 기념해 변경된 새로운 디자인으로 사용되고 있죠. 황금종려상은 1955년에 처음으로 시상되었는데요. 그 영예의 주인공은 <마티(Marty)>의 델버트 만(Delbert Mann) 감독이에요. 그리고 가장 최근에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2019년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있죠!
그런데 황금종려상을 받은 배우가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아까 분명 최고의 ‘감독’에게 주어지는 상이라고 했는데요. 2013년 제66회 영화제에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La Vie d'Adèle)>의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Abdellatif Kechiche)와 함께 영화의 두 주연 배우인 레아 세이두, 아델 에그자르코플로스(Adèle Exarchopoulos)가 공동 수상했어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에서는 다른 주요상을 함께 수상하지 못하는 룰이 있어서 배우들이 수상을 못 하게 되자, 배우에게도 함께 상을 수여한 최초의 사례이죠! 당시 심사 위원장이었던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이 극찬한 작품으로, 배우들의 공로도 함께 치하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어요!
🤵한국의 황금종려상 수상자
바로 직전의 제72회 칸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한 건 바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었죠.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최고 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본상을 받은 건 2010년 이창동 감독 <시>의 각본상 이후 9년 만의 일이었어요. 올해 봉준호 감독은 지난 한 해 동안 끊겨있던 영화제를 다시이어주기 위해 칸 영화제에 깜짝 등장했어요. 영화제의 개막을 선언하는 역할도 맡고, 영화계 유명 인사를 초청하는‘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 avec)’에 등장해 팬들과 대화를 나눴어요.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 비하인드스토리부터 스트리밍 플랫폼이 극장의 위력을 당할 수 없다는 의견도 밝히고, 차기작에 대한 계획까지 이야기했어요. 차기작으로는 프랑스 과학 책에서 영감을 받은 심해 과학을 다룬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다니, 그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가 됩니다!
💬 Editor’s Comment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인해 지난 한해 쉬어간 칸 영화제는 2년 2개월이라는 시간 만에 다시 만날 수 있었는데요.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서 기차가 달린 이후로 수백 년 동안 이 지구상에서 영화는,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영화제는커녕 당장은 극장조차 마음 놓고 갈 수 없는 상황일지라도, 지금도 영화는 계속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실컷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그날은 분명 올 거라 믿으며, 오늘도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에 칸에서 주목한 영화들을 써 내려갑니다. 과연 올해의 황금종려상 주인공은 누구일지 그리고 여러분이 선택한 기대작은 무엇일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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