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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담은 카니발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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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되면 살랑살랑 여행 바람이 붑니다. 특별히 봄엔, 어디로 여행을 가고 싶으신가요? 형형색색으로 단장하고 봄을 찾아온 우리를 맞이해줄 ‘카니발Carnival’이 열리는 곳으로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즐거운 일탈과 화려한 볼거리로 우리를 유혹하는 카니발! 오늘은 ‘카니발’의 기원을 알아보고, 카니발 3총사와 다른 여러 나라의 카니발까지 찾아가 볼 텐데요. 카니발의 시간 속으로,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고기여 안녕! 카니발의 시작

 카니발은 언제, 어떤 이유로 시작되었을까요? 그 시작에는 ‘종교’가 있었습니다. 예로부터 유럽의 가톨릭 문화권에서는 늦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성탄절, 사순절, 부활절 순으로 이어지는 종교행사를 치러왔는데요. 그중에서도 ‘사순절四旬節’ 직전 3~7일 동안 행해지는 ‘사육제謝肉祭’가 바로 카니발의 시작입니다.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되새기며 40일간 금식을 행하는 행사인데요. 사람들은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 사육제 기간 동안 마음껏 먹고 마시며 긴 금식을 대비했습니다. 때문에 ‘카니발’이라는 말도 라틴어 ‘카르네 발레carne vale(고기여 안녕)’ 또는 ‘카르넴 레바레carnem levare(고기를 먹지 않다)’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종교적인 의미에서 시작된 카니발은 차츰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와 결합한 행사가 되었고, 이후 곳곳에서 즐기는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세계 3대 카니발

  ‘세계 3대 카니발’이라고 불리는 축제가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의 ‘니스 카니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카니발’,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인데요. 수많은 카니발 중에서도 TOP 3에 링크된 그들에겐 대체 어떤 특별함이 있는 걸까요?

 

 

니스 카니발

니스 카니발, Wikimedia Commons ⒸJesmar

 

  먼저, 프랑스에서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니스 카니발(Carnival of Nice)’로 떠나볼까요. 이 축제는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의 휴양지 니스(Nice)에서 매년 2주 동안 성대하게 열리는데요. 특히, 해마다 테마를 선정해 만든 대형 조형물과 퍼레이드로 화제를 모으고 있죠. 이 축제는 세계 각국의 국기가 그려진 옷을 입은 ‘카니발의 황제’가 등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니스 카니발은 1830년, 사르데냐 왕국의 왕과 왕비를 위해 30여 대의 마차 행렬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초기에는 베네치아 카니발의 영향을 받았지만, 1873년 ‘앙드리오 세톤’이 시의 후원을 받아 ‘니스 카니발 위원회’를 조직하면서 뚜렷한 정체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무려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카니발 거리 퍼레이드Corso Carnaalesque’, ‘빛의 카니발 퍼레이드Corso Carnaalesque lllumine’, ‘꽃의 전쟁La Bataille de Fleurs(꽃마차 퍼레이드)’ 등의 메인 행사를 비롯하여 색종이 뿌리기 대회, 밀가루 전쟁, 불꽃놀이 등등 축제 내내 화려한 볼거리가 많습니다.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니스 카니발은 지금도 여전히 세계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답니다.

 

 

베네치아 카니발

 베네치아 카니발, Wikimedia Commons ⒸGiorgio Minguzzi

 

  이번엔 이탈리아로 가보겠습니다. 12세기에 시작되어 900년간 이어져오고 있는 ‘베네치아 카니발(Carnival of Venice)’입니다. 고풍스러운 복장과 화려한 가면을 쓴 사람들이 거리를 누비는 축제로 ‘세계 10대 축제’ 로도 손꼽히고 있죠. 산 마르코 광장(Piazza di San Marco)을 중심으로 베네치아 전역에서 가면축제, 가장행렬, 연극 공연, 불꽃축제 등이 열립니다.

 

 

마리아 축제

 

  이 축제는 12세기 무렵, 베네치아가 북부 도시 아퀼레이아(Aquileia)의 기습 공격을 방어하고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매년 아퀼레이아가 공물로 바치는 황소를 잡으며 가면을 쓰고 가장행렬을 벌였는데요. 이후 ‘황소 목 자르기 행사(Taglio della testa al toro)’가 잔인하다는 이유로 중단되었고, ‘천사 강림(Volo dell’angelo)’ 퍼포먼스가면 퍼레이드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화려해지는 가면과, ‘천사 강림 행사’에서 천사 역할을 맡을 소녀를 선발하는 ‘마리아 축제(Festa delle Marie)’의 인기까지! ‘베네치아 카니발’을 향한 사람들의 사랑은 식을 줄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리우 카니발

 

리우 카니발, Wikimedia Commons ⒸAndrei Snitko

 

  마지막으로 정열의 나라, 브라질입니다. 브라질에는 쌈바!로 유명한 ‘리우 카니발(Rio Carnival)’이 있습니다. 16세기 이후 시작된 브라질의 카니발은 다양한 문화가 한데 섞여 만들어졌습니다.

 

장 밥티스트 드브레 <엔트루두>   Ⓒ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

 

이는 19세기 초까지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브라질의 슬픈 역사에서 비롯된 것인데요. 식민 지배 기간 동안 이주민들이 건너오면서 그들의 사순절 축제와 여러 유럽 문화가 섞였고, 노동력을 위해 데려온 아프리카 노예들의 춤과 음악에 브라질의 전통 축제였던 ‘엔트루두entrudo’까지 결합되며 특유의 ‘흥’이 넘치는 축제가 탄생한 것이죠.

  카니발은 4개의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브라질 전역에서 열리는데요. 그중에서도 ‘삼바의 고향’인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리우 카니발’이 규모가 가장 크고 유명합니다. ‘모모왕 즉위식(Rei Momo)’을 시작으로 각종 무도회, 거리 밴드 공연 등 화려한 볼거리가 밤낮없이 펼쳐지죠. 이 행사의 백미는 200여 개의 삼바 스쿨(Escola De Samba)이 치열한 토너먼트를 거친 뒤 선보이는 ‘삼바 퍼레이드’입니다. 오직 ‘리우 카니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매년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브라질을 찾고 있다고 하니, 삼바의 국제적 명성과 인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섯 번째 계절

  이 외에도 스페인에서 열리는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Santa Cruz de Tenerife)’, 철저한 전통 계승과 시민주도 형식으로 200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벨기에의 ‘뱅슈 카니발(Binche Carnival)’, 인류 무형 유산의 걸작으로 불리며 유네스코에 등재된 볼리비아의 ‘오루로 카니발(Carnival of Oruro)’ 등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카니발은 아주 많답니다.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담아 각각의 매력을 한껏 내뿜는 카니발. 어쩌면 카니발은 한 지역의 수백 년이 압축된 고밀도의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각각의 카니발은 그 고유의 의미를 더해가며 발전해 왔습니다. 40일간의 금식을 앞두고 행했던 종교적 행사가 어느새 우리 마음속 겨울을 밀어내고 희망을 싹 틔우는 축제가 되었는데요. 독일에서는 카니발이 열리는 11월에서 3월까지의 기간을 ‘다섯 번째’ 계절 이라 부르죠. 카니발의 시간은 사람들에게 사계의 경계를 넘어서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나 봅니다. 언젠가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자유를 되찾는 그날, 여러분은 어느 카니발에서 봄을 만끽하고 싶으신가요? 행복한 상상과 함께 오늘의 ‘카니발’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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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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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예술 #축제 #카니발 #니스카니발 #베네치아카니발 #리우카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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