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한강에 재즈가 흘러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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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장학 퀴즈 버금가는 깜짝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웅장하고 까랑까랑한 멋진 목소리의 주인공! 우리에게 익숙한 곡, ‘What a wonderful world’로 유명한 루이 암스트롱은 음악 장르 중 하나인 ‘이것’이 자유를 뜻한다고 말했어요. ‘이것’은 무엇일까요? 모르시겠다고요? 리듬도 멜로디도 자유롭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을 가진 음악을 잘 생각해보세요. 재즈라고 대답하셨다면 딩동댕, 정답입니다. ‘평화와 화합, 다양성과 자유’라는 가치를 전하는 재즈는 국제기구인 유네스코와 같은 가치를 지향하고 있기도 해요. 때문에 유네스코에서는 재즈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2011년 국제 재즈의 날을 지정하기까지 했답니다. 이후 4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세계 곳곳에서 재즈의 가치를 알리는 기념행사가 열려왔는데요, 올해 서울에서는 국제 재즈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보다 특별한 행사를 개최했어요. 

 

🎶한강에 흘러넘치는 재즈! 

  한강에 흘러넘치는 재즈를 상상해보세요. 잔잔한 물결, 선선한 바람, 산뜻한 분위기 위로 선율이 흐르고 있다고요. 생각만으로도 몸이 들썩이지 않나요? 한강을 바라보며 재즈를 즐길 수 있는 기회, 바로 2022 서울재즈페스타입니다. 서울재즈페스타는 가수 웅산이 회장을 맡고 있는 (사)한국재즈협회에서 주최/주관하는 행사예요. 지난해에는 세계 재즈의 날을 하루 앞두고 전야제의 형태로 열렸는데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올해의 첫 대규모 페스티벌로 규모가 확장되었어요. 하루 최대 2,000여 관객까지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되었죠. 다만, 티켓을 선착순 무료 예매로 배부했기 때문에 첫날 전석이 매진되었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재즈의 유쾌함과 정신에 대해 알리고자 열린 축제인 만큼, 서울재즈협회 측에서는 표를 예매하지 못한 관객을 위한 동시 생중계를 네이버TV와 유튜브 등에서 진행했어요.

 

  서울재즈페스타는 4월 26일부터 5월 1일까지 엿새 동안 열렸습니다. 100여 명의 국내 재즈 뮤지션이 무대를 장식했고요. 이번 재즈페스타는 기존의 재즈 페스티벌과 다르게 서울시의 공식적인 후원을 받아 열린 행사로 재즈와 관련 없는 아티스트는 단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어요. ‘음악’보다는 ‘재즈’에 초점을 맞춘 행사였죠. 덕분에 책과 함께 재즈 역사를 알아보는 토크 콘서트를 선보이거나 특색 강한 아티스트들이 뭉쳐 실험적인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펼칠 수 있었답니다. 

  재즈페스타에서는 아직 재즈가 낯선 관객들을 위해 공연 사이에 아티스트와 무대 소개를 배치하였는데요.  몰랐던 정보를 알고 나서 감상하는 무대는 배로 즐겁고 기억에 남더라고요. 이때 기억해 둔 아티스트가 다른 날 공연에 등장하기도 해서 전에 봤던 모습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답니다. 덕분에 재즈는 접하기 어려운 음악이라는 편견을 깨고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죠. 이번 계기로 재즈에 관심이 생기신 분들! 재즈페스타는 올해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열릴 예정이랍니다. 내년 공연 감상을 위해선 재즈에 대해 미리 알아 두면 좋겠죠? 그래서 제가 이번 페스타 장소인 노들섬과 엮인 재즈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재즈, 왜 노들섬인가?

  페스티벌이 끝난 후, 재즈 무대를 향한 호평과 더불어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노들섬’이라는 공간인데요. 앞서 웅산 한국재즈협회장은 국내에서 외면받아온 장르인 재즈를 새롭게 태어난 노들섬에서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시에서도 재즈와 노들섬의 관계가 인상적이라며 이번 페스타를 서울시 7대 축제로 선정했고요. 대체 어떤 이유가 있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지 알아보자고요. 

  노들섬이 속한 용산은 재즈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용산에서 시작된 미 8군 무대를 기반으로 한국 재즈가 성장했거든요. 광복 이후, 일본군이 떠난 자리엔 미군이 주둔하게 되었고, 미군이 들어오면서 서양 음악인 재즈도 함께 들어왔어요. 이를 계기로 재즈 중심의 미 8군 무대가 확대되었는데요. 국내 뮤지션이 미 8군 무대에 오르려면 미국에서 직접 파견된 음악 전문가가 심사하는 엄격한 오디션을 통과해야 했답니다. 오디션을 통과한 미 8군 가수들을 ‘재즈싱어’라 불렀고요. 이 ‘재즈 싱어’들은 한국 1세대 재즈의 선구자로 불리며 활동을 이어 나갔죠.

 

  용산이 재즈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노들섬은 한국 재즈의 오늘날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요. 비주류로 취급되며 사람들에게 외면당했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노들섬은 용산 쪽에 붙어있는 넓은 백사장이었어요. 하지만 일제강점기 들어 철제 인도교를 건설하면서 주변의 모래를 모아 언덕을 쌓아 올렸고, 언덕이 생기며 모래벌판이었던 노들섬 주변은 중지도라는 이름이 붙은 섬이 되었죠. 중지도는 광복 이후 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넓은 모래벌판이 있어 시민들이 애용하는 장소였는데요. 그러나 한강 개발계획 중 모래벌판이 사라지고 섬이 한강에 완전히 둘러싸여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노들섬은 40년 넘는 세월 동안 사유지로 방치되었어요. 2005년까지는요!

  2005년, 서울시가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위해 노들섬을 매입하게 되는데요. 교통량과 건설 비용 문제 때문에 계획이 무산되었어요. 노들섬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2015년 6월부터 시민들을 상대로 아이디어 공모전에 나선 서울시. 같은 해 11월에 당선작으로 ‘밴드 오브 노들(BAND of NODEUL)’을 선정하며 노들섬을 라이브콘서트 등을 여는 음악복합기지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게 2019년, 노들섬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던 외딴 섬에서 예술이 살아 숨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답니다.

 

😮노들섬에서 페스티벌을?

  그렇게 문화예술에 최적화된 노들섬. 이미 재즈뿐만 아니라 많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전시와 공연을 위해 노들섬을 찾고 있어요. 멋지게 변신한 노들섬에 어떤 시설들이 있는지 살펴봐야겠죠? 그중에서도 2022 서울재즈페스타 무대의 공연 장소로 쓰였던 문화공간을 소개해드릴게요!

 

🎙라이브하우스

  재즈페스타의 성기문 트리오와 강태환 트리오가 멋진 공연을 펼쳤던 곳입니다. ‘Blues Night’과 ‘4MAN’s Piano’ 공연도 여기서 진행되었죠. 라이브하우스는 최대 규모의 무대 플랫폼과 대중음악 콘서트에 특화된 음향, 조명, 악기 시설이 갖추어진 음악 전문 공연장이에요. 총 456석의 중규모로, 가수와 관객이 더 가까운 곳에서 호흡할 수 있답니다. 1층은 공연에 따라 스탠딩석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따로 의자를 설치하여 좌석으로 사용할 수도 있어요. 단, 단차 없는 바닥에 접이식 의자를 놓기 때문에 시야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해요. 2층 A~C열은 공연 몰입을 방해하는 유리 난간이 있으니 D열 이상으로 가기를 추천드려요!

 

🌱노들마당

재즈파크빅밴드와 ‘JAZZ all Stars’가 멋진 무대를 선보였던! 한강의 낭만과 문화가 공존하는 노들섬의 대표 야외 공간입니다. 야외라는 특성상 밝은 한낮부터 저녁에 지는 노을까지 감상할 수 있어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노들섬의 대표 문화 공간답게 봄/가을이 되면 각종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무대를 중심으로 중앙 앞쪽은 스탠딩 구역, 사이드나 뒤쪽은 피크닉 구역으로 나누어진답니다. 공연 도중에는 구역을 자유롭게 왕래하며 기호에 따라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데요, 미처 피크닉 도구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캠크닉(camping + Picnic)툴 렌탈숍 ‘아웃도잉’에서 대여할 수도 있어요!

 

📖노들 서가

  이번 재즈페스타에서는 흥미로운 콘서트 라인업이 시선을 끌었어요. 이름하여 Lecture Concert! 강연과 공연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재즈보컬리스트의 음악을 전문가 설명과 함께 즐길 수 있었어요. Lecture Concert가 진행된 노들 서가는 스토리 텔링형 매대, 계절마다 새로운 키워드로 선보이는 책 큐레이션, 집필실 등 책과 연결된 다양한 공간이 있는 ‘책문화 생산자의 플랫폼’이랍니다. 주로 강연, 독서모임 등 협업을 통한 책 관련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요. 1층 공간은 꽤 넓어서 토크 콘서트 혹은 전시회를 열기에도 좋고요, 2층에는 카페가 있어 커피와 함께 독서를 즐길 수도 있답니다

  페스티벌에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 없겠죠.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장소 외 F&B를 선보이는 공간 역시 주목해볼 만합니다. 노들섬 식당가에는 유명 김밥 체인점인 청담동 마녀김밥과 리코타 치즈의 풍미가 살아있는 THE PIZZA SOUND, 매월 매일 셰프와 요리가 바뀌는 팝업식당 앤테이블이 입점해있어요. 근처에 위치한 Cafe boooc과 바캉스온아일랜드에서 식후 커피까지 딱! 한자리에서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요!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재즈에 이런 면도 있었어? 뮤지션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이색적인 무대가 탄생했어요. 

- 유료 공연 뺨치는 화려한 조명과 퍼포먼스! 티켓은 무료였지만 공연은 하나도 무료하지 않았어요. 

- 음악만 선보인 게 아니야. 전시나 토크콘서트 등을 통해 재즈라는 장르의 매력을 한껏 뽐냈어요. 

- 실내부터 야외까지 노들섬 안에 위치한 문화예술공간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어요. 특히 저녁 시간대 야외 공연과 어우러졌던 붉은 노을은 신의 한 수였죠.

- 노들섬 내부에 식당, 공방, 기타 즐길 거리가 많아 공연이 끝나도 다른 곳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었어요.

ㅇ요건 쫌 아쉬운데

- 페스타에 참여하는 뮤지션이 많아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어요. 사전 정보가 부족한 상태로 선착순 예매를 하니 보고 싶은 공연이 아닌 볼 수 있는 공연을 선택하는 관객이 발생했죠. 

- 무료 입장이라 아무래도 참석에 대한 부담감이 적었나봐요. 예매해놓고 오지 않은 분들이 꽤 많았답니다. 티켓이 없어 현장 근처에서 구경만 하는 방문객들도 꽤 있었는데 말이죠. 공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는데도 계속 비어 있는 좌석의 경우 노쇼로 처리해서 판매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 거리두기가 완벽하게 끝난 게 아니라서 피크닉 존은 사용할 수 없었어요. 스탠딩 존에도 간이 의자를 설치했고요. 야외무대의 묘미를 100% 활용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내년에는 피크닉 존을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봅니다!

 

💬Editor’s Comment

  2022 서울재즈페스타는 막을 내렸지만, 재즈 공연은 계속됩니다. 2022 서울재즈페스티벌이 5월 27일~29일까지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이거든요. 재즈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눈여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혹은 내년의 재즈페스타를 기대하며 노들섬에 다녀와보시는 것도 좋겠어요. 재즈 없는 노들섬이라 하면 조금 아쉽지만, 워낙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 언제 들려도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특히 해가 질 무렵의 노들섬 하늘은 그 자체로 예술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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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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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음악 #재즈 #재즈페스타 #서울재즈페스타 #용산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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