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가면! 이순신 장군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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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앞을 우직하게 지키고 있는 랜드마크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볼까요? 이순신 장군 동상도 있고, 세종대왕 동상도 있고, 이름 따라 광화문도 빼놓을 수 없죠.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역시 빼놓을 수 없답니다! 1978년 개관하여 44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오래된 역사에 서울특별시가 설립했다는 특수성이 더해져 지금껏 한국 순수예술의 요람으로 여겨져 왔죠. 이후 보다 많은 대중과의 연결을 위해 세종M씨어터, 세종S씨어터, 예술동 등 내부적으로 하드웨어의 개편이 진행되었는데요. 올해는 좀 더 특별한 소식이 함께 들리고 있어요. 하드웨어 개편에 걸맞게, 새로운 시즌을 운영한다는 거예요!
🙄새로운 시즌 너 이름이 뭐니~?!
공연장에서의 시즌은 여러 공연을 묶는 하나의 단위라고 볼 수 있어요. 하나의 동일한 공연을 일정 기간 동안 쭉 상연하는 것이 보통의 경우라면, 시즌 공연의 경우 여러 작품으로 바꾸어 가면서 연속적으로 무대에 올리죠.
세종문화회관은 2016년을 시작으로 올해 7번째 시즌을 맞이했어요. 지금까지는 ‘세종시즌’이라는 이름 아래 시즌을 진행해왔는데요. 올해부터는 완전히 다른 이름으로 컨템포러리 시즌1)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전통과 고전 위주의 공연에서 보다 현대적인 공연으로, 라인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을 알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1) 컨템포러리(contemporary)는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동시대의, 현대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즉 컨템포러리 시즌은 현대적인 예술을 다루는 시즌이 되죠!
이러한 포부를 다시 한번 나타내듯, 이번 시즌의 이름 역시 <Sync Next 22>인데요. 맞춘다는 뜻의 싱크로나이즈(synchronize)와 다음이라는 의미의 next가 결합해 탄생한 이름이랍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새로운 시즌에 대해 직접 설명하며 “한국의 컨템포러리 아트가 세계 최고, 최전방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서울의 중심이 되는 세종문화회관의 공간과 잘 매치를 시켜서 현대의 예술에 주목하고, 다음을 향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포착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라는 희망까지 함께 전해왔어요.
🖤부제도 있는데요... This is the new black!
새롭게 선보이는 이번 시즌에는 부제도 있어요. 바로 ‘This is the new black!’ 뜬금없는 외침처럼 들릴 수도 있겠는데요. 이번 시즌과 관련된 포인트가 두 가지나 숨어 있다는 사실!
첫 번째는 문장 자체의 뜻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어요. ‘~ is the new black’이라는 말은 미국에서 1980년대부터 사용되던 관용적인 표현이에요. 1980년대 이전의 패션업계에서는 검은색이 가장 중요한 색으로 생각되었는데요.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른 색들이 검은색을 대체하기 시작하며 이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답니다. ‘이제는 오렌지색이 검은색을 대체하는 새로운 대세라고!’라는 이야기를 ‘Orange is the new black’으로 말하는 식이죠. (동명의 넷플릭스 드라마는 한번쯤 들어보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세종문화회관 새 시즌의 부제인 이 표현은 <Sync Next 22>가 추구하는 ‘다음, 미래, 현재와의 연결, 동시대성, 힙함!’이 몽땅 축약된 한마디라고 할 수 있겠어요. 더욱이 이번 시즌에 공연을 올리는 이들은 모두 현재 가장 주목받는 동시대의 아티스트들이거든요. 이들이 선보이는 공연 하나하나, 세종문화회관이 선보이는 이번 시즌이 기존의 검은색을 대체해 새롭게 대세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당찬 포부가 드러나는 문구입니다.
두 번째는 공연을 올리는 공간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번 시즌의 13개 공연은 모두 세종S씨어터에서 상연되는데요. 세종S씨어터는 공연에 따라 객석과 무대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블랙박스 씨어터 형태로, 아티스트가 의도하는 대로 무대를 자유로이 활용할 수 있죠. 블랙박스라는 단어의 뜻처럼, 아무것도 없고 정해진 것 또한 아무것도 없는 이 공간은 마치 빈 도화지같이 아티스트의 창의력을 끌어올리고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게 해 줄 거예요. 안호상 사장은 세종S씨어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현대적인 예술과 결합할 수 있는 시즌을 고안하다가 <Sync Next 22>를 준비하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답니다. 아티스트와 관객의 구분이 허물어진 공연만으로 구성되었다니, 어떤 공연들이 시즌을 이루고 있을지도 궁금해지는데요?
🙌장르부터 남다르다! 모아 모아 시즌 뚝딱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연극, 뮤지컬, 오페라, 연주회와는 전혀 다른 공연들이 펼쳐질 것 같지 않나요? 실제로 <Sync Next 22>에 속해 있는 공연들은 장르부터 남달라요. 무용, 음악, 연극, 뮤지컬 등 우리에게 익숙한 장르도 있는가 하면, 오플레이, 오디오비주얼, 다원장르처럼 딱 들어서는 알 수 없는 생소한 장르의 공연도 있거든요.
시즌을 여는 공연은 서울시오페라단의 <파우스트: 악마의 속삭임>인데요. 오플레이라는 새로운 장르르 개척한 이 작품은 고전 중의 고전인 괴테의 <파우스트>를 연극과 오페라를 통해 재탄생시켰어요. O’Play라는 이름은 오페라와 연극을 의미하는 단어 play가 더해진 것이죠. 태싯그룹이 보여주는 오디오비주얼 장르도 흥미로워요. 오디오비주얼은 음향과 영상을 결합한 시청각 예술을 뜻하는 말인데요. 풀어서 이야기하니 어쩐지 익숙한 듯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태싯그룹이 한글을 기반으로 작업해온 작품들을 둘러보면 완전히 다른 새로운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답니다. <ㅋㅋ프로젝트>라는 재밌는 제목을 가지고 선보이는 그들의 오디오비주얼 작품이 기대되네요!
그 외에 익숙하게 느껴졌던 장르도 기존과는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에요. ‘범 내려온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한류의 중심에 우뚝 선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두 차례의 워크숍을 진행하는데요. 그들이 안무를 창작하는 방법을 관객과 공유하기도 하고, 무용수와 관객이 구분 없이 한데 섞여 춤추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답니다. 또 흥미로웠던 것은 ‘귀농 연극인의 비트코인 투자기’라는 주제로 상연되는 다큐멘터리 연극 <자연빵>이에요. 전 재산을(정말로요.) 비트코인에 올인해 본 경험이 있는 전윤환 연출은 이번에도 공연 중 티켓 수익의 일부를 비트코인에 실시간으로 투자하고 이 모습을 관객들과 공유합니다. 이 투자가 관객에게 그저 웃기고 즐거운 감정으로 남을지, 안타깝고 아쉬운 감정으로 남을지는 그날그날 다르겠죠.
💬Editor’s Comment
개인적으로는 아예 새로운 장르도 재미있지만, 이미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장르에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조금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마음 같아서는 모든 공연마다 찾아가서 아티스트와 더불어 한바탕 흥겹게 놀고 즐기다 오고 싶네요. 현대인들에게 더 재미있는 공연예술로써 다가가고자 하는 <Sync Next 22>는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어요. 6월 23일부터 9월 4일까지 계속되는 세종문화회관의 뉴 블랙, 같이 기다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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