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 1,259
- 1
- 글주소
여러분은 ‘학창 시절’ 하면 특별히 떠오르는 기억이 있나요? 저의 학창 시절은 K-POP의 황금기라 불리는 2010년대였는데요. 친구들과 좋아하는 가수 얘기를 주고받던 기억이 그 어떤 기억보다도 생생해요.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에 연예인 한 명쯤은 품어봤잖아요? 물론 현재 진행형일 수도 있고요! 만약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누군가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H.O.T!”를 열렬히 외치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성시원을 떠올려도 좋아요. 오늘은 K-POP 산업에 생겨나고 있는 변화에 대해서 얘기하려 하거든요.
💿LP, CD, 디지털 음원이 공존하는 시대!
왕년에 음악 좀 들었다 하시는 분이라면 ‘음악은 세대를 초월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말에 공감하실 텐데요. 오래전에 발매된 음원이나 해당 곡의 리메이크 버전이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걸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죠. 또한, 디지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LP 음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요. 이렇듯 시간이 흐르면서 음악 장르뿐만 아니라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답니다.
소량으로 제작되어 유통되는 LP 음반을 구매하는 것은 음반을 소장하는 데에 의의가 있어요. 음반과 함께 LP 플레이어의 판매량도 늘어난 걸 보면 재생하기 위한 목적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CD 앨범의 경우 레트로 열풍과 별개로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죠. 특히 K-POP 아이돌의 앨범에서는 노래가 담긴 CD보다 중요한 것이 있는데요. 바로 포토카드나 팬사인회 응모권 등 앨범에 포함되는 부수적인 구성요소입니다.
지금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서 음악을 소비하는 스트리밍 시대잖아요. 그래서 CD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그리 놀랍지 않죠. CD 플레이어가 있는 집보다 그렇지 않은 집이 훨씬 많기도 하니까요. CD 앨범에서 정작 CD가 외면받는 데에는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바로 CD가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주재료로 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기 때문이죠.
🎵음원은 QR코드를 타고~
K-POP 산업에서는 이를 인지하고 CD 없는 앨범 발매를 추진하고 있어요. 새로운 형태의 앨범에서는 QR 코드를 인식하면 연결되는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해 음원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플랫폼 앨범’이라 부르죠. CD가 없다는 것 외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앨범과 동일한 조건을 지녀요. 아티스트나 소속사 별로 앨범 구성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플랫폼 앨범 역시 기존 CD 앨범과 동일하게 공식적인 음반 판매량에 집계되거든요.
플랫폼 앨범이 정식 음반으로 인정이 된 이후에 빅톤, 강다니엘 등 앨범 판매량에 있어서 높은 기록을 세우고 있는 몇몇 아티스트들이 플랫폼 앨범을 발매했어요. 최근 BTS의 제이홉 역시 플랫폼 앨범 형태의 솔로 앨범을 발매했고요. 사실 그동안 K-POP 팬들 사이에서는 CD 앨범을 처리하는 것이 숙제였어요. 똑같은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팬사인회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또는 원하는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앨범을 구매하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죠.
물론 앨범 한 장을 사든, 수백 장을 사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죠. 하지만 환경 문제는 앨범을 제작하는 이들과 구매하는 이들 모두가 관심 가져야 하는 문제가 맞아요. 이와 관련해서 K-POP을 사랑하는 팬들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있었어요. 기후위기에 대항하기 위해 조직된 ‘케이팝포플래닛’이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앨범 제작 관행을 꼬집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죠. 이들은 처치 곤란인 CD 앨범들을 회수한 뒤 기후를 생각하는 K-POP 문화를 만들어달라는 팬들의 메시지와 함께 각 소속사에 전달했어요.
🐰환경과 K-POP,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결국 플랫폼 앨범은 스트리밍 위주로 변화한 음원 소비 행태를 반영하는 동시에 플라스틱 쓰레기도 줄일 수 있는 긍정적인 대안이에요. 하지만 CD 앨범의 수요를 갑작스럽게 저버릴 수는 없으니 아직은 다수의 소속사가 두 가지 형태의 앨범을 동시에 만들어 내고 있어요. 둘 중 무엇이 옳고 그른지 따지기는 어렵지만, 지나치게 상업적인 음반 판매 관행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건강한 K-POP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합니다.
플랫폼 앨범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친환경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어요. 앨범을 제작할 때 재생 종이와 같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것인데요. 일반적으로 CD 앨범에 사용되는 종이는 코팅이 된 경우가 많아 재활용이 불가능하거든요. 또 업사이클링 방식을 활용한 굿즈를 만드는 방법도 있답니다. 왜 그동안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의문이 들 만큼 신선하고 반가운 변화네요.
💬Editor's Comment
이러한 변화는 CD 앨범과 관련해 K-POP 산업이 야기한 부정적인 이슈들에 정면 돌파한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플랫폼 앨범의 등장은 K-컬처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K-POP이 앞으로 또 어떤 변화와 영향력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하는 첫 발걸음입니다. LP, 카세트테이프, CD 등 다양한 형태의 음반이 공존하는 가운데, 플랫폼 앨범은 과연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지금 로그인하시면
하루예술의 모든 콘텐츠 열람이 가능해집니다!
이야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