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여름에 열음의 클래식 축제 즐기기

  • 2,255
  • 0
  • 글주소

  맑은 공기, 산을 둘러싼 아름다운 풍경, 그 속에 흐르는 클래식 선율. 생각만으로도 낭만적이지 않나요?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일이 강원도에서 펼쳐져요. 올해로 제18회를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는 ‘ALIVE 산’을 주제로 이번 달 28일부터 8월 7일까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뮤직텐트 등 강원도 일대에서 열리는데요. 올해로 4번째 축제를 총괄하는 손열음 예술감독(1986~)이 보여줄 한층 더 성숙해진 축제. 올여름 가장 낭만적인 휴가를 꿈꾸는 분이라면, 평창으로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평창대관령음악제 알아보기

  2004년 대관령국제음악제(Music in PyeongChang) 라는 이름으로 처음 탄생한 음악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을 목적으로 시작됐어요.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여름에는 평창대관령음악제를, 2016년부터 겨울에는 대관령겨울음악제도 함께 만나볼 수 있죠. 강원도의 대자연에서 펼쳐지는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를 위한 축제예요.

 

👩평창을 사로잡은 최연소 예술감독

손열음 예술감독, 출처 : 평창대관령음악제 홈페이지

   '젊은 거장'이라는 말로 손열음을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1997년, 홀로 비행기를 타고 출마한 영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 입상, 게다가 최연소 수상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되었죠. 해외 콩쿠르에서 먼저 파격적인 인상을 심어주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등장을 예고했는데요. 이듬해 금호영재콘서트의 첫 주자가 되며 화려한 데뷔 무대를 가져요. 조기유학이 만연하던 클래식계에서 유학 없이 강원도에서 자란 국내파 손열음의 존재감은 정말 거대했어요!

  수많은 수상 경력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손열음’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건,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International Tchaikovsky Competition) 피아노 부분 준우승 및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 연주상, 콩쿠르 위촉 작품 최고 연주상을 차지하면서였어요.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International Frederick Chopin Piano Competition),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Queen Elisabeth Competition)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라고 불리는데요. 러시아 출신의 음악가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940-1893)를 기념하여 1958년부터 현재까지 모스크바에서 4년마다 개최되고 있는, 아주 오랜 전통을 가진 경연이에요. 불과 20대 중반이었던 손열음은 이렇게 국제적인 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며 이름을 날렸죠. 당시 우승자를 개최국인 러시아에 몰아주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사실상 1위는 손열음이라는 의견이 만연하기도 했어요! 

  2017년에는 평창대관령음악제의 부예술감독으로 참여하며, 당시 음악제의 공동 예술감독이었던 정명화․정경화 자매에게 “아주 잘하고 있다!”라는 특급 칭찬을 받았어요 이듬해 2018년, 그가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또 한 번 화제가 되었죠. 예술감독은 작품이나 행사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면서도 프로그램 기획, 운영 등의 세부적인 것들도 챙겨야 하다 보니 상당히 많은 역량이 요구되는데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각 분야의 연륜이 쌓인 전문가들이 선정되곤 해요. 그런데 그는 32세라는 아주 젊은 나이에 예술감독으로서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거죠! 취임 이후 그는 음악의 본질에 좀 더 집중하기도 하고 과감히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는 등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는데요. 작년에는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겼지만, 전 공연 전석 매진을 이뤄내며 위기를 잘 극복해냈어요. 

  작년에는 프로그램북에 들어갈, 프로그램 노트를 혼자 모두 작성하는 열정을 보여줄 만큼 축제의 디테일에 많은 신경을 기울였어요. 사실 그는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라는 책의 저자로 5년간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할 만큼, 놀라운 글 솜씨까지 겸비했는데요. 그의 잠재력은 대체 어디까지인지! MBC의 대표 문화예술 교양 프로그램인 <TV 예술무대>에는 3년째 MC로 활약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예능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어요.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의 '터키행진곡' 편곡 버전을 연주하는 모습은 손열음과 클래식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으로 이어지기에 충분했죠. 이후 그는 개인 유튜브 계정까지 개설하여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어요. 이렇게 다재다능한 행보를 이어가는 그의 앞으로의 모습은 또 어떨지 궁금해져요!

👉역대 예술감독 라인업

🎵3대(2018~)
피아니스트 손열음
출생: 1986년, 원주
소속: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학력: 하노버국립음악대학, 한국예술종학학교

🎵2대(2011-2017)
첼리스트 정명화(정경화의 언니)
출생: 1944년, 서울
소속: 한국예술종합학교(명예교수)
학력: 줄리어드 스쿨 음악학교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정명화의 동생)
출생: 1948년, 서울
소속: 줄리어드스쿨(교수), 이화여자대학교(교수)
학력: 뉴잉글랜드음악원 명예박사, 줄리어드 스쿨 음악학교 학사

🎵1대(2004-2010)
바이올리니스트 강효
출생: 1945년, 서울
소속: 세종솔로이스츠(예술감독), 줄리아드 스쿨(교수), 예일대학교(교수)
학력: 줄리어드 스쿨 음악대학원 석사, 줄리어드스쿨 음악학교 학사, 서울대학교 학사

 

🎵평창대관령음악제 살펴보기

평창대관령음악제 포스터

- ⛰Alive 산
  가장 한국적인 풍경 ‘산’. 산이 많은 평창을 뜻하기도 하지만 ‘죽은’의 반대를 뜻하기도 해요. 산이 가진 생명력이 이번 음악제의 키워드라고 볼 수 있죠. 손열음 감독은 코로나19 이후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10주간 자가 격리를 했는데요. 전염병으로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며, ‘살아있다’는 것이 뭔지 고민하다가 이번 주제를 떠올렸다고 해요. Alive 산을 주제로 메인 콘서트 13회, 스페셜 콘서트 2회, 강원도 내 7개 시군에서 열리는 찾아가는 음악회 7회가 펼쳐져요.

👉프로그램

[#1] 살 Flesh
[#2] 끝은 어디? 2021 Never Enough! 2021
[#3] 별 Star
[스페셜 콘서트1]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첼리스트 이상은 리사이틀
[#4] 등정 Everlast
[#5] 시내 Bach
[#6] 재생 ReviveⅠ: 26031828
[#7] 산 vs 죽은 Alive vs Dead(8/2)
[#8] 재생 Revive Ⅱ: 03081846
[#7] 산 vs 죽은 Alive vs Dead(8/3)
[#9] 바람 Wishes
[#10] 거울 Mirror
[#11] 바위 Rock
[스페셜 콘서트2]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첼리스트 이정현 리사이틀
[#12] 내려갈 때 보았네 I Saw That, Coming Down The Hill


- 🎇축제의 포인트
  이번 음악제 구성에는 국내에서 듣기 힘들었던 곡을 중점적으로 배치했어요. 윤이상(1917-1995)의 <타파스(Tapas)>, 존 애덤스(John Adams, 1947~)의 <셰이커 루프(Shaker Loops)>, <슈베르트 8중주>, 쇤베르크(Arnold Schonberg, 1874-1951)의 <달에 홀린 피에로(Pierrot Lunaire)>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중 샤콘느(Chaconne from Partita No.2, BWV 1004)>와 같은 곡들이에요. 손열음은 쇤베르크의 작품이 음악사에 있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말 너무나도 중요한 곡인데 국내에서 자주 연주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는데요. 이번 음악제에서는 이런 곡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고 전했어요. 특히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1882-1971)의 <페트르슈카(Pètrouchka)>는 그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으로 시대를 초월하는 클래식의 가치를 보여줄 거라고 해요


- 🔔주목해야 할 무대
[#3] 별 Star 손열음은 어린 시절 자신이 존경했던 피아니스트 백혜선(1965~)과 듀오 무대를 선보여요. 백혜선 피아니스트는 이번이 첫 음악제 무대인데요. 두 사람은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와 코플랜드(Aaron Copland, 1900-1990), 라벨(Maurice Ravel, 1875-1937) 그리고 바르톡(Bela Bartok, 1881-1945)의 곡을 연주할 계획이에요.

[#11] 바위 Rock 피아니스트 백건우(1946~)도 이번 음악제에 처음 출연해요. 그는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 1862-1918)의 피아노 삼중주(Piano Trio in G Major)와 차이콥스키 피아노 삼중주(Piano Trio in A minor op.50)를 연주하는데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첼리스트 김두민이 협연 무대에 참여해요.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Pyeongchang Festival Orchestra, PFO)를 아시나요? 지난 2018년 제15회 음악제 때 손열음이 예술감독직을 맡으면서 결성한 프로젝트성 오케스트라에요.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출신 연주자들과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 연주자들을 주축으로 결성되었죠. 그는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며, 외국 어느 작은 도시를 가도 그곳에서 활동하는 한국 음악가를 만날 수 있어 반갑고 뭉클했대요. '이 사람들을 한 번에 모으면 얼마나 자랑스러울까'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PFO는 2018년,‘고잉 홈(Going Home)’이라는 이름으로 외국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단원을 불러 모으며 시작됐죠. 지난 공연에서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FO)가 부럽지 않다. 일본 사이토 키넨 오케스트라(Saito Kinen Orchestra)의 명맥을 이을 아시아 유일, 월드 클래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라는 극찬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어요.

  올해는 개막무대인 ‘#1 살’과 ‘#4 등정’, ‘#10 거울’ 그리고 폐막 무대  ‘#12 내려갈 때 보았네’ 공연에 참여하며 총 네 번의 무대에 올라요. 오케스트라는 30명 이상의 정예 멤버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손열음 감독이 협연하는 무대를 선보인다고 하니 너무나 기대가 돼요.

👉PFO 멤버가 궁금해!

  PFO에는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화려한 면면들이 가득해요. 독일 뒤셀도르프 심포니(Dusseldorfer Symphoniker) 첼로 수석 김두민, 독일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Gürzenich Orchestra of Cologne) 플루트 수석 조성현,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Radion sinfoniaorkesteri) 오보에 수석 함경,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 Opera Orchestra) 오페라 클라리넷 수석 조인혁이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해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의 아시아인 첫 바이올린 악장 이지혜,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관현악단(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의 첫 아시아인 악장 박지윤이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나서요.

 

💬Editor’s Comment
  이전 예술감독에 비해 약 40세나 젊은 손열음 감독. 손감독의 임명은 당시, 신선한 충격을 주며 많은 기대와 함께 우려를 낳기도 했었죠. 그는 정명화, 정경화 감독이 이끌던 2017년 부예술감독으로서 축제를 이끌어 갈 역량을 닦아왔어요. 그리고 지난 3년간 예술감독으로 그 능력을 입증해왔고요. 드라마 <밀회(2014)>에서 김희애 배우는 이런 대사를 말해요. "손열음이 대단한 건 뜨거운 걸 냉정하게 읽어내서야. 그래야 진짜 뜨거운 게 나오지." 이번에는 그가 얼마나 ‘핫’한 축제를 만들어나갈지, 평창에서 직접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금 로그인하시면
하루예술의 모든 콘텐츠 열람이 가능해집니다!

등록 : 07-02

키워드

#음악 #클래식 #평창대관령음악제 #페스티벌 #축제 #손열음 #오케스트라

이야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