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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품은 스크린, 뮤지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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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뮤지컬 <헤어 스프레이(Hairspray)>(2007)가 시작됩니다! 주인공 ‘트레이시’가 아침을 맞으며 노래를 시작합니다. 번쩍 뜨이는 그녀의 커다란 눈이 클로즈업되어 한눈에 들어오네요. 헤어스프레이로 마무리하고 학교로 향하는 트레이시의 경쾌한 동작 하나하나는 인서트로 강조되었고요. 주인공과 함께 춤추듯 이동하는 카메라 무빙까지, ‘제3의 리듬감’이 느껴지는데요. 그냥 ‘뮤지컬’이 아닌, ‘뮤지컬 영화’ <헤어스프레이>입니다. 스크린 속에 펼쳐진 뮤지컬의 세계는 과연 어떨까요? 뮤지컬 영화들을 통해 만나보시죠.  

영화 <헤어스프레이>의 오프닝 장면, 출처: 유튜브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의 공연 장면, 출처: 주간경향

 

최초의 유성영화의 탄생

  뮤지컬 영화가 탄생한 것은 필연적으로 영화 기술의 발전 덕분이었습니다. 앨런 크로슬랜드(Alan Crosland) 감독의 <재즈 싱어(The Jazz Singer)>(1927)는 화면과 소리가 결합된 최초의 유성영화였죠. 그저 ‘움직이는 그림’에 불과했던 영화가 ‘소리 내는 그림’으로 바뀌자 관객들은 열광했습니다. 특히 대사보다 음악과 노래를 강조했던 <재즈싱어>가 대흥행을 거두자, 할리우드의 제작자들은 ‘음악이 들어간’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이때 수많은 브로드웨이 작곡가들이 영화사로 영입되었고요. 이렇게 <재즈싱어>를 시작으로 정말 많은 뮤지컬 영화들이 제작되었는데요. 각자 다양한 연출 방식으로, 스크린에 원작 공연을 담아냈습니다.

 

 

원작 팬까지 사로잡은 오페라의 유령

  먼저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2004)부터 살펴볼까요? 2004년에 개봉한 이 작품은 1860년 프랑스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크리스틴'과 젊은 귀족 ‘라울', 정체불명의 남자 ‘팬텀'의 삼각 러브 스토리를 그리고 있습니다. 1988년 뉴욕에서 초연을 관람했던 조엘 슈마허(Joel Schumacher) 감독이 이에 홀딱 반했다고 하죠. 이후 그는 장장 16년간, 작곡가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 (Andrew Lloyd Webber)와 논의했고, 그 결과 마침내 영화화에 성공했습니다. 이 영화에는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서브 스토리가 등장하는데요. ‘팬텀’의 과거, ‘라울’의 회상 씬 등이 추가되었죠. 또, 삽입곡 전체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영화에서만 만날 수 있는 15분 분량의 신곡까지 삽입했고요. 이렇게, 새로운 장면이나 보너스 트랙을 추가함으로써 기존 팬들의 기대까지 충족시켰던 작품입니다.

영화 오페라의 유령 포스터, 출처: 네이버

 

 

공간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맘마미아

  2008년 작 <맘마미아! (Mamma Mia!)>는 뮤지컬 영화의 매력을 극대화해 보여주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엄마 ‘도나'와 살고 있는 ‘소피'가 결혼식에 함께 입장할 아빠를 찾던 중, 엄마의 일기장에서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의 존재를 발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원작 무대에서 표현할 수 없었던 섬 곳곳의 진짜 풍경들을 아름답게 담아낸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노래하며 춤추는 배우들의 손짓과 발짓, 표정 하나하나는 ABBA노래와 함께 또 다른 이야기를 담아내죠. 이렇게, 뮤지컬 영화는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고, 인서트 등의 영화 장치를 이용해 이야기를 보다 극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영화 맘마미아!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뮤지컬 영화가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반면, 뮤지컬 공연에 비해 생동감이 떨어진다는 한계도 가지고 있는데요. 이 아쉬움을 극복하고자 했던 영화가 있어요. 바로, <레미제라블(Les miserable)>입니다. 세계적인 작가 빅터 위고르(Victor-Marie Hugo)가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죠. 이 작품은 여러 차례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되었는데요. 그중에서도 2012년 버전은 기존의 더빙 방식을 벗어나 뮤지컬 영화 역사상 최초로 현장에서 직접 라이브 녹음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덕분에 배우들의 생생한 호흡과 감정까지 전달할 수 있었죠. 또 영화는 ‘편집’이 가능한 매체 특성상 스토리의 전개와 상관없이 뒤죽박죽으로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작품에서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최우선으로 하여 철저하게 스토리 순서대로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 덕분에 영화 <레미제라블>은 스크린 안에서도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어요.  

 

  이 세 작품들 외에도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로 제작된 <라라랜드(La La Land)>(2016) 나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1969), <시카고(Chicago)>(2002), <캣츠(Cats)>(2019), <그리스(Grease)>(1978) 등의 해외 뮤지컬 영화에서 <김종욱 찾기>(2010), <구미호 가족>(2006) 등 국내 작품에 이르기까지. 뮤지컬 영화의 세계는 무궁무진합니다! 뮤지컬은 좋아하지만 비싼 티켓값이 부담스럽다, 혹은 직접 공연장에 갈 시간이 없다, 하시는 분들은 뮤지컬 영화를 먼저 찾아가 보시는 건 어떨까요? 뮤지컬 공연을 직접 관람하는 것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말이죠. 하지만 재미는 일반 영화보다 두 배로! 무겁게 챙겨갈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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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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