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뻔(FUN)한 전통음악, 힙(HIP)하게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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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치 밴드와 판 소리꾼 이희문, 씽씽밴드를 아시나요? 국악을 ‘조선 팝’으로 재탄생시키며,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있는 젊은 국악인들이죠. 이들의 공연을 통해, 많은 대중들이 ‘국악이 이렇게 힙했어?’라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이런 현대적인 무대가 있기까지,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꾸준하게 열린 축제가 있어요. 바로, 국립극장의 ‘여우락 페스티벌’이에요.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 여우락 페스티벌(이하 여우락)이 오는 7월 2일(금)부터 24일(토)까지 국립극장 전역에서 펼쳐져요. 우리나라 국악 힙쟁이를 키워낸 축제. 이번엔 또 어떤 힙한 무대로 남산의 여름을 뜨겁게 달굴지 기대되네요!

 

🙌 왜 이름이 여우락이에요?

  ‘여우락 페스티벌’은 ‘여기 우리 음악(樂)이 있다’의 줄임말이에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전통 음악인 국악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국립극장에서 2010년부터 시작된 축제에요. 국악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고자, 다른 장르의 음악가 및 예술가와 협업을 통해 다채롭고 현대적인 국악 무대를 선보이고 있어요. 피아니스트 양방언(1960~), 재즈 뮤지션 나윤선(1969~), 전통음악 기반의 작곡가 겸 지휘자로 활동하는 원일이 지난 여우락 예술감독을 역임했는데요. 국악이 아닌 타 장르의 대표 아티스트를 국악 축제의 예술감독으로 초빙한다는 점에서부터, 국립극장의 독보적인 기획력과 도전, 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느껴지지 않나요?

 

💪 여우락의 티켓 파워

  여우락은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한 작품 중, 엄선한 작품만을 무대에 올리고 있어요. 또한 국악과 다른 장르의 거장들이 협업하여 만들어내는 신선한 에너지는 새로운 자극을 기대하는 관객을 유혹하기 충분하죠. 여우락의 인기는 티켓 파워에서 알 수 있는데요. 국악 축제 중 보기 드물게 티켓 수익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축제로 인정받고 있죠. 축제 개최 4회 만에 유료 객석 점유율 100% 이상을 달성했고, 지난 10여 년 동안 6만 3천 관객이 여우락을 관람했어요. 지난해는 온라인 공연을 중심으로 축제가 진행되었지만, 얼리버드 티켓이 오픈 5분 만에 매진되는 등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도 굳건한 여우락의 힘을 알 수 있었죠. 올해도 얼리버드 티켓은 판매 시작 5분 만에 매진되었어요. 해를 거듭할수록 여우락을 향한 대중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명실상부 우리나라 대표 국악축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죠?

👉국립극장은 왜 국악 공연을 주로 선보일까?

  여우락을 주최하는 국립극장. 국립극장의 레퍼토리를 보면 국악, 창극 등 우리 전통 공연이 주를 이뤄요. 국립극장은 왜 전통 공연 중심의 극장이 되었을까요? 이전 국립극장에는 지금의 산하단체인 국립무용단, 국립창극단,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 국립극단, 국립발레단, 국립 오페라단, 국립합창단이 있었어요. 그러나 2010년 국립극단이 재단법인으로 분리되면서, 우리나라 전통예술을 중심으로 한 3개의 산하단체만이 국립극장에 남게 되죠. 그러자 내외부에서는 산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국립극장만의 고유 레퍼토리 시즌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대두되었고, 2012년 국내 공연장 최초로 이를 도입하게 돼요.

  과감한 도전의 중심에는 안호상(1959~) 국립극장 장이 있었어요. 당시 그는 화려한 뮤지컬과 오페라를 선보이는 타 극장과 달리, 국립극장만의 자체 콘텐츠로서 입지를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래서 그는 산하단체들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을 이끌겠다며 전통 예술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국립극장은 자체 우리 전통예술 중심의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하죠.

👉레퍼토리 시즌제

  레퍼토리란 예술 단체가 무대 위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프로그램을 말해요. 공연장의 경우, 소속 예술 단체들을 주축으로 자신들의 대표작(레퍼토리)을 구성하는데요. 레퍼토리 시즌제라고 하면 공연 기간(보통 1년) 동안의 전체 프로그램과 일정을 미리 발표하고, 그 스케줄에 따라 공연하는 것을 말해요.

 

🔎 여우락, 올해의 관람 포인트는?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 여우락 페스티벌. 이번 축제에는 기존 여우락과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었어요. 바로 예술감독과 음악감독이 함께 축제를 이끌던 이원체제에서 벗어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인이 축제를 총괄하는 1인 체제를 도입한 건데요. 1인 체제로의 변화는 축제의 방향과 구성을 일관성 있고 명료하게 진행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죠. 그 첫 번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아티스트 박우재가 선정돼서 주목을 받고 있어요.

 

제12회 여우락페스티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우재

 

👉  거문고계의 실험꾼 아티스트 박우재
  박우재는 김무길 명인(1943~)에게 거문고를 배운 거문고 아티스트에요. 거문고를 전공하며, 국립국악예술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예술사(학사)와 전문사(석사)를 거쳤고, ‘제22회 전국 국악경연 대회’에서 <거문고산조>로 대통령 상을 수상할 만큼 연주자로서 실력을 인정받았어요. 또한 한국음악 앙상블 바람곶 멤버, 댄스 씨어터 창 음악감독을 지나 현재 아트 프로젝트 무토(MUTO), 드렁큰 정글 멤버로 활동하고 있죠.

   그는 거문고를 뒤집어 술대가 아닌 활로 연주하는 등 기존 연주 방식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연주 방식을 선보였는데요. 특히, 세계적인 안무가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Sidi Larbi Cherkaoui)와의 협업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그는 벨기에 출신 안무가로, 현재 유럽 현대무용계를 이끈다는 수식이 붙을 정도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해요. 인도, 아랍 등 여러 문화들에 관심이 많은 그의 월드투어팀에서 박우재는 음악구성을 담당하며, 연주자로도 합류하게 되었죠. 당시 박우재는 거문고와 몸, 소리와 움직임을 탐구하는 섬세한 아티스트로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이러한 박우재의 도전적인 무대는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 예술전문인력(AYAF), 2014년 서울아트마켓 PAMS Choice에 선정되면서 인정받게 돼요. 지금까지 무용, 음악,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예술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국악인이에요. 새로운 도전을 확장해 나가는 여우락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도전정신 가득한 박우재 디렉터답게, 올해의 여우락은 ‘선을 밟은 자들의 규칙 없는 초연결’ 이라는 컨셉으로 축제를 이끌어 나가요. 기존의 관습이나 규칙(음악, 공연을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여 새로운 선을 만든 예술가들을 연결하는 새로운 축제를 선보이겠다는  취지예요. 그리고 그는 자신처럼 자신의 영역에 한계를 두지 않고 확장하는 아티스트 13팀을 모았는데요. 이들은 우리 전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며, 자신만의 예술 선(세계)을 만드는 무대를 선보인다고 해요. 어떤 무대일지 궁금하시다고요?

 

👀 프로그램 살펴보기

📌디렉터스 픽(Director’s Pick)

  박우재 디렉터가 직접 기획한 공연 3편을 만나볼 수 있어요. 디렉터의 예술세계가 잘 느껴지겠죠?

✓<두 개의 눈> : 이번 축제의 개막작으로 그룹 무토(MUTO)와 입과 손 스튜디오가 합작한 융복합 프로젝트에요. 키네틱(Kinetic) LED와 미디어아트를 접목시켜 새로운 판소리 심청가를 선보여요.
✓<고고고> :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황진아·박다울. 세 명의 서로 다른 매력이 충돌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신선한 거문고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에요.
✓<물을 찾아서-Remastered> : 한국음악 앙상블 바람곶의 <물을 찾아서>를 오마주한 공연이에요. 한국음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음악그룹 나무만의 스타일로 담았어요.

 

📌여우락 컬래버(Yeowoorak Collabo)

<불안한 신세계> 신박서클, 윤석철 ©국립극장

  여우락의 시그니처 섹션이죠. 여우락에서만 볼 수 있는 신선한 컬래버 공연을 통해, 예상을 뛰어넘는 뜻밖의 무대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불안한 신세계> : 국악과 재즈가 만나, 지금 우리의 불안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요. 국악과 재즈의 베테랑 뮤지션의 만남 슈퍼밴드 신박서클(SB Circle)과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의 조화가 기대를 모으고 있죠.
✓<공TAPE-Antinode> : 월드뮤직그룹 공명과 일렉트로닉 락밴드 이디오테잎(IDIOTAPE)이 만났어요.  ‘혁신’이라는 키워드 아래, 각기 다른 두 장르의 사운드가 폭발할 만큼 파워풀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이번 여우락의 폐막 공연이라는데,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탁월한 선택인 것 같아요.
✓<나와 일로(一路)> : 정가의 명인 강권순과 베이시스트 송홍섭이 이끄는 송홍섭 앙상블, 전자음악·재즈로 전통음악을 재창조한 신노이(SINNOI)까지. 강력한 이들의 조화는 지난해 여우락에서 인정받은 공연이에요. 당시 비대면 공연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올해 다시 한번 여우락 무대에 올라요.
✓<접신과 흡혼> : 황해도 대동굿 만신 이해경과 사진작가 강영호가 만나, 한국의 색을 강렬하게 담았어요. 이 공연 또한 지난해 온라인 공연으로 선보였지만, 영상이 담지 못하는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올해 다시 선보여요.

 

📌여우락 초이스(Yeowoorak Choice)

<오늘 밤 당산나무 아래에서> 추다혜차지즈 ©국립극장

  최근 주목받는 아티스트들의 무대예요. 자신만의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선보이는 젊은 국악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섹션이라고 볼 수 있죠.

✓<오늘 밤 당산나무 아래서> : ‘제18회 한국 대중음악상 수상’에 빛나는 추다혜차지스(CHUDAHYE CHAGIS)의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예요. 무대미술과 무가(巫歌)의 조화가 매력적인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찬:찬란하길 바라며> :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의 이번 공연은 하늘극장 무대 위 객석을 마련해 관객에게 몰입감을 높이고,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죠.
✓<Deep Sea Creatures> : 종묘제례악을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재해석한 그룹 해파리(HAEPAARY)는 공예·디지털페인팅·3D애니메이팅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사운드를 시각화한 환상적인 무대를 준비하고 있어요.

 

📌디렉터스 랩(Direstor’s Lab)

  별오름 극장에서 공연 별로 32명의 한정된 인원만 관람이 가능한 섹션이에요. 디렉터 박우재의 실험 정신이 가장 돋보이는 개성 강한 라인업으로, 올해 여우락의 별미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실마리> : 김용성의 아쟁과 박선주의 가야금의 연주가 선과 실을 모티프로 무대를 만들어요. 직접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는 퍼포먼스와 인문학 강의가 어우러지는 신선한 무대를 선보여요.
✓<나들> : 타악 연주자 고명진의 스피커와 음향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녹음된 소리와 라이브 연주를 교차 시켜 완성하는 무대를 만나볼 수 있어요.
✓<두부의 달음> : 연주자가 직접 두부를 만들고 두부가 만들어지는 동안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사운드와 어우러지는 음악으로 관객의 청각과 후각을 자극하며 호기심을 이끌어내요.

 

 

💬Editor’s Comment
  최근 마포문화재단이 개최한 인디밴드 오디션에서 퓨전 국악밴드의 지원이 이전보다 대폭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제2의 이날치, 이희문을 꿈꾸는 예비 국악인들의 움직임으로 우리나라 전통예술에 새로운 활기가 불어넣을 것 같다는 기대가 드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여우락은 우리나라 전통예술의 변화의 장을 마련한 축제로 그 가치가 더욱 깊어질 거라 생각됩니다. 고전과 전통이 주는 가치를 그대로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고전과 전통을 현대의 시각에서 새롭게 풀어가는 것도 현대 예술인의 몫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중요한 건 퓨전은 기본을 잃지 않아야, 그 맛과 향이 더 깊어지는 것 아닐까요? 고전과 전통에 대한 한계와 편견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화판을 바꿀 힙쟁이들의 활약을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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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7-01

키워드

#국악 #전통음악 #여우락 #여우락페스티벌 #국악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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