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더 추워지기 전에... 속초에서의 휴가! (ft. 동아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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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가 쨍쨍하더니 갑자기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어요. 이제 곧 가을이 다가오는데, 아직 이렇다 할 휴가를 다녀오지 않으신 분 계신가요? 거리두기 역시 해제되면서 여행을 가는 것도 비교적 자유로워졌으니,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으실 거예요. 그러나 최근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여 사람 많은 곳은 여전히 부담스럽게 느껴지는데요. 그렇다고 집에만 있기는 아까운 분들을 위해 ‘이곳’을 추천합니다. 어디냐고요? 바로 강원도 속초입니다! 

 

😮올해 66살 생일을 맞은 지역 서점이 있다?!

  속초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지역 명소가 있습니다. 맛집? 아니요. 해수욕장? 아닙니다. 제가 소개할 곳은 속초에서 3대째 자리를 이어오고 있는 ‘동아서점’이에요. 동네 서점은 적자라는 편견을 깨고 지역 대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은 곳이죠.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먼 타지에서 오는 관광객도 있다고요! 과연 어떤 매력이 있기에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었던 걸까요?

  동아서점은 서점 고유의 문화를 차곡차곡 쌓아 왔어요. 동네서점도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죠. 책방지기가 방문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서점을 보완하고 다듬기도 했답니다. 동아서점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담은 로고와 옛 동아서점 사진을 활용해 엽서도 제작했고요. 로고에 어떻게 정체성을 담아냈냐고요? 바로 동아서점이 3대째 이어졌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죠. 이렇게 동아서점만의 의미가 담긴 로고를 제작함으로써 특별한 상징이 된 셈이고요. 지역 대표 문화 공간인 만큼 서가 역시 평범하지 않았는데요. 책방지기의 취향과 구매자의 데이터를 적절히 활용한 센스 있는 배치가 눈에 띄었어요. 특히나 올해 여름에는 휴가철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마련하면서 서점을 찾은 관광객과 독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답니다. 

 

동아서점 사진 ⓒ강원도민 일보

 

👀어느 띠지가 가장 눈에 띄지?

  동아서점에서 진행되는 특별한 행사도 있어요. 바로 9월 3일까지 진행되는 <마케팅 띠지 경연 대회>랍니다. 총 13개 팀의 출판 마케터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 손수 제작한 띠지를 선보이죠. 즉각 버려지거나 책갈피로 사용되는 등, 그동안 외면받았던 띠지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궁리하는 것이 이 행사의 취지예요. 책 판매의 최전선에 있는 마케터들이 직접 나선 만큼,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수제작 띠지를 두른 판매 서적 ©조선일보
디자인 띠지를 두른 판매 서적 ©조선일보

 

   행사에서는 민음사와 문학동네 등 수도권 대형 출판사 13곳이 각각 제작한 띠지를 휘감아 책을 판매하고 있어요. 출판사별로 2종씩, 종당 20권으로 정해져 있으니 한정판 띠지인 것이죠. 매대에 진열된 책들의 띠지 디자인이 다채로워서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수제작한 띠지들은 마치 편지를 읽는 듯, 소포를 풀어보는 듯 아날로그 감성을 한껏 돋우는 것 같아요.

 

속초에서의 여름 굿즈 ⓒ책읽는수요일 인스타그램

 

  이 외에 ‘귀여워!'라고 소리 지르지 않고는 못 배길 독특한 점도 같이 말씀드릴게요. 사진 속, 13마리의 귀여운 동물들은 각 출판사를 대표하여 띠지 경연 대회에 출전하는 아바타 친구들이에요. 어떤 아바타 친구들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로 유명한 출판사, ‘사계절’은 두더지를 내세웠고요. ‘까치글방'은 이름답게 까치를 아바타로 정했답니다. 이 외에도 고양이, 원숭이, 거북이, 수달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있으니 이 친구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네요! 이 캐릭터들은 동사점에서 굿즈로도 판매되고 있죠.

 

🙄띠지 좋아vs띠지 싫어

 

동아서점 띠지 경연 대회 진열 ⓒ한겨레

 

  사실 이렇게 귀여운 동물들이 총출동하여 ‘띠지’를 알리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다름 아닌 ‘띠지 논쟁’ 때문입니다. ‘띠지’는 출판계에서 자주 언급되는 논쟁거리예요. 출판사에서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조금이라도 독자들 눈길을 끌 수 있어 띠지를 활용하지만, 일부 독자들은 불필요하다는 이유를 비롯해 다양한 이유로 이를 비판해오기도 했거든요. 그렇다면 띠지는 어떤 역할을 해왔길래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는 걸까요? 그 시작은 무엇이었을까요?

  띠지가 처음 시작된 곳은 프랑스예요. 기출간된 책이 공쿠르상이나 노벨문학상 등을 타면 공쿠르 수상 등의 홍보문구를 넣은 빨간색 띠지를 두르는 식이었죠. 우리나라에선 1977년 한수산 작가의 '부초'에 둘러지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는데요. 띠지엔 주로 유명인의 추천사, 수상 경력, 영화화된다는 소식, 베스트셀러 몇 위, 몇만 부 돌파 등의 문구 혹은 책 내용의 일부가 들어간답니다.

  그러니까 띠지는 홍보 방식이기도 하지만, 독자에게 책 관련 정보를 주는 것이 목적이기도 한 것이죠. 책 표지에 책 제목과 글쓴이, 한두 줄의 카피 외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담으면 오히려 시선이 분산되고 홍보 효과도 떨어지잖아요. 그래서 띠지를 둘러 추가적 정보를 담게 된 것이랍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신박한 띠지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훌렁 벗겨서 버리지 말고, 띠지가 담고 있는 책의 인상을 먼저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캐릭터들로 만든 귀엽고 사랑스러운 굿즈들! 보면 안 살 수가 없어요. 

- 마케팅 띠지 축제라니. 기획 자체가 신선해요.

- 친근한 동물 캐릭터를 이용해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띠지에 관심을 갖도록 했어요.

ㅇ요건 쫌 아쉬운데

- 띠지가 왜 중요한지 그 역할을 설명해놓은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이런 행사가 있는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인터넷에 검색했을 때 더 많은 정보가 뜨면 도움이 되겠어요. 

 

💬Editor's Comment

  <띠지 경연 대회>는 경연대회지만 시상식은 따로 없어요. 경쟁보다는 즐겁게 띠지 축제를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한 행사거든요. 그런데 폭등한 종이값 때문에 요즘 일부 출판사들은 중쇄를 찍을 때 띠지를 없애는 등 제작비 절감에 혼신을 다하고 있기도 합니다. 막상 띠지가 없어질 수도 있다니 뭔가 허전하지 않나요? 혹시 그동안 띠지가 불편하고 낭비라고만 생각했다면, 그리고 아직 여름 휴가지를 정하지 못했다면 올해는 속초 동아서점에 들러 띠지의 무한한 매력을 느껴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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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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