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중 휴대폰을 켜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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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연극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고 싶을 때 연극을 찾곤 하는데요. 드라마나 영화는 사전에 녹화 후 편집한 결과물을 일방적으로 보여주지만, 연극은 관객과 배우가 같은 시공간에 함께 존재할 수 있어 매력적이에요.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연극의 고유한 특성이자 힘이니까요. 바로 이 점을 극대화해서 관객과 배우가 말 그대로 ‘소통’하게 만든 연극이 있는데요. 대화하는 공연이기라도 하냐고요? 맞아요. 연극 중간중간, 대화는 대화인데… 휴대폰을 사용해서 대화를 나눠요. 네? 휴대폰은 연극이 시작하기 전 미리 꺼두어야 하는 게 기본 매너 아니냐고요? 그렇죠… 하지만 이 연극에서만큼은 달라요. 공연 전, 핸드폰을 켜주시기 바랍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선을 허물다!
연극 <나만빼고>는 현장감을 적극 활용해 화제를 모았어요. 연극 도중 배우가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오픈 채팅방을 개설한 것이죠. 공연 도중에 휴대폰을 만진다니, 의아하죠? 하지만 연극 <나만빼고>는 이런 매너는 잠시 접어두고, 관객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초점을 두었어요. 극 중 모태솔로인 주인공 진욱을 위해 관객이 그의 친구가 되어 짝사랑에 조언해주는 소통형 공연이거든요.
<나만빼고>에서 활용한 오픈 채팅방의 특징을 살펴볼까요? 대표적으로 두 가지 정도를 뽑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익명이어도 무관하다는 것, 그리고 단체 소통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익명성의 장점은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도 낯선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러니 관객 참여를 유도했을 때 누구나 쉽게 자신의 생각을 전할 수 있답니다. 훨씬 활발하고 적극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좋은 수단인 거죠. 단체 소통은 관객들 간 유대감 형성에 영향을 미쳐요. 연극 주인공에게 조언을 해주며 다른 관객들의 의견에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오픈 채팅방을 이용해 관객들을 극에 참여시킨 것은 연극의 현장성을 극대화하는 영리한 연출인 듯해요. 마치 주인공의 친한 친구가 된 듯 위로하고, 장난도 치다 보면 무대와 객석 간 거리감이 좁혀지잖아요.
🙄실제 반응은 어땠을까?
연극에 직접 참여하고, 주인공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흥미롭다는 평을 남겼어요. 상황에 어울리는 다양한 짤과 드립을 선보이며 채팅에 재미를 더한 관객들도 있었죠. 그들은 ‘짤 부자’, ‘드립 천재’ 등으로 불렸는데요. 덕분에 연극에 참여한 배우와 관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이 되었답니다.
반면에 형식은 참신했으나 스토리가 다소 아쉬웠다는 반응도 존재했어요. 배우와 관객의 소통에만 연극의 포인트가 치우쳐 있다는 의견이었죠. 더불어 오롯이 집중하기가 어려웠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연극 참여를 위해 휴대폰을 봤다가 그 사이에 다른 연락이 오면 집중이 깨지기 때문이에요. 또한 휴대폰 화면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들이 관객의 시선을 분산시켜 무대 몰입을 방해한다는 입장도 있었답니다.

사실 <나만빼고> 연극과 같은 소통형 공연은 과거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했어요. 우리가 익히 아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방청객을 실시간으로 모집해 재미를 만드는 경우가 많았죠. 과거 <코미디빅리그>에서는 즉흥적으로 관객을 섭외하는 코너를 통해 객석의 참여를 유도하여 1,500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답니다. 이와 같은 공연 방식은 생각지 못했던 관객의 반응이나 돌발 상황으로 완성돼요.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신선한 재미들이 무대를 풍성하게 하죠. 심지어 큰 재미를 이끌어 낸 관객에게는 ‘레전드 방청객’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해요. 다수의 관객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느껴졌던 과거와는 달리, 극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통형 공연은 의미를 가집니다. 참여자로서 공연의 일부가 되면 흥미와 애정이 훨씬 높아지니까요.
💬Editor’s Comment
저는 이 연극을 보기 전에 궁금한 것이 아주 많았어요. 모든 것들이 현장에서 진행되므로,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극을 진행하는 것에는 수많은 변수와 어려움이 따를 거라고 예상했거든요. 결론적으로, 우려했던 것처럼 관객들이 스토리에 개입하며 생기는 변수와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해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은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 같다고 느껴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했어요. 열심히 이야기했고 그걸 들어주며 서로 공감대를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에는 정해진 답을 따라가는 답정너 친구를 만난 것 같달까요. 오픈 채팅방을 활용하여 객석과 무대의 간극을 허무는 새로운 시도는 좋았으나 관객들이 스토리라인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었더라면 N회차 관람을 유도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로운 극이 되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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