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말고 쳐다보아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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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8월 모의고사 (동심 영역)
- 1. 다음 빈칸에 알맞은 단어를 쓰시오.
㉠ “날아라 새들아, 00 000”
㉡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00000”
㉢ “퐁당퐁당 00 000”
(답: ㉠: , ㉡: , ㉢: )
정답) ㉠: 푸른 하늘을, ㉡: 파랄 거예요, ㉢: 돌을 던지자
여러분들의 동심을 깨워 줄 문제! 모두 풀어보셨나요? 풀기도 전에 노래를 흥얼거리지 않으셨는지는 모르겠어요. 문제 속 동요들은 K-초등학생이라면 운동회나 음악 수행평가 등을 통해서 한 번쯤 거쳤을 유명한 곡들이죠. 어디선가 익숙한 멜로디의 동요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됩니다. 특히 유년 시절의 기억은, 구체적인 ‘말’보다는 ‘음악’이나 ‘사진’을 통해 더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 같아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함영훈 학예연구사는 “어린이들의 표정은 언어를 뛰어넘는 감정을 드러내고 설명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유년의 기억이 말이나 글보다는 사진과 영상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라고 말했는데요. 여러분이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질문을 살짝 바꿔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어린이’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올해 5월 5일은 어린이날이 100회를 맞이하는 날이었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특별 전시 <우리 모두 어린이>를 소개합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어린이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볼까요?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어린이'라는 개념이 불완전했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당시에는 아이들을 '애 녀석', '어린애', '아해 놈'이라는 말로 하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죠. 엄격한 신분제 사회와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어린이는 보살펴야 하는 대상 정도로만 여겨졌었거든요. 어린이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바뀌었던 시점은 1919년 3.1 운동 이후입니다. 딱 100년 전쯤인데요. 그때 비로소 어린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자는 움직임이 생겨났어요. 방정환, 김기전, 정성채와 같은 소년 운동가의 등장으로 어린이 인권 의식 신장 운동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럼 어린이날의 주춧돌, 방정환에 대해 잠깐 알아볼까요? 방정환의 호 소파(小波)는 ‘작은 물결’이라는 의미예요. 그는 돌아가시기 전 아내에게, ‘어린아이들 가슴에 일으킨 잔물결이 나중에 큰 물결이 되어 출렁일 터이니 이를 꼭 지켜봐 달라’는 말씀을 남겼답니다. 그만큼 어린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특히 1923년에는 방정환에 의해 월간지 『어린이』가 창간되었고, 어린이 문제 연구단체인 ‘색동회’도 창단되었어요. 게다가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제정하기 위해 여러 단체를 연합하여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답니다.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주시오!”
당시 행사 선전지에 적혀 있던 글입니다. 연합회가 전하고자 했던 주된 메시지는 ‘어린이에 대한 존중’이었던 것이죠. 또 그들은 어린이가 가진 역량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에 「소년운동의 선언」을 발표하는 등 구체적인 형태로 그들의 생각을 표현했어요. 덕분에 어린이가 가진 가치와 소중함이 세상에 알려졌고,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어린이라는 개념이 등장할 수 있었답니다.
그러나 요즘도 어린이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는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순간들이 종종 존재해요. ‘잼민이’라는 신조어, 흔하게 볼 수 있죠? 어떤 분야의 초보를 가리킬 때 ‘어린이’의 ‘린이’를 붙여 ‘주린이’ 등과 같이 쓰기도 하고요. 이는 아동을 불완전하고 미숙한 존재로 바라보며 폄하하는 뉘앙스가 담긴 용어랍니다. 때문에 어린이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 일깨우는 움직임이 다시금 필요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를 위해선 사회적 차원에서 어린이에 대한 인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죠.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이 그런 점에서 참 유의미한 것 같아요. 그럼 전시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볼까요?
✨우리 모두는 어린이였고 어린이이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안에는 어린이 박물관이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체험 전시나 역사 교육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등 예전부터 아동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였어요.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하여 특별 기획된 <우리 모두 어린이>는 8월 16일까지 진행되는데요. 이번 전시는 ‘어린이가 존엄성을 갖는 민주사회 시민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인식이 확산되기를, 또 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적 공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되었어요. 총 3부로 구성되어 심도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다루고 있으니 어른들이 관람하기에도 좋은 전시랍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관람할 수도 있을 거고,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를 떠올리며 관람할 수도 있을 거예요. 물론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전시였다고 리뷰를 남긴 분들도 많았답니다. 아이들은 전시 내내 어떤 마음이었을지 무척 궁금하네요. 전시에서는 마냥 행복한 아이들뿐만 아니라, 역사 속 모든 어린이들을 볼 수 있거든요. 전쟁, 조혼, 노동 등 원치 않는 상황 속 착취당했던 아이들, 불합리한 상황에 대항하는 용감한 아이들,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처럼요. 전시 제목이 ‘우리 모두 어린이’이듯이, 어른들도 마음속에 늘 존재했던 어린이를 재발견하는 것으로 전시는 마무리됩니다.
🤣나 울..웃어!
그럼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점들이 눈에 띄는지, 여러 관람 포인트를 소개해 드릴게요. 첫 번째로 이야기할 점은 전시의 각 주제를 관람객이 직접 만들어 간다는 거예요. 주제별로 전시를 관람하고 나면 그 주제를 가장 잘 나타내는 특정 단어를 선택할 수 있는 기기가 등장하는데요. 그 기기를 통해 전 관람객이 선택한 단어를 다음 관람객이 볼 수 있습니다. 또 칠판에 분필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쓸 수 있는 공간도 있어요. 마지막 코너에서는, 그림일기를 쓰고 사진을 찍어 프로젝터에 전송할 수 있고요. 이런 식으로 관람객과 관람객 사이를 잇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답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소통의 실질적 효과는 미비한 듯 느껴지기도 했어요. 단순히 이목을 끌고 재미를 주기 위해 설치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관람객 사이의 유대감을 형성하려면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것은 어땠을까 싶기도 했고요. 이를테면, 전시 내용을 주제로 한 릴레이 글짓기 같은 것으로요! 참여형 전시를 실천했다는 점에서 좋았지만, 흥미 유발에 그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두 번째는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 근현대사 속 어린이에 대해서도 다루어, 넓은 관점으로 어린이의 역사를 볼 수 있었다는 거예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의 협력으로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근대에 이르러 서로 맞물려 흘렀던 세계 어린이들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답니다. 특히 인종차별이 심했던 당시 흑백분리 교육에 반대했던 아이들의 시위, 4.19 혁명 당시 거리로 나와 시위했던 어린이들, 3000명의 어린이를 카펫 공장에서 탈출시킨 이크발 마시흐 등 어린이들의 용기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어린이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던 힘찬 움직임들은, 그들을 미숙하다고 치부하여 한계를 그어도 되는 존재가 아님을 입증해 주었죠. 위기철의 『아홉 살 인생』, 생텍쥐 페리의 『어린 왕자』 등 작가가 일부러 어린 인물의 목소리와 시선을 빌려 예리하게 사회를 비판하는 소설도 있잖아요. 때론 어른들보다 어린이들의 눈이 더 첨예하게 사회를 꿰뚫어 보기도 한답니다. 아이들의 통찰력을 결코 경시해서는 안되겠죠?
세 번째는 전시의 흐름을 무거운 이야기로만 끌고 가지 않는다는 거예요. 어린이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게끔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전시이지만 골목 또는 거리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은 흉내내기조차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 이전과 지금이 다르듯, 역사적으로 인류는 이미 겪은 시대 이전의 시대로 온전히 돌아가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아이들만이 가진 순수함이 더 특별하고 소중해 보이는 이유도 어른이 된 우리는 다시 가질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인 듯해요. 저는 전시를 보면서 어린이들의 존재가 세상에 빛을 비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앞으로의 삶이 어린 시절과 완전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전시에서 만난 세계의 모든 어린이들은 제 마음속에 여전히 어린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답니다.
💬Editor’s Comment
“어린이는 어른보다 한 시대 더 새로운 사람입니다. 어린이의 뜻을 결코 가볍게 보지 마십시오.”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어린이를 시대의 선구자로 보았던 방정환 선생님의 관점은 각성의 돌로서 100년 전에도 던져졌고,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도 던져졌습니다. 지금까지 아동 인권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어떤 물결들이 일었는지 잠시 빠져들어 보면 어떨까요? 내 안에는 어린이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었는지, 또 미래의 아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져야 할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어린이날이 100회를 맞이한 지금! 내 안의 어린이를 비롯한 모든 어린이들에 대해 생각해보자고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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