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밤이 되었습니다. 제다이는 광선검을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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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LTE 워프 광고를 기억하시나요? 검은색 투구와 갑옷으로 무장한 인물이 등장해 ‘워프’로 순간이동을 하고, ‘I am your father’를 외치던 바로 그 광고 말이에요! 이 광고는 SF 장르를 대표하는 시리즈 <스타워즈>를 패러디한 것인데요. 스타워즈 시리즈는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1977)>에서 출발하여 약 50년 동안 거대한 세계관과 굳건한 팬덤을 쌓아왔죠. 저는 이 광고를 통해 스타워즈를 처음 접했어요. 국내에서 스타워즈는 주로 중장년층에 의해 소비되고 있기 때문에 저와 비슷한 분들이 많을 거라 짐작됩니다.

 

😥난 스타워즈 잘 모르는데…

  “<오비완 케노비>가 스타워즈 얘기야?” “스타워즈 모르는데 봐도 돼?” 최근 들어 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친구들이 늘었어요. 얼마 전 시즌의 막을 내린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오비완 케노비> 덕분인데요. <오비완 케노비>는 스타워즈 세계관의 주요 인물인 제다이 마스터 오비완 케노비의 이야기를 다룬 스타워즈 시리즈 스핀오프 드라마랍니다. 광활한 스타워즈 세계관 속에서 스핀오프의 주인공으로 채택된 사람, 오비완 케노비는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요? 우선 그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제다이(Jedi)’를 간략히 알아볼게요. 제다이는 스타워즈 세계관 내에서 평화를 지키는 수도사 조직이에요. 은하계의 에너지인 ‘포스’와 광선검인 라이트 세이버가 그들의 상징이죠. 

  오비완은 바로 제다이 기사단의 마스터 제다이로, 스타워즈 시리즈의 주인공인 아나킨 스카이워커, 루크 스카이워커와 아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인물입니다. 오비완은 프리퀄 시리즈 (1, 2, 3편)의 주인공 아나킨의 스승이면서 오리지널 시리즈 (4, 5, 6편)의 주인공 루크의 보호자로 활약하고요. 특히 4편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은 “도와주세요, 오비완 케노비. 당신이 제 유일한 희망이에요.”라는 홀로그램 메시지를 계기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만큼, 그를 빼놓고선 스타워즈 시리즈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드라마 <오비완 케노비> 포스터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타워즈는 현재 영화만 9편이 제작되었을 만큼 큰 규모의 장편 시리즈예요. (영화 외에도 드라마, 애니메이션, 소설, 만화도 있답니다!) 따라서 스핀오프 드라마인 <오비완 케노비>의 이야기를 따라가려면 작중 시간대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드라마는 프리퀄 시리즈의 피날레 <스타워즈:시스의 복수>로부터 10년이 지난 시점이 배경이에요. 드라마에서 프리퀄 3부작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주기는 하는데요. 그래도 인물의 감정선과 오마주들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리즈 전편은 아니더라도 프리퀄만큼은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오비완 케노비 속 스타워즈!

  이번 드라마 시리즈에는 기존 스타워즈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요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려 50년 동안 이어진 스타워즈의 대서사시가 <오비완 케노비>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되어 있는지 같이 짚어볼까요? (❗스타워즈 스포일러 주의❗)

 

🙌그들이 다시 만났다: 아나킨과 오비완의 재회

 

오비완과 아나킨, <시스의 복수> ©루카스필름

 

  이번 드라마를 통해 헤이든 크리스텐슨과 이완 맥그리거가 17년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프리퀄 3부작의 주인공 아나킨과 오비완의 재회 소식에 스타워즈 팬덤의 반응도 뜨거웠죠. 이전 시리즈에도 아나킨 스카이워커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다른 배우나 전문 성우들이 맡아 연기했기 때문에 헤이든 크리스텐슨이 연기한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복귀 소식이 화제가 된 것이지요. 이완 맥그리거의 복귀 또한 남다른 의미가 있는데요. 그는 장년기의 오비완을 연기했던 알렉 기네스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오리지널 배우와 비슷한 연령대가 됐다는 점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내 버전을 알렉 기네스의 버전에 조금 가까이 가져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7년 전 청년 오비완을 연기하던 그가 캐릭터와 함께 나이가 들어 중년의 모습으로 연기하다니. 스타워즈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포인트 아닌가요? 두 배우의 출연 자체도 큰 이슈였지만, 프리퀄 3부작에서 보여준 그들의 케미는 또 다른 감동까지 안겨주기에 충분했답니다! 

 

💖이전 시리즈의 오마주

 

<제다이의 귀한> 속 다스 베이더와 루크 스카이워커 ©루카스 필름

 

  이번 드라마 외에도 스타워즈 시리즈는 종종 이전 작품의 요소를 차용하곤 했는데요. <오비완 케노비>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6화에 걸쳐서 오리지널과 프리퀄 6부작을 오마주 했다는 점입니다. 결국 드라마 <오비완 케노비>는 한 인물의 일화를 담아낸 것이지만, 그 속에 스타워즈 세계관의 주요 서사를 함축하고 있는 거예요. 전개 방식을 답습하는 것이 진부하다는 평도 있지만,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오비완 케노비가 등장하지 않는 스타워즈는 상상할 수도 없으며, 그는 루크와 아나킨 모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니까요. 따라서 <오비완 케노비>의 이전 시리즈 오마주는 오비완 캐릭터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켜주는 장치로도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오비완 케노비만의 스타워즈

 

레아와 오비완 ©월트디즈니코리아

 

  지금까지 이전 작품들과의 관련성 속에서 <오비완 케노비>를 살펴봤다면, 이제는 이 작품만의 차별성을 짚어볼 차례입니다. 이번 드라마에는 유난히 톡톡 튀는 인물이 있어요. 바로 레아 오르가나예요.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반란군의 수장으로 등장했던 레아는 <오비완 케노비> 속에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루크의 어리숙한 모습이, 프리퀄 시리즈에서는 아나킨의 어린 시절이 다뤄졌었죠. 하지만 레아의 유년기가 영상화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랍니다! 레아 역시 쌍둥이인 루크와 마찬가지로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왔어요. 스타워즈 시리즈 자체가 아나킨과 루크 위주로 진행되어 왔기에 그의 비중이 아쉬웠는데요. 이번 드라마에서는 용감하고 비범한 꼬마 레아의 이야기를 오비완과 엮어내어 부족한 서사를 보충하고 있습니다. 기존 작품들에서는 생략되었던 어린 시절 레아의 심리나 아이 같은 면모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네요. 오비완 메인 드라마에 레아가 등장하면서, 레아 캐릭터뿐만이 아니라 레아와 오비완의 이야기도 다채로워졌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도와주세요, 오비완 케노비. 당신이 제 유일한 희망이에요.’라는 레아의 대사를 기억하시나요? 이 대사는 단순히 아버지의 동료, 제다이 기사에 대한 요청이 아닌, 어린 시절 자신과 사람들을 구해주었던 영웅이자 친구를 향한 부름이에요. 또한 아이들을 계기로 각성하고 레아를 걱정하는 오비완의 모습은 레아뿐만이 아니라 파드메와 아나킨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가를 암시하기도 한답니다.

  이어서 드라마 <오비완 케노비>가 매력적인 이유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드라마의 매력은 제다이 영웅 오비완 케노비의 ‘인간적인 면모’를 그려냈다는 점에 있습니다. 클론 전쟁을 이끌었던 제네럴 케노비의 겁에 질린 표정,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데요. 이번 작품에서는 엄격한 제다이가 아닌 ‘인간 오비완’을 재조명했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기존 시리즈들에서 호전적이고 천방지축이었던 파다완 아나킨과 달리 오비완은 제다이의 정석으로 손꼽히며 침착하고 점잖은 모습으로 묘사되어왔죠. 그러나 이번 드라마에서 오비완은 자신을 찾아온 제다이를 외면하고,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 두려워 레아의 구조를 거절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베이더 앞에서 크게 동요하며 제대로 전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하죠. 뛰어난 활약상을 보여주던 오비완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오비완은 제 능력을 펼치지 못하다가 후반에 가서야 각성하고 베이더에 대항할 수 있게 된답니다. 이처럼 평소에 드러나지 않던 그의 내면이 표현되면서 오비완 캐릭터 자체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드라마에 숨어 있는 이스터 에그들을 찾는 재미가 있어요. 레아의 헤어 스타일, 보바 펫 배우 테무에라 모리슨의 깜짝 출연을 눈여겨보세요!

-   여성 캐릭터들의 비중과 서사가 늘어나 스토리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요.

-   실제로 존재하는 것만 같은 사실적인 CG 기법이 인상적이에요.

-   이완 맥그리거의 섬세한 표정 연기는 일품이에요!

요건 쫌 아쉬운데

-   연출이 다소 루즈하고, 전투 장면에서의 박진감이 부족해요.

-   오비완 케노비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지만, 다른 인물의 서사 역시 함께 얽혀있어 조금 산만하게 느껴져요.

-   의상과 분장의 퀄리티가 아쉬워요.

 

💬Editor’s Comment

스타워즈 팬덤 내에서는 보는 순서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곤 합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여러 선택지를 준비해왔어요.

1️⃣ <오비완 케노비>가 궁금한데 스타워즈 시리즈를 하나도 보지 않았고, 옛날 영화는 보기 힘들다.

(1)   에피소드 1 > (2) 에피소드 2 > (3) 에피소드 3 > 오비완 케노비

2️⃣ 스타워즈 오리지널과 프리퀄 시리즈 시간순으로 즐기고 싶다.

(1)   에피소드 1 > (2) 에피소드 2 > (3) 에피소드 3 > 오비완 케노비 > (4) 새로운 희망 > (5) 제국의 역습 > (6) 제다이의 귀환

3️⃣ 시간 순서 상관없이 스타워즈 시리즈 제대로 보고 싶다.

(1)   에피소드 4 > (2) 에피소드 5 > (3) 에피소드 6 > (4) 에피소드 1 > (5) 에피소드 2 > (6) 에피소드 3 > 오비완 케노비

최근에 개봉한 에피소드 7,8,9는 팬덤 내에서도 정말 논란이 많아 포함시키지 않고, 오리지널과 프리퀄 시리즈 위주로 소개해 드렸는데요.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스타워즈 내에는 정말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해요. 국내에서도 스타워즈가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한국에 숨어 있는 제다이들, 전부 광선검을 빼 들고 <오비완 케노비> 보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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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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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오비완케노비 #스타워즈 #제다이 #디즈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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