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장벽 없이 즐기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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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거리를 걷다 보면 심심치 않게 들려왔던 이 노래! 바로 BTS의 ‘Permission to Dance’라는 곡입니다. 뮤직비디오만 봐도 온 몸을 가만히 둘 수 없는 흥겨움이 넘쳐나죠. 실제로 아주 작은 부분까지 움직여 춤으로 가득 채우기도 했고요. 그리고 이 곡의 후렴 부분 안무에는 큰 의미가 담겨있답니다. 바로 '수화'를 이용한 안무이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이를 통해 장애를 가진 사람도 함께 노래를 즐기고 함께 같은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장이 청각장애인에게만 열려 있는 것은 아니에요!

 

👀눈으로 듣는 노래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고령자나 장애인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고자 하는 움직임을 뜻합니다. 원래는 건축학에서 먼저 등장한 말인데요. 최근에는 건축, 공공시설 등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차별과 편견까지 허물자는 의미로 확대되어 사용되고 있어요. 문화예술계에서도 이 배리어 프리 움직임이 점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자막 혹은 수화 통역을 제공하기도 하고, 공연장의 휠체어 이동 동선이나 휠체어석을 확대하기도 하는 등의 노력이 지속되어 왔죠. 그리고 BTS의 수화를 활용한 안무 역시 배리어 프리 예술의 한 예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BTS의 수화 안무가 더 특별한 이유는 국제 수화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국가에 상관없이 세상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국제 수화를 사용한다는 점 때문에, 이 안무를 즐기는 모두가 같은 마음을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BTS의 ‘Permission to Dance’ 이전에도 수화 안무를 사용한 노래가 있었어요. 바로 BTOB의 ‘그리워하다’라는 곡이죠. 청각장애가 있는 팬들도 함께 노래를 부르기 위한 멤버들의 아이디어였다고 해요. 이 안무를 계기로 BTOB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팬과 함께 마음으로 보는 라이브도 진행하였는데요. 이 라이브에서 ‘그리워하다’ 안무에 있는 ‘일 년’, ‘지나다’, ‘그리워하다’ 세 가지의 수화를 찾아보세요!

 

👂소리로 보는 세상

  가요에서만 배리어 프리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유튜브 채널도 존재합니다. ‘오디아 AudiA’라는 이 채널의 대표적인 콘텐츠는 ‘소리미술관’인데요. 작품의 작가와 개요에 대한 간략한 설명 후, 작품의 세부적인 묘사뿐 아니라 마치 작품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 소리도 들을 수 있답니다.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눈이 아닌 소리를 통해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겠죠? 최근에는 명화뿐만 아니라 남산, 춘천 같은 ‘소리 여행’ 콘텐츠도 업로드되고 있는데요. 소리 여행의 콘텐츠 중 하나인 ‘남산 소리 여행’은 근처 지하철역에서부터 시작하여 가는 길도 소개되고, 매표소를 거쳐 케이블카까지 묘사되어 들을 수 있어요. 남산에 오르면 볼 수 있는 전경과 봉수대, 팔각정 등을 소리로 볼 수 있다니! 눈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남산의 풍경이 퍽 궁금해집니다. 

  오디아 채널은 손과 소리만으로 느낄 수 없는 감정을 소리와 함께 받아들이게 합니다. 영상을 듣다 보면 표현의 한계를 느끼지 않도록, 가장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기 위해 많은 정성을 쏟았다는 것이 자연히 느껴지기도 하죠.

 

🤲손으로 보는 경복궁

  한편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이러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 관리소에서는 서울시와 함께 손끝으로 느낄 수 있는 ‘경복궁 점·묵자 촉각 그림 관광 카드’를 제작하기도 했답니다. 경복궁 촉각 그림 관광 카드는 3D 프린트를 활용하여 경복궁의 모습을 손으로 볼 수 있게 한 경복궁 해설 콘텐츠예요. 여기에 점자와 묵자1)로 표기한 설명을 더해 실제 모습에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답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관광 카드는 경복궁의 전체 배치를 느낄 수 있는 안내도, 어도와 품계석이 표현된 근정전, 주변 건물들과 연계성을 표시한 경회루와 향원정, 광화문 앞에서 궁궐을 지키고 있는 해치 등이 담겨있어요. ‘경복궁 점·묵자 촉각 그림 관광 카드’는 2022년 올해부터 경복궁 정보센터에 비치하여 경복궁을 방문하는 시각장애인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점자도서관에도 배포됩니다. 이러한 촉각 그림 카드는 단순 설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더라도 건축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게끔 하는 가능성 말이죠. 시각장애인이 눈이 아닌 손으로 더욱 다양한 건축양식들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다면, 훗날 우리는 보다 색다른 세상을 조우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1) 점자와 묵자 : 점자는 지면에 점을 돌기처럼 튀어나오게 해 일정한 방식으로 조합한 문자 체계를 뜻해요.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만져서 읽고 쓸 수 있게끔 한 것이죠. 반면 묵자는 점자가 아닌, 한글로 된 글자들을 뜻한답니다.

 

💬Editor’s Comment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문화예술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오늘 소개한 콘텐츠 말고도 많을 거예요. 그리고 그것을 발굴하는 것은 비장애인의 몫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등장해 더욱 많은 이들이 장벽 없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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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5-30

키워드

#문화일반 #배리어프리 #장애인 #BTS #점자 #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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