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우주에서 열렸던 그 공연, 메타버스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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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대의 삶을 사는 우리를 두 부류로 나눈다면,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메타버스에 아바타를 가지고 있는가, 아닌가. 이렇게 나뉠 것 같습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공간을 의미해요. 이전의 가상현실과의 차이점은, 메타버스는 단순히 ‘소셜활동’만을 주목적으로 한다는 것인데요. ‘socialization’을 향한 갈망이 가상현실이라는 포맷을 만나 새롭고 강력한 트렌드로 떠올랐어요. 공연계에도 메타버스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한 장소에 모이기 어려운 현재의 상황이라지만, 가상현실 공연이라니. 갸우뚱하시는 분들 계시죠? 메타버스 콘서트, 과연 어땠을까요?

 

메타버스 요즘 핫하네 … 아직 감이 잘 안잡히는데? 

아바타로 살아가는 메타버스 © Decentraland

  메타버스는 가상현실이라는 말 그대로, 현실을 온라인에 옮겨 놓았습니다. 메타버스에서는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로 사람들을 만나고, 쇼핑을 하고, 여행을 하며, 출퇴근도 합니다. 아바타가 가상의 공간에서 진짜 살아가는 셈이죠. 코로나로 외부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이러한 공간이 주목받게 되었고, 제페토(zepeto), 로블록스(roblox),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등의 메타버스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어요. 사람들이 만든 아바타가 모여 마켓이 형성되면서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메타버스 안에 매장을 열었고, 부동산 거래가 이루어졌고, 다양한 회사들이 메타버스에 생겨났는데요. 공연계에서는 ‘그럼, 콘서트를 메타버스에서 여는 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었어요.

 

제페토에 입점한 구찌 @gucci ©Fujiko-Pro

 

메타버스에서 콘서트를..? 잘 됐을까?

  이 아이디어는 곧 현실화 되었습니다. 2020년 4월 미국의 래퍼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이 새 앨범 ‘astro nomical’의 콘서트를 포트나이트(Fortnite)라는 게임 안에서 개최했어요. 외부 콘서트가 줄줄이 무산되자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온라인 게임 공간을 콘서트장으로 활용한 것이죠. 가상의 공간에서 거대해진 스캇은 화려한 판타지 세계를 활보하고 마법을 부렸습니다. 그는 화염에 휩싸이는가 싶더니 물 속으로 들어가질 않나, 그 다음엔 우주로 날아가기도 했어요. 온 세상이 그의 뜻대로, 자유자재로 변화했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특수효과를 연출하며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했고, 아바타로 입장한 관객들은 마음껏 뛰고 춤추며 날아다녔어요. 가상공간에서의 현란한 연출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었습니다.

 

트래비스 스캇 콘서트 포스터 ⓒ Epicgames, 포트나이트

 

  메타버스에서의 트래비스 스캇의 콘서트, 그 모험의 결과는 성공적이었을까요? 동시 접속자 1230만명, 5회에 걸친 공연의 총 관객은 2770만명. 일반적인 콘서트로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수치인데요. 이렇게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공연을 기점으로 메타버스 공연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고조되기 시작했어요.

  이후로 여러 가수들의 이와 같은 시도가 발 빠르게 이뤄졌습니다. 같은 해 9월,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안무버전 뮤직비디오가 포트나이트에서 최초로 공개되며 1200만명이 접속했어요. 11월엔 로블록스에서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가 콘서트를 개최했는데요. 4회 공연 동안 무려 3300만 관객 동원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고요. 2021년 8월에는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의 리프트 투어(Rift Tour) 콘서트가 5회 진행되었어요. 그의 공연은 무대라는 공간 구조물을 벗이나 무한대의 공간 스케일을 보여주었는데요. 공연은 우주를 배경으로 시작되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판타지 공간을 선사했죠.

 

방탄소년단의 안무 뮤직비디오를 최초 공개한  포트나이트 Ⓒ포트나이트
아리아나 그란데의 포트나이트 리프트 투어 Ⓒ조선닷컴


  메타버스는 공연 연출의 한계를 부수고 무한한 표현을 가능하게 하고 있어요. 엄청난 수의 관객을 동시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연에 따른 상업적 파급효과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방대한 피드백을 기대할 수도 있죠. 공연을 위한 물리적, 인적 요소의 절약도 장점이 될 수 있겠고요. 또한, 메타버스는 평등한 문화향유 기회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요. 높은 비용과 한정된 관객 수,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공연문화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분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면대면의 공연이 만들어내는 그 특별한 공기는 느낄 수 없겠지요. 이것만은 기존 공연의 것으로 남겨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메타버스와 함께

  메타버스는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공연계의 대안을 넘어, 미래의 공연 형태를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 현장 공연은 앞으로 사라지고 말까요? 그만의 가치가 있으니 사라지진 않을 테지만, 지금과 같은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긴 어려울 거예요. 시장규모가 더 큰 메타버스 콘서트를 메인으로 삼고, 현장 공연을 특별한 이벤트쯤으로 여기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메타버스 콘서트가 계속 되리라는 건 확신의 단계에 접어든 듯합니다. 자, 그럼 메타버스 콘서트의 다음 타자는 누가 될까요? 메타버스에 레이디 가가가 빠질 순 없을 것 같은데요. 그녀의 팬이시라면, 함께 기대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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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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