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랑스 뮤지컬의 매력에 흠뻑 빠질 <노트르담 드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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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포스터, 출처: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작가이자 화가, 사상가였던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의 작품들 중에는 유독 뮤지컬 명작으로 재탄생한 소설이 많아요.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레미제라블(Les Misérables)>을 비롯하여 프랑스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노트르담 드 파리(Notre-Dame de Paris)>, 그리고 지난 2018년 초연된 한국의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L'homme Qui Rit)> 등이 있죠. 이 중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프랑스 오리지널 공연으로 국내 관객들을 찾아와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뮤지컬과는 구별되는 프랑스 뮤지컬만의 매력의 결정판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순간의 영감이 대작을 만들다, ANArKH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됐어요. 여기서 빅토르 위고가 소설을 창작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하지 않고 넘어갈 순 없겠죠? 소설이 출판되었던 1831년은 ‘프랑스 혁명’(1789~1794)을 거쳐 ‘7월 혁명’(1830)이 막 지난 어수선한 시기였는데요. 자유와 평등, 박애를 중요하게 여겼던 위고는 어느 날 노트르담 대성당을 둘러보다가 벽면에 새겨진 ‘ANArKH(아나키아)’란 단어를 발견해요. 그리스어로 ‘숙명’이란 의미를 가진 이 단어를 본 위고는 ‘도대체 어떤 고통을 겪은 한 영혼이 이런 글자를 새겼을까?’ 고민하게 되죠. 그 고민으로 탄생하게 된 작품이 사회의 가장 낮은 곳으로 내몰린 사람들의 비극을 담은 <노트르담 드 파리>랍니다.

 

🤔과연 그 대작의 내용은?

  1482년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앞 광장에는 부랑자들이 모여 살고 있었어요. 그중 한눈에 띄는 여인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에스메랄다! 그를 본 대성당의 주교인 프롤로와 근위대장인 페뷔스, 종지기 콰지모도는 모두 그에게 한눈에 반하고 맙니다. 세 남자가 에스메랄다를 사랑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랐어요. 먼저 프롤로는 에스메랄다가 길에서 춤추는 모습을 보고 반해 욕정의 노예가 돼요. 그는 참다못해 콰지모도에게 에스메랄다를 납치하라고 명령하죠.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를 납치하려는 순간! 페뷔스가 등장하는 바람에 납치는 물거품이 되고, 콰지모도는 체포돼서 바퀴 형틀에 갇히게 돼요.

  하지만 콰지모도가 바퀴 형틀에 묶여 물을 찾을 때 유일하게 물을 건네준 사람이 바로 에스메랄다였죠. 콰지모도는 에스메랄다의 친절에 감동하여 그에게 푹 빠져버립니다. 콰지모도로부터 에스메랄다를 구해준 페뷔스는 바람둥이였어요. 페뷔스에게는 플뢰르 드 리스라는 약혼녀가 있었는데요. 그는 에스메랄다를 구할 때 첫눈에 반해버렸고,  에스메랄다도 자신을 구해준 페뷔스를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둘이 첫날밤을 약속한 날, 질투를 이기지 못한 프롤로가 페뷔스를 칼로 찌르고 페뷔스는 에스메랄다가 자신을 살해하려 했다고 오해하게 돼요. 에스메랄다는 누명을 쓰고 체포되어 교수형에 처할 위기에 놓이는데요.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프랑스 뮤지컬의 매력을 알아보자!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사진, 출처: 마스트엔터테인먼트

🔔 배우와 댄서의 역할이 달라
  <노트르담 드 파리>를 더 잘 이해하려면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도 짚고 넘어가야 해요. 프랑스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첫 번째는 배우와 댄서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는 거예요.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은 모든 등장인물이 춤과 노래를 함께 소화해내요. 반면 프랑스 뮤지컬의 배우들은 대부분 노래만 부르고 활동 반경 역시 좁아요. 댄서들은 무대 위에서 안무로 존재감을 드러내죠.

 특히 <노트르담 드 파리>는 발레와 현대무용, 아크로바틱이 혼합된 다양한 예술적 안무로 호평을 받았어요. 대표적인 안무는 에스메랄다의 약혼녀 사이에서 고민하는 페뷔스의 ‘괴롭다’(Déchiré)라는 넘버에서 드러나죠. 장막 뒤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무용수들은 페뷔스의 고뇌를 표현하는 역동적인 안무를 보여줘요. 또한 ‘성당의 종들(Les Cloches)'에서 공중에 매달린 종 위에서 춤추는 아크로바틱을 선보이기도 해요. 수도사들의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100kg이 넘는 종 안에 거꾸로 매달리는 등 놀라운 안무를 소화해요.

 

🤹‍♀다양한 장소로 변모하는 마법 같은 무대
  프랑스 뮤지컬의 또 다른 특징은 예술적인 무대예요. 브로드웨이의 작품들은 디테일하고 사실적인 무대를 보여주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의 무대를 가득 채우는 것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상징하는 길이 20m, 높이 10m의 벽면뿐이죠. 이 세트는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에게 제공하는 따뜻한 쉼터가 되기도 하고, 철장 감옥의 벽이 되기도 해요. 여기에 반투명한 장막, 몇 개의 돌기둥, 철제 구조물 등 적은 요소들을 통해 무대는 성당에서 파리의 밤거리가 되고 감옥으로 변모하기도 하죠.

 이러한 구조물은 배우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역할도 해요. 신부 프롤로가 자신의 끓어오르는 욕정으로 괴로워하는 넘버 ‘파멸의 길로 나를 (Tu vas me détruire)'에서 프롤로를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돌기둥이 서서히 거리를 좁혀 가며 파멸에 대한 그의 두려움을 나타내요. 더불어 콰지모도는 감옥에 갇힌 에스메랄다를 그리워하며 석상 기둥에 올라서서 ‘새장 속에 갇힌 새(Les iseaux Qu'on Met En Cage)'를 불러요. 이때 기둥은 노트르담 성당의 상징물이자 콰지모도의 또 다른 자아를 드러내죠. 이처럼 노트르담은 음악과 조명, 무용과 연기로 서사를 전달하는 단순한 미장센을 갖고 있어요.

 

📜시 같은 가사에 반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에 매료되고
  프랑스 뮤지컬의 세 번째 특징은 대부분의 작품이 대사 대신 노래로 구성되어 있다는 거예요. <노트르담 드 파리>는 총 54곡의 노래로 구성된 송스루(Song Through) 형식으로 각각의 노래들은 서사를 종합적으로 담아냈어요. 그러한 매력을 극대화하는 것은 리카르도 코시안테(Riccardo Cocciante)의 음악이에요. 특히 에스메랄다에게 프롤로, 페뷔스, 콰지모도가 애절한 사랑을 고백하는 ‘아름답다(Belle)'는 프랑스 차트 44주간 1위에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에스메랄다가 부르는 ’살리라(Vivre)'는 셀린 디온이 ‘Live for the one I love'의 제목으로 번안해 불러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졌죠.

👉송스루(Song Through)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뮤지컬이에요. 

 

🇫🇷프렌치 오리지널 캐스트가 온다!

프랑스 초연 무대에 섰던 다니엘 라부아, 출처: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이번 공연에서는 1998년 프랑스 초연 무대에 올랐던 다니엘 라부아(Daniel Lavoie)가 프롤로 역을 맡았어요. 에스메랄다에게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는 콰지모도 역은 2015년에 진행한 내한 공연에서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안젤로 델 베키오(Angelo Del Vecchio)가 맡았고, 음유시인 그랭구와르 역은 한국 관객들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리샤르 샤레스트(Richard Charest)가 담당해요. 프롤로와 페뷔스, 콰지모도로부터 사랑을 받는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역은 2016년부터 <노트르담 드 파리> 투어 공연을 진행한 엘하이다 다니(Elhaida Dani)가 맡아 작품에 무게를 더할 예정이에요.

 

 

💬 Editor’s Comment
  <노트르담 드 파리>의 매력은 고전에 대한 현대적인 각색이 버무려진 뛰어난 연출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다르게 바라볼 부분도 있지요. 프롤로, 페뷔스,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에게 품은 마음은 정말 사랑일까요? 그들이 에스메랄다를 유희 거리로만 보는지, 진정한 애정을 품고 바라보는지 사유하며 작품을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래도 아름다운 넘버와 화려한 장면들이 어우러진 이 뮤지컬, 프랑스 뮤지컬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정석적인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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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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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 #빅토르위고 #내한공연 #프랑스뮤지컬 #송스루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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