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전시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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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성큼 다가왔어요. 모두 추석 연휴 계획 세우셨나요?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분들도 있으실 거고, 집에 머무르시는 분도, 문화생활을 계획하고 있는 분도 있으실 거라 생각돼요. 5일간의 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아직 고민 중인 분들을 위해 추석 연휴를 문화예술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전시 4가지를 소개할게요.
1 빛나는 여름을 눈으로 담는, 앨리스 달튼 브라운 전✨

푸른 바다 물결 위 눈부시게 빛나는 윤슬, 살랑거리는 커튼 사이로 불어오는 미풍이 피부로 느껴질 것 같은데요. 평온하고도 아름다운 찰나를 포착한 사진 같은, 하지만 사진이라기에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작품. 바로 앨리스 달튼 브라운(Alice Dalton Brown, 1939~)의 그림이에요. 어디서 많이 본 작품들 같다고요? 앨리스 달튼의 아트 프린트는 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해서 그 존재감을 각인시켰어요. 그것도 <미스티(2018)>, <부부의 세계(2020)>, <비밀의 숲(2020)> 같은 인기 드라마 속에서요.

앨리스 달튼 브라운은 사진으로 착각할 법한 리얼리즘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의 작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뉴욕 공립 도서관 등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죠. 이번 전시는 작가의 해외 최초, 최대 규모 회고전이에요. 전시를 기획한 마이아트뮤지엄의 커미션(작업비를 주고 주문)으로 제작한 신작 3점을 포함하여, 2-3미터 크기의 대형 유화 및 파스텔화 등 작가의 지난 50년간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 80여 점을 만날 수 있어요.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1부. 빛과 그림자에서는 1976~78년까지 제작된 그의 초기작을 만날 수 있어요. 후기 인상주의 화풍과 추상 표현주의 등 다양한 시도의 흔적을 찾을 수 있죠. 2부. 집으로의 초대는 1979년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그가 집중 탐구했던 주택을 다룬 작품들이에요. 3부. 여름 바람에서는 그가 2000년대부터 그려온 대표작 '여름 바람' 시리즈를 선보여요. 물의 한가운데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커튼과 반짝이는 윤슬은 보는 이에게 황홀함을 선사하죠. 4부. 이탈리아의 정취에서는 2015년부터 화가가 작업한 이탈리아 시리즈와 이에 영감을 준 과거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앨리스 달튼 브라운, 빛이 머무는 자리]
- 전시기간 : 2021.07.24-10.24(추석 당일 휴관)
- 관람시간 : 월-일 10:00-20:00(입장마감 19:00)
- 장소 : 마이아트뮤지엄(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18 섬유센터빌딩 B1층)
- 관람료 : 성인 18,000원, 청소년(8~19세) 12,000원, 어린이(3~7세) 10,000원
- 예매 :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1005572
2 가을 덕수궁을 산책하며 그리는 상상의 정원🦌

덕수궁을 천천히 거닐며 정원 곳곳에서 현대 미술 작품을 즐겨보세요.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덕수궁 프로젝트 2021: 상상의 정원>을 준비했어요. 이번 전시는 정원을 매개로 덕수궁의 역사를 돌아보고, 정원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는데요. ‘상상의 정원’은 조선 후기의 의원(意園) 문화에서 가져온 프로젝트명이에요. 18-19세기 조선 문인들은 경제적 형편에 제한 없이 마음껏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상상의 정원을 글과 그림을 통해 향유했다고 해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조각가, 미디어아트 작가, 조경가, 애니메이터, 식물학자 등 작가 9팀은 지난 수 개월간 덕수궁을 답사하며 정원과 식물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 10점을 선보여요. 정원의 역사와 사상을 생각해 보며 열린 정원을 만들어냈죠.

즉조당과 준명당 앞 정원 한가운데 서있는 사슴의 뿔 위로 무성하게 뻗어있는 나뭇가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김명범 작가의 작품 <ONE>은 십장생의 하나인 사슴을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하여 세 개의 괴석 옆에 두어 선계를 연출했어요. 신비롭게 합체된 사슴의 모습은 생경하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주죠. 식물학자 겸 식물세밀화가 신혜우는 덕수궁에서 자라는 160여 종의 식물을 관찰하며, ‘대한제국 황실 전속 식물학자’를 상상 속에서 그려냈어요. 함녕전 행각에 전시된 <면면상처: 식물학자의 시선>은 그런 상상을 바탕으로 덕수궁에서 채집한 식물을 그림과 글 등으로 풀어낸 작품이에요. 밴드 ‘잠비나이’의 멤버 김보미, 심은용은 윤석남, 김명범, 김아연 작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신곡을 제작했어요. 작가의 작품 앞에 놓인 QR코드를 태그하면 전곡을 감상할 수 있으니, 음악과 함께 고궁을 거닐어보세요. 이번 전시는 자연을 즐기도록 조성되어, 작품 설명 순서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정원을 산책하듯 여유로이 덕수궁을 거닐며 자유롭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요.
[덕수궁 프로젝트 2021: 상상의 정원]
- 전시기간 : 2021.09.10-11.28
- 관람시간 : 화-일 9:00-21:00(입장마감 20:00, 월요일 휴관)
- 장소 : 덕수궁 정원 및 전각(서울 중구 세종대로 99 덕수궁)
- 관람료 : 무료(덕수궁 입장료 별도 *한복 착용 시 무료관람)
3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 가옥, 딜쿠샤🏡

3․1운동, 독립선언서, 제암리 학살사건, 고종의 국장 등을 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1875~1948)가 살던 서울 종로구 행촌동 가옥 ‘딜쿠샤’가 올해 3.1절을 맞아 첫 개방되었는데요. 페르시아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을 담은 딜쿠샤는 일제강점기 당시 국내 서양식 주택의 건축기법과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예요. 1층과 2층의 거실에서는 고려청자, 모자이크 램프, 열폭의 큰 병풍 등, 당시의 테일러 부부가 생활하던 거실을 재현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각 전시실에서는 테일러 가족의 1920년대 생활 모습과 테일러의 언론활동, 딜쿠샤의 건축적 특징, 복원 과정 등을 관람할 수 있어요.

서울역사박물관은 이번 추석 연휴에 맞춰 9월 18일 토요일부터 회차 별 온라인 사전 예약 관람 인원을 10명에서 20명으로 확대했어요. 온라인 취약 계층을 위해 현장 접수 인원도 회차별 5명까지 입장 가능하도록 했죠. 지난 8월 24일부터 딜쿠샤 출입 계단을 복원 후 개방하였는데요. 기존에는 서대문역 방향에서만 관람이 가능했지만, 이제 독립문역과 사직로 방향에서도 딜쿠샤 출입이 가능해져 방문이 한결 편리해졌어요.
[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 딜쿠샤]
- 관람시간 : 10:00-17:30(월요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 장소 : 딜쿠샤(서울 종로구 사직로2길 17 딜쿠샤)
- 예매 : https://yeyak.seoul.go.kr/web/main.do
4 힐링이 필요하다면, 미술관 속 ‘정원 만들기’🥦

사람 키보다 큰 배추와 당근, 파프리카 그리고 벌떡 일어나는 아스파라거스라니. 마치 거인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드는데요. 이곳은 최정화 작가의 작품 <너 없는 나도, 나 없는 너도>가 전시되고 있는 <정원 만들기 GARDENING> 전시장이에요. 이번 전시는 정원을 통해서 헌신과 돌봄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확인하고, 모두가 자기만의 한 평 정원을 만드는 꿈을 꾸도록 독려하는 전시예요. 전시에서는 체코의 대문호 카렐 차페크(Karel Capek, 1890-1938), 영국의 영화감독이자 설치 미술가인 데릭 저먼(Derek Jarman, 1942-1994) 등 자신의 정원을 가꾸는 행위로부터 사색과 영감을 얻어 작품으로 표현한 예술가들이 소개돼요.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 그래픽 디자이너 박연주, 박미나 작가 등이 참여하여 그들이 생각하는 정원을 표현하고요. 제주 출신 정원가 김봉찬 소장, 한국 조경의 선구자로 불리는 정영선 소장이 각각 예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전시의 외부 공간을 맡았어요.

전시장 루프탑에서는 ‘정원 성향 테스트’에 참여할 수도 있어요. 9가지 정원 유형 중에서 나에게 가장 적합한 정원을 제안해주는 테스트인데요. ‘나는 식물을 잘 못 기른다’, ‘집에 채광이 좋고 통풍이 잘 되는 공간이 있다’와 같은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나에게 맞는 가드닝(gardening) 유형을 알려줘요. 내가 얼마나 정원과 가까운지 유형을 알아보는 것도 재밌을 거예요.
이번 전시는 회현역 인근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피크닉(Piknic)’에서 진행돼요. 초기에는 일본의 뮤지션 류이치 사카모토(1952~), 영국의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1959~) 등 인물 위주의 전시를 선보여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작년부터는 ‘명상’ 그리고 올해는 ‘정원 만들기’라는 주제로 단지 눈으로 보는 전시가 아니라 촉각, 청각, 미각 등 다양한 감각을 깨우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어요.
[정원 만들기 GARDENING]
- 전시기간 : 2021.04.24-10.24
- 관람시간 : 화-일 10:00-18:00(입장마감 17:15, 월요일 휴관, 추석 당일 휴관)
- 장소 : 피크닉 piknic(서울 중구 퇴계로6가길 30)
- 관람료 : 일반 18,000원, 어린이 13,000원
- 예매 :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503553
💬 Editor’s Comment
고궁을 거닐며 여유와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전시부터 일제 강점기 시절 당시 서울에 머물던 외국인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는 전시까지. 다양한 전시를 소개해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올 추석에는 맛있는 음식도 많이 드시고, 문화 예술로 마음도 풍요로워 지는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즐겁고 안전한 추석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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