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매력 하나 추가요! 뮤지컬 리허설
- 2,649
- 0
- 글주소
여러분은 어떤 이유로 뮤지컬을 좋아하세요? 많은 분들의 대답에서, 노래와 춤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노래와 춤을 뺀다면? 뮤지컬이 아니죠. 물론, 흥미로운 스토리나 배우의 연기도 한몫할 것이고요. 결국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니까요. 무대를 직접 관람했을 때의 생동감이요? 두말할 필요도 없죠. 아, 또한 무대장치나 무대를 수놓는 조명이 환상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 거예요. 맞아요. 공연이 시작된 후의 무대는 마치 마법처럼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잖아요. 뮤지컬은 아무리 봐도 매력투성이인 것 같아요. 그런데, 뮤지컬이 이렇게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기까지, 정말 다양한 리허설을 거친 다는 사실도 알고 계신가요?
우리는 흔히 행사, 연극, 공연 등을 하기 전에 실제처럼 연습해보는 모든 행위를 ‘리허설(rehearsal)’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말로는 ‘예행연습’이라고도 하죠. 이 말은 원래 ‘다시 한번 더 하다’라는 뜻의 고전 프랑스어 ‘rehercier’에서 유래되었는데요. 초반에는 ‘했던 말을 반복하다’라는 의미로만 사용하다가, 연극이 활성화되면서부터는 ‘연극을 연습하다’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어요. 이후 뮤지컬에도 그 의미가 전달된 것이죠. 자, 그럼 뮤지컬을 연습하는 과정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음악 중심으로, 시츠프로브

‘시츠프로브(Sitzprobe).’ 여러분께 굉장히 낯선 단어일 것 같아요. 시츠프로브는 독일어로 ‘앉아서 하는 리허설’을 뜻하는데요. 주로 뮤지컬과 오페라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공연이 정식으로 개막하기 전 배우와 오케스트라가 모여 합을 맞춰보는 연습이에요. 피아노 반주로만 연습을 해오던 가수들은, 이 단계에서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도 합을 맞춰보게 되는데요. 오로지 노래와 연주에만 초점을 맞추는 연습이기 때문에, 무대 연출이나 기술 없이 음악감독의 지시에 따라 진행된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시츠프로브 영상을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공연 오픈 전후, 시츠프로브를 공개하며 작품을 홍보하기도 한답니다.
기술 중심으로, 테크 리허설

기술파트의 연습은 통틀어 ‘테크 리허설’이라고 부릅니다. 테크 리허설에는 크게 3개의 종류가 있습니다. 먼저, ‘페이퍼 테크 리허설’입니다. 이 리허설에서는 배우를 제외한 키스텝, 즉 연출가, 무대감독, 조명감독, 음향감독과 조연출이 참여해 공연의 기술적 측면을 총점검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서로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울 수 있는데요. 그래서 ‘*큐사인’이 존재합니다. 각 분야의 감독들은 무대감독에게 언제, 어떻게 큐사인을 전할지 설명하고, 이 모든 약속을 상세하게 기록한 일정표 ‘큐시트(Cue Sheet)’를 넘겨주며 합의된 신호를 완성합니다.
*큐사인(Cue Sign) : 무엇을 시작하라는 신호를 주는 것
이렇게 서로 간의 약속이 합의되기에 이르면, 극장으로 이동해 ‘드라이 테크 리허설’을 진행합니다. 이 단계에서도 역시 배우는 없고, 대신 연출가와 전 스태프가 참여해 전체 공연 순서에 맞춰 기술적인 부분을 점검합니다. 무대감독은 장면 전환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큐사인을 줄 시점을 체크하고요. 연출가는 공연 진행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안전성’ 체크도 이뤄지는데요. 배우들이 마음 놓고 무대에 설 수 있으려면, 기술적으로 안전한지 여부가 반드시 확인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드라이 테크 리허설 다음으론 ‘테크 리허설’을 진행하는데요. 내용은 이전과 거의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배우까지 참여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테크 리허설에서는 전체 공연 흐름의 기술적인 부분을 체크합니다.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는 것은 아니고, 배우들의 등·퇴장과 무대 전환을 위주로 연습하죠. 이때 배우들은 조명 체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어두운 계열의 의상을 입고 참여한다고 해요. 오케스트라가 있는 공연이라면, 오케스트라 단원도 이 과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배우 중심으로, 드레스 리허설
음악과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리허설은 끝났습니다. 이제 무대의 꽃인 배우를 중심으로 한 리허설이 진행되는데요. ‘부분 드레스 리허설'부터 시작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배우를 중심으로 장면별 연습이 진행되는데요. 연습 도중 필요하다면, 음향·조명·소품 등의 파트까지 되돌려서 반복적으로 연습하기도 합니다. 또, 장면 전환이 이뤄지는 부분에서 의상 체인징에 책정한 시간이 적절한지, 동선이 꼬이는 곳은 없는지를 파악하기 때문에 큐시트가 약간씩 수정되기도 하죠.
이 과정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최종 드레스 리허설’을 진행합니다. 실제 공연처럼 모든 것을 갖추고 리허설을 진행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때, 공연 직후 있을 ‘커튼콜’에 대한 큐사인도 확정하는데요. 즉흥적인 줄로만 알았던 ‘커튼콜’에도 사실은, 약속된 사인이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무대감독이 하우스 매니저와 관객 입장, 공연 시작 시간을 협의하면, ‘최종 드레스 리허설’도 마무리가 됩니다. 이제 막을 올리고 본 공연을 시작하는 일만 남았네요.
뮤지컬은 여러 장르가 섞인 복합 예술인만큼, 이름도, 종류도 다양한 리허설을 거칩니다. 우리에겐 무대 뒤 비하인드의 모습이 늘 더 궁금하고 재밌게 느껴지죠. 요즘은 일부러 리허설 장면을 홍보용으로 공개하는 경우가 많으니 유튜브에서 검색해보신다면, 색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아직 미완성인 리허설의 모습이지만, 이렇게 다양한 리허설을 거치며 무대 위 관객 앞에 섰을 때, 뮤지컬 본연의 매력을 완성도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겠죠. 각기 다른 부분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뮤지컬 리허설. 여기, 뮤지컬의 매력 하나 추가요!
지금 로그인하시면
하루예술의 모든 콘텐츠 열람이 가능해집니다!
이야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