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이건희 회장의 보물섬 공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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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삼성가(家)가 (故) 이건희(1942~2020) 회장 별세 후, 그가 소장했던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죠. 당시 작품들은 교과서로만 만나던 보물급 명품으로 총 2만 3천여 점, 그 가치는 10조 원을 육박한다고 전해졌는데요. 그 후 유족들의 뜻에 따라, 전국의 박물관과 미술관에 기증되었어요.

  지난 7월 21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기증받은 ‘이건희 컬렉션’을 동시에 공개했어요. 지방 미술관에서도 기증된 소수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와 달리, 이번 전시는 ‘이건희 컬렉션’ 중 정말 귀하다는 대표 작품만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라서 더욱 주목받고 있어요. 국립중앙박물관은 9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 3월 13일까지 특별전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수준 높은 예술품을 국민과 함께 향유하고자 한 기증자의 뜻을 기리고자 특별히 마련한 자리인 만큼, 우리도 빠질 수 없겠죠?

 

👏화제의 중심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시작

  ‘이건희 컬렉션’이라 불리는 그의 작품은 지난 4월 유족의 뜻에 따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 2만 1,600점, 국립현대미술관에 1,488점, 광주시립미술관에 30점, 전남도립미술관에 21점, 대구미술관에 21점, 강원도 양구 박수근미술관에 18점, 제주 이중섭미술관에 12점이 기증되었어요.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라,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는데요. 최근 기증을 받은 각 지역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전시하는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어요.

  국립중앙박물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으로 77점을,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한국미술 명작>으로 58점을 선보이고 있어요. 이 두 전시는 ‘이건희컬렉션’ 중 기록은 있지만, 실물로 보기 힘들었던 대표작을 엄선해서 선보이는 특별전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요. 게다가 모든 전시는 국민과 함께 향유하겠다는 기증자의 뜻을 살려 무려 무료로 진행돼요.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한 관람 인원 제한과 높은 화제성으로 인해 사전예약을 통해서만 관람이 가능해요. 1차 사전 예약에서 이미 이달 치 티켓이 전부 소진되었다고 하니, 그 인기가 백신 접종 예약만큼이나 치열하군요!

 

🎨<이건희 컬렉션> 작품들을 살펴볼까?

  미술계 관계자들은 “‘이건희 컬렉션’에 이건희 회장의 민족문화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 인류애와 같은 철학이 담겨있다”라고 입을 모았는데요. 이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어느 하나에 집중되지 않고 우리나라 시대의 흐름 속 그림과 공예품, 경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고르게 수집했기 때문이에요.

 

겸재정선 <인왕제색도>

  국립중앙박물관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은 기증받은 2만 1,693점 중 각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 77점(45건)을 시대별로 선별해서 공개했어요.  45건 중 국보가 12건, 보물이 16건이나 될 만큼 귀한 작품들인데요. 선사시대 유물 <청동방울>부터 삼국시대 금동불인 <일광삼존상(一光三尊佛像, 국보 제134호)>, 유일하게 실존하는 고려 시대의 <천수관음보살도(千手觀音菩薩圖, 보물 제2015호)>, 그리고 한글 창제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조선 초기 서적 <석보상절(釋譜詳節) 권11>, <월인석보(月印釋譜) 권 11·12> , <월인석보(月印釋譜) 권 17·18> 등 한반도 전 시대에 걸친 국보급, 보물급 역사 작품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죠. 또한 평소 이건희 회장이 애정했던 정선(1676∼1759)의 최고 걸작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국보 제216호)>와 김홍도(1757~1806)의 <추성부도(秋聲賦圖)>도 실물로 만나볼 수 있어요.

이중섭 <흰소>, 출처: 한겨레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한국미술명작’은 기증받은 1,488점 중 걸작 58점을 선보여요. 기증된 작품을 살펴보면,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은 1,369점(작가 238명)이고, 해외 작품은 119점(작가 9명)이에요. 국내 작가의 작품 수가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죠. 그중, 이번 전시에 선보일 작품들은 김환기(1913~1974), 박수근(1914~1965), 이중섭(1916~1956) 등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이에요. 특히 가로 567㎝를 자랑하는 김환기의 가장 큰 유화 작품 <여인들과 항아리(1950)>와 초대형 전면점화 작품 <산울림 19-II-73307(1973)>, 교과서로만 보았던 이중섭의 <황소(1950)>와 <흰 소(1950)>도 전시되어요. 이 밖에도 박수근(1914∼1965)의 <절구질하는 여인 (1954)>, 근대 초기 대표 여성화가 백남순(1904~1994)의 <낙원(1936)>, 대한제국 시절 서화(書畵)계 최고 대가였던 안중식(1861~1919)의 수제자인 이상범(1897~1972)의 <무릉도원(1922)> 등 혼란한 시대를 지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작가들의 세계와 숨겨져 있던 작품들이 공개되어 이목을 끌고 있죠.  

 

🚌전국 팔도를 유랑하는 투어족!

  최근 대구미술관이 ‘이건희 컬렉션’을 소개하는 특별전 인터넷 예매 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관람객의 18%가 타지에서 온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렇게 ‘이건희 컬렉션’이 전국의 미술관에 기증되면서, 이를 보기 위해 전국을 누비는 투어족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럼 어느 지역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만날 수 있는지 알아볼까요?

👉강원도 양구에 있는 박수근미술관은 지난 5월부터 <한가한 봄날, 고향으로 돌아온 아기 업은 소녀> 전시를 오픈했어요. 기증받은 박수근의 작품 18점을 소개하는 자리인데요. 전시 시작 후 약 두 달간, 전국 각지에서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은 9,000명이나 된다고 해요! 덕분에 지역 상권이 살고 생기가 돌자, 주민들은 마을 이름을 ‘박수근 마을리’로 바꾸고 예술 특화 지역으로 변신할 계획을 준비하고 있어요.

👉대구미술관은 지난 6월 29일부터 특별전 <웰컴 홈: 향연 饗宴>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이인성(1912~1950), 서동진(1900~1970), 서진달(1908~1947), 변종하(1926~2000), 유영국(1916~2002) 작가의 작품 총 21점을 만날 수 있어요. 이번 전시는 개막 2주 만에 관람객 1만 777명(사전예약 1만 2,554명)이 입장하는 등 뜨거운 관심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요. 특히 이제는 ‘미술계 셀럽’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방탄소년단 멤버 RM이 해당 전시에 다녀간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전시의 인기는 치솟고 있는데요. RM이 인증샷을 찍은 곳은 일명 ‘알엠존(RM ZONE)’으로 불리며 인증샷 명소로 주목받고 있어요.

👉광주시립미술관도 6월 29일부터 전라남도 출신 화가 김환기(1913~1974), 오지호(1905~1982)와 이응로(1904~1989), 이중섭(1916~1956), 임직순(1921~1996)의 작품 30점을 선보이고 있어요. 이번 전시 <아름다운 유산_이건희 컬렉션 “그림으로 만난 인연”>은 8월 1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에요.

 

🧩한국 미술사의 퍼즐을 완성!

  과거 국립현대미술관에 이중섭, 박수근 등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근대 컬렉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어요. 그러나 이번 ‘이건희 컬렉션’을 통해, 한국 미술계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역사의 조각을 채우게 되었죠. 덕분에 국가 박물관과 미술관의 컬렉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문화의 질적 가치도 올라갔다고 평가받고 있어요.

  이번 기증은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후 기증된 문화재의 약 60%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예요. 국립현대미술관도 ‘이건희 컬렉션’ 덕분에 소장품 1만 점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죠. 미술계는 이 두 기관의 1년 작품 구입 예산을 합쳤을 때 80억 정도이기에, 이번 기증 작품들을 국가가 구매한다고 하면 300년이나 걸리는 엄청난 규모라며, 다시 한번 ‘이건희 컬렉션’의 기증을 높이 샀어요.

 

💘유명했던 이건희 회장의 한국 예술 사랑 

  이건희 회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은 예전부터 유명했어요. 특히,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 예술을 위해 뜻 깊은 선행을 펼쳐왔는데요. 한국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영국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Victoria Albert Museum),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Metropolitan Mu-seum of Art), 프랑스 기메박물관(Musé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Guimet)에 한국관 설치를 지원했어요. 그리고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1936~), 피아니스트 백건우(1946~) 한국 예술인들의 세계 무대에서의 성장을 위한 활동을 후원했죠. 더불어 일본 오쿠라 호텔 뒷마당에 있던 조선왕조의 자선당(왕세자의 공부방) 기단을 구입해 정부에 기증하는 등 우리 역사를 위한 활동을 해왔어요.

  그는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식 당시 “비록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갈지라도 이는 인류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전했어요. 이러한 이건희 회장의 한국 문화예술의 보존과 세계화에 대한 노력을 기리고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추후 세계 각지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순회하며,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에요. 이건희 회장도 하늘에서 보며 흐뭇한 미소를 띠고 계시겠죠?

 

👣한반도를 들썩인 이건희 미술관의 행보

  이렇게 엄청난 문화재와 미술품의 기증은 ‘이건희 미술관’ 건립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어요. 그러자 이건희 회장의 고향인 대구를 포함해 전국 40여 개의 지자체에서 ‘이건희 미술관’을 모시고 싶어 했죠. 그러나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건희 미술관’의 건립 최종 후보지를 서울 종로구와 용산구로 축소하면서 지자체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어요.

 부산시는 ‘정부가 지역을 무시하고, 최소한의 공정한 절차도 없는 일방적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죠. 가장 기대를 하고 있던 대구시도 ‘정부가 강조해 온 문화 분권, 균형 발전 정책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요. 경남 창원과 진주시도 수도권 집중화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나 정부는 전문성을 갖춘, 국립중앙박물관 인근에 위치해야 보존과 전시에 필요한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연간 한 두 달 지역 순회 전시를 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했어요. 그 후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며, 최종 건립 위치와 계획도 아직 논의 중이에요.

 

 

💬Editor's Comment

  생전 이건희 회장은 삼성 문화재단, 리움미술관을 통해 문화예술 진흥사업과 문화 복지 사업, 한국문화 해외 소개 지원 사업, 예술 교육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 문화 발전에 이바지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생의 마지막의 순간에도 기증을 통해 한국 문화에 잊지 못할 선물을 주고 떠났는데요. 과거, 삼성 제품이 인정받으려면 한국 제품이 세계에 인정을 받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이 먼저 인정을 받아야 한다며, 문화적 경쟁력이 곧 국격이라던 이건희 회장의 말이 떠오릅니다. 기업인으로서 가져야 할 혁신을 넘어 국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했던 그의 뜻을 잊지 말고, 국격을 높이는 문화 강국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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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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