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블랙핑크말고 반타블랙 보세요! 아니쉬 카푸어 전시회 추천 솔직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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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타 블랙(서리 나노시스템스) Ⓒ서울신문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검은색 반타블랙을 독점한 화가 아니쉬 카푸어를 아시나요? 아니쉬 카푸어는 2014년 영국에서 개발한 99.965%의 빛을 흡수하는 반타블랙을 법적으로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예술가로, 현재 리움 미술관 야외 정원에 있는 ‘큰 나무와 눈’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재료의 독점으로 예술의 자유권을 침해한다는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21세기 가장 선구적인 작가’ 중 하나로 평가받는 화가예요.

 

 🖼 공간이 다르면, 작품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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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쉬 카푸어 Ⓒ연합뉴스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1954~)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인도 출신의 화가입니다. 그는 199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영국 대표 작가로 참가해 프레미오 두에밀라(Premio Duemila)상을 수상하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어요. 다음 해에는 영국을 대표하는 권위 있는 미술상 터너상(Turner Prize)을 수상하며 그의 작품들이 대중적으로 알려졌습니다. 터너상은 영국의 현대 미술관인 테이트 브리튼에서 1984년 제정한 상으로, 한 해 동안 50세 미만의 네 명의 후보 작가를 지명해 12월 초에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어요.

  그는 회화, 조각, 건축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데요. 그는 각기 다른 건축 공간을 활용해 공간에 따른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관객은 아니쉬 카푸어가 활용한 공간 안에서 작품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종로구 소재 ‘국제갤러리’에서 이번에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니쉬 카푸어 개인전은 2023년 8월 30일부터 10월 22일까지 진행되고 있어요. 전시장에 도착하면 K1, K2, K3 총 세 공간에서 작품을 볼 수 있는데요. K3에서는 빨강과 검정으로 구현된 거대한 네 조각을 선보입니다. K2에서는 유화와 섬유 유리, 실리콘으로 제작된 조각과 회화를 통해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을 구현합니다. K1에는 4개의 반타블랙 오브제들을 통해 관람객의 모습을 투영합니다.  특히 이 4개의 조각은 관람객과 작품의 경계선을 허물며 관람객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해요. 
 

 ✨ 경계를 해체하다

비정형(Non-object)을 탐구한 신작 '트위스트' 시리즈 Ⓒ연합뉴스

  카푸어의 작품을 보면 압도당하는 관람객을 많이 볼 수 있어요. 이번 국제갤러리 전시에서도 작품을 오래 보며 대화하는 듯한 관람객들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카푸어의 작품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카푸어가 작품 안에 드러낸 세계관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죠. 카푸어의 과거 인터뷰를 보면서 작가의 세계관을 알아보겠습니다. “내가 말하는 ‘작품이란 사람이 그것을 바라볼 때 완성된다(The work is completed by the person looking at it)’의 의미는 작품에 나를 최소한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물성과 그 내재적 의미에 대한 연구와 작품 활동 도중 나는 비우는 것이 채우는 것임을 발견하였다. 여기에서 채우는 것은 관람자만이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카푸어는 관람자와 작품의 경계를 해체하고, 관람객의 시선과 움직임을 통해 작품을 경험하도록 합니다. 관람자에게 완전한 몰입을 요구하면서 자신의 겉모습과 내면을 돌아보게 하고, 그들의 시선에 따라 작품의 방향성이 정해지도록 합니다. 이는 작품에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이 어떻게 작품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현대 미술의 본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서서, 작가와 관람객의 무의식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죠. 

  “나는 물질이 지닌 물질적이지 않은 측면에 관심이 있다. 이는 모든 물질의 역사에는 이에 상응하는 비물질의 역사가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가 말했듯이 물질과 비물질은 모순되는 구조인데요, 비물질은 말 그대로 물질이 아닌 관념이나 실체가 없는 것을 의미하지만 카푸어의 작품에서는 물질을 통해 비물질 요소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단단한 거울 속에 비추는 물질이 흐르는 비물질처럼 보이기도 하며 상반되는 물질과 비물질의 요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죠. 이처럼 카푸어는 관람객과 작품의 경계를 해체하듯,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 또한 해체합니다.

 

🤝 예술과 삶의 만남

숭고한 피범벅…거장 커푸어가 7년만에 들고 온 신세계 | 한국경제
작품 In-between II Ⓒ한국경제 

  카푸어의 세계관을 통해 이번 전시를 본다면, 카푸어의 작품이 더욱 사람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특히 기존 카푸어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회화와 조각에 초점이 맞춰진 듯한데요. 카푸어의 트레이드 마크 검정과 빨강을 이용해서 생명의 기원과 소멸, 사람의 신체, 창조와 파괴를 보여주며 예술과 삶의 통합을 끌어냅니다. 조각 형태에 드러나 있는 굴곡과 투명하지만 채워지는 공간의 느낌은 마치 저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카푸어의 빨간색을 보고 피와 생명을 떠올리듯이, 카푸어 역시 인간의 삶을 고찰하고 예술이 줄 수 있는 느낌을 계속해서 연구하는 듯 보입니다.

 

 

💬Editor’s Comment

자신만의 예술 세계에서 한계를 시험하고, 모순되는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 통합하는 아니쉬 카푸어. 그는 회화부터 공공미술까지 사람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려 합니다. 예술과 삶의 만남을 이토록 잘 보여주는 작가가 있다니,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카푸어의 원색적 작품을 사유하며 즐길 수 있는 이번 국제갤러리 전시에 다들 한 번쯤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을 통해 예술과 삶의 경계를 지우고, 작품에 온전히 빠져드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 세 공간에 따른 작품 배열 구성이 좋았어요. 갤러리의 넓은 공간과 카푸어의 다양한 장르 모두 돋보일 수 있는 전시였어요.
  • - 아니쉬 카푸어가 시그니처 색과 안료를 사용한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이 작가의 특징을 파악하기에 좋았어요. 또한 회화로 한 공간을 구성한 게 좋았는데, 조각뿐 아니라 회화도 구상하는 카푸어의 모습을 보여주어 뜻깊었어요.
  • - 누구나 무료로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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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요건 쫌 아쉬운데

  • - 작품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의 순서를 정해주어 동선을 편리하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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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10-11

키워드

#미술 #아니쉬카푸어 #문화예술 #전시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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