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혜화역 연극, 놀거리, 공연 아니... 카지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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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최근 홍대, 강남 등 번화가에서 홀덤펍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면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행성 없이 재미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측면이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카드 게임을 즐기고 싶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대학로에서 발견한 게임장, 이머시브씨어터 <카지노>를 소개합니다.
🤔 이머시브? 그게 뭔데?

국내 관객들에게 생소한 개념인 ‘이버시브 공연’은 관객 참여 형식을 사용해 더욱 깊이 몰입시키는 공연입니다. 정해진 객석에 앉아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움직이며 배우와 대화하고 마침내 경계를 허물게 됩니다.
영국의 펀치드렁크가 만든 호텔 컨셉의 <슬립 노 모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위대한 개츠비>, 국내 창작가무극 <금란방>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형식의 특성상 관객과 배우가 매우 밀접한 거리에서 소통하는 만큼, 이머시브 공연은 코로나19의 여파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공연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엔데믹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이머시브 공연은 관객들을 사로잡는 매력적이면서도 신선한 시도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이 어떻게 관객들을 매료시키는지 자세히 살펴볼까요?
🎲 <카지노>의 이머시브 요소 뜯어보기

공연장에 도착하면, 카지노 로비처럼 꾸며진 공간이 관객들을 맞이합니다. 입장권과 함께 받을 수 있는 흰색 가면은 이 카지노에서 벌어질 은밀하면서도 위험한 사건들을 암시하는 것 같네요. 가면을 쓴 채 살펴본 입장권의 뒷면에는 공연 중 진행되는 빙고 게임을 위해 빈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1부터 16까지의 숫자를 채우다 보면, 카지노의 문이 열리고 본격적인 입장이 시작됩니다.
입장을 하면 카지노의 대표 ‘존’이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길을 가로막습니다. 이 공간이 다양한 위험이 숨 쉬고 있는 카지노임을 다시 떠오르게 만들죠. 카지노 안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물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작성하면, 그제서야 5만 파이의 칩을 받고 카지노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이 순간부터 관객들은 플레이어가 되어 4종류의 게임을 즐길 수 있어요. ‘블랙잭’, ‘다이사이’, ‘바카라', ‘하이앤로우’ 등 게임의 구체적인 룰을 모르더라도 딜러들이 친절하게 게임을 설명해 줍니다. 개인적으로 아는 게임이 하나도 없었지만 잠시 게임을 지켜보면 금세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한편 게임을 즐기는 관객들 사이에 수상한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일수 옷을 입은 사람이 장기 밀매를 암시하는 명함을 건네는가 하면, 돈을 빌려달라며 부탁하는 플레이어도 있죠. 딜러들 또한 관객들에게 말을 걸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거나 특별한 부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딜러들끼리 몰래 얘기를 나누는 모습도 쉽게 눈에 들어옵니다. 내 주변에서 그러거나 말거나 게임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혹시라도 칩을 많이 잃은 플레이어들이 있을 수 있으니 그들을 위해 중간중간 특별 이벤트도 진행합니다. 이 모든 요소들은 공간 속에 관객들을 더욱 깊게 몰입하도록 만드는 이머시브 요소입니다.
🃏 이 게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이런 이머시브 형식은 결국 작품의 핵심 내러티브와 연결되어 그 의미를 찾게 됩니다. 이 작품의 중점은 ‘관객들이 단순히 카지노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닌 ‘관객들이 게임을 즐기는 중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에 있습니다. 평범한 카지노처럼 보이는 이 공간에 숨어있는 어두운 비밀들과 잔인한 현실이 드러나며 크고 작은 충격을 느끼게 됩니다.
도박 중독으로 인해서 가정이 파괴되고, 마약으로 인해 한 사람의 정신이 무너지는가 하면, 폭력과 살인 등 사건이 관객들의 눈앞에서 펼쳐집니다. 이 공간에 깊이 몰입한 관객들은 참상을 알리기 위해서 행동하기도, 애써 현실로부터 눈을 돌리며 방관하기도 하죠. 그런 모두를 향해 비난의 말을 쏟아내는 배우분의 모습은 어딘가 절절하면서도 비참함이 느껴집니다. 결국 이렇게 관객과의 상호작용 끝에 마음속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감정들이 바로 이 작품이 지향하는 목표점입니다.
🎭 연극은 인간의 본성을 비추는 거울이다

공연장 로비에 있는 거울에는 셰익스피어가 남긴 문장이 적혀있습니다. ‘연극은 인간의 본성을 비추는 거울이다’. 가상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공연장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 인간의 본성 나아가 우리를 둘러싼 세계관의 본질을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다 직접적이고 체험적인 형태로 완성된 작품 속 세계관은 더욱 깊이감 있는 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의 이머시브 작품이 등장할 것이라는 확신도 함께 들어오는 경험이네요.
💬Editor’s Comment
이머시브 씨어터 <카지노>는 ‘도박’ 나아가 ‘카지노’라는 공간이 어떻게 인간을 파멸시키는지 매우 흥미로운 소재로 전달하는 작품입니다. 일확천금의 꿈이 이뤄지는 파라다이스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 법이죠. 여러분이 이 작품을 통해서 느낄 것들은 무엇일까요? 희열? 절망? 그 해답을 원하신다면, 대학로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특별한 카지노에서 직접 체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 박수 갈채 드립니다
배우들이 있는 방탈출 카페, 혹은 크라임씬 카페 정도의 느낌을 상상하고 가시면 더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눈앞에서 연기를 펼치시는 배우분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과 세부적인 설정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ㅇ 요건 쫌 아쉬운데몰입이 많이 된다는 얘기는 그만큼 후유증과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실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자극적인 소재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트리거 요소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하고 관람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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