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몰입 조심! 아이돌 세계관의 세계
- 1,140
- 1
- 글주소
‘광야로 걸어가~’ 모두들 한 번쯤 들어보셨죠?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블랙맘바’ 가사 일부인데요. 여기서 광야는 에스파가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 세계관의 중심이 되는 가상의 장소예요. 에스파뿐만 아니라 케이팝 아이돌 대다수가 각자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죠. 여러분은 케이팝 세계관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련 영상을 찾아보며 몰입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 필요성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하지만 아이돌 세계관은 이제 단순한 콘셉트를 넘어서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어요.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고 있는 걸까요?
💥아이돌 세계관의 시작, 3세대 아이돌
사실 아이돌 세계관은 H.O.T, 핑클 같은 1세대 아이돌 때도 있었어요. 주로 전사, 요정 등의 콘셉트 중심이었죠. 그러나 지금과 같은 아이돌 세계관은 3세대 아이돌부터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3세대 아이돌은 대략 2012년부터 2018년 사이에 주로 활동한 아이돌로 엑소,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레드벨벳, 블랙핑크 같은 그룹을 말해요. 3세대 아이돌은 이전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는데요, 바로 뮤직비디오입니다! 이전 세대 아이돌 뮤직비디오는 노래, 퍼포먼스가 주를 이루거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 위주였어요. 그러나 3세대 아이돌의 뮤직비디오에서는 가시적인 스토리의 비중이 줄어듭니다. 대신 의미심장한 배경과 소품, 또는 아티스트의 연기 등이 주를 이루죠. 이런 뮤직비디오를 처음 보면, ‘이게 뭐지?’하는 의문이 들어요. 뭔가 의미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으니까요. 때문에 3세대 아이돌이 전성기를 누리며 뮤직비디오 해석도 하나의 팬 문화로 등장했어요. 유튜브에서도 뮤직비디오의 스토리와 상징을 해석하는 채널들이 인기를 끌었고요. 뮤직비디오가 음악의 부수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하나의 재미 요소로서 관심을 얻게 된 거예요. 대중들도 수동적인 관람에서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뮤직비디오를 소비하기 시작했죠. 제작사는 이러한 상황에서 뮤직비디오에 재미 요소를 한 스푼 추가하는데요. 하나의 스토리가 여러 뮤직비디오에서 연결되어 그룹만의 ‘콘셉트’가 구축되도록 한 거예요. 그렇게 여러 뮤직비디오에 걸쳐 이어지는 스토리는 하나의 세계를 형성합니다. 케이팝 세계관의 본격적인 시작이죠.
🌈다양한 장르로 확장하는 K-아이돌 세계관
아이돌 세계관이 팬들을 넘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방탄소년단의 성공 이후예요. 많은 문화 분석가들이 방탄소년단의 성공요인을 ‘스토리텔링’으로 뽑으면서 아이돌만의 독특한 세계관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거죠.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스토리를 말하기 위해 뮤직비디오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숏 필름을 제작하고, 소설,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세계관을 확장했답니다. 대중은 다양한 콘텐츠에서 나온 스토리를 모아 방탄소년단만의 세계관을 이해했고요. 그러니까 세계관을 관통하는 스토리 하나로 음악, 영상, 소설, 웹툰까지 소비하게 만든 거예요.
이후 여러 아이돌들이 비슷한 방법을 사용해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고요. 마블의 세계관 아래에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어벤져스 등이 존재하는 것처럼요. 4세대 아이돌의 세계관은 보다 더 깊어졌어요. 대표적으로 메타버스 아이돌 에스파를 살펴볼 수 있는데요. 에스파는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노랫말에도 특유의 세계관을 담아낸 것으로 유명해요. 최근 공개된 ‘에스파 ep.2-SM Culture Universe’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연상케 하는데요. 에스파만의 세계관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에스파 멤버들의 연기는 물론이고, 애니메이션, 모션툰 같은 다양한 표현 방식이 사용된 것을 볼 수 있어요.
이러한 열풍 속에서 피에이치하모니라는 그룹은 아예 세계관을 담은 영화로 데뷔를 했고, 베리베리라는 그룹은 자신들의 세계관과 접목한 방탈출 게임을 만들기도 했답니다. 어마어마한 확장이죠?
🙄세계관이 도대체 뭐길래?
도대체 케이팝 아이돌들은 왜 이토록 세계관에 주목할까요? 우선 세계관은 한 그룹의 정체성이에요. 이미 케이팝 시장에는 음악성이나 퍼포먼스, 비주얼이 뛰어난 인재가 많아요. 주목을 받으려면 뭔가 다른 수단이 필요하죠. 세계관은 수많은 아이돌 중에서 ‘그’ 아이돌을 돋보이게 만드는 좋은 수단이랍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계관은 팬덤을 단단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해요. 팬들은 스스로 세계관을 해석하고 서로 소통하며 연대감을 느끼거든요. 제작사 입장에서도 하나의 세계관만 잘 만들어 놓으면 음악 산업뿐 아니라, 영화,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장르로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고요. 또 세계관을 반영해 굿즈도 만들 수 있으니 수익성 있는 사업이죠. 하지만 아이돌 세계관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유행에 휩쓸려 우후죽순으로 만들다 보니 뻔하거나 체계적이지 못한 세계관도 많이 등장했고, 그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죠. 특별함을 내세우려고 지나치게 어려운 세계관을 설계하면 대중은 피로를 느끼고요. 심지어 세계관이 아이돌을 좋아하기 어렵게 만드는 진입장벽이라는 이야기도 많아요. 블랙핑크, 있지, 스테이씨 같은 아이돌 그룹의 경우 특별한 세계관 없이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관=성공’이라는 공식이 절대적인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그럼에도 사람들이 케이팝 세계관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계관을 중심으로 아이돌이 다양한 영역에 걸쳐 문화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에요. 하나의 통일된 세계관이 없었다면 아이돌이 영화나 웹툰 같은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쉽지 않았을 테니까요. 아이돌 세계관이 확장되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한국 문화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Editor’s Comment
새삼 아이돌 세계관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이 생생하게 떠올라요. 처음에는 조금 오글거린다고 느꼈지만, 어느새 다양한 해석 영상을 찾아보고 있는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죠. 몇 년 사이에 아이돌 세계관은 더 다양해지고, 스토리도 깊어졌어요. 몇몇 아이돌은 세계관을 통해 세상을 향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도 하고요. 아이돌 문화가 발전해서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다는 게 새삼 신기하지 않나요? 앞으로도 케이팝에서 비롯된 참신한 문화가 예술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이돌 세계관을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 로그인하시면
하루예술의 모든 콘텐츠 열람이 가능해집니다!
이야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