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웹툰 <문유>를 아십니까? (??? : 아니요, 모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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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한번 상상해 볼까요? 여러분은 2043년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예측한 NASA의 주도 하에 ‘달 거주지’ 계획을 세우고자 달로 보내졌어요. 여러분을 포함한 100여 명의 연구진이 달에 가게 된 것이죠. 그리고 달에 도착해 연구를 성공적으로 끝냈습니다. 그런데 인원 체크 도중 숫자를 잘못 세는 오류가 발생해 여러분 단 ‘한 사람’만 달에 남긴 채로 지구행 로켓이 출발해 버렸어요.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소행성의 파편이 지구로 떨어져 지구가 멸망합니다. 상상하기도 싫지만요… 여러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실 건가요? 나 혼자 달에 남겨졌는데 지구가 멸망한다면…? 

 

🌝같은 내용의 중국 영화와 한국 웹툰?

  올해 7월 개봉한 중국 영화 <두싱웨추>는 달에서 우주 프로젝트 중이던 주인공이 팀원들이 다 떠난 뒤 홀로 남겨져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코미디 영화입니다. 중국의 인기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중국인 감독이 연출한 중국 제작 영화로, 개봉 5일 만에 1,500만 명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죠. 사실 이 영화는 우리나라 유명 웹툰 작가 조석의 <문유>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요. 조석 작가는 웹툰 <마음의 소리>를 연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죠? 맨 처음에 우리가 함께 해보았던 상상이 바로 웹툰 <문유>의 내용이랍니다. 지구는 멸망했지만 소행성의 충돌로부터 안전한 달에 있었던 단 한 사람, ‘문유’가 살아남는 것부터 웹툰은 시작돼요. 국내 방송사 MBC가 중국의 한 극장가에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했는데요. 놀랍게도 한국 웹툰이 원작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요? 

 

한국 웹툰 각색한 中영화 두싱웨추, 개봉 첫 달에 5500억 원 수입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두싱웨천> ©한중21
조석 작가의 웹툰 <문유> 중 한 장면 ©네이버 웹툰

 

❤️중국에서 인기몰이한 역대 K-콘텐츠는?!

  중국에서 성공한 한국 콘텐츠, 굉장히 많은데요. 그 시작은 1990년대 중국의 방송사 CCTV에서 방영된 <사랑이 뭐길래>예요. 그리고 2000년대 초반 <가을동화>와 <겨울연가>가 연달아 성공을 거두었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했던 <대장금>은 중국의 31개 도시에서 15%의 시청률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며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어요. 비교적 최근 방영한 <별에서 온 그대>는 그야말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는데요. 시리즈가 끝나갈 무렵 일일 평균 검색량이 무려 84만 6,000여 회에 이를 정도였답니다.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가시나요?

 

별에서 온 그대 : SBS
중국 내 한국 콘텐츠의 인기 대표작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SBS

 

  <별그대> 열풍은 단순히 드라마 시청에만 머무르지 않았어요. 드라마에서 묘사된 ‘치맥’ 문화가 중국 내에서 유행처럼 번졌고, 간접광고로 등장했던 한 베이커리 브랜드의 중국 매출이 최대 300%까지 상승하기도 했죠.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 이제 감이 좀 오시나요? 이밖에 드라마 <상속자들>과 <태양의 후예>도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고, 영화 <변호인> 같은 한국의 역사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답니다. 최근에는 <런닝맨>과 <무한도전> 같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 수요도 높은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고요. 

 

💥중국 속 K-콘텐츠에 맞서는 이것?!

  이렇게 ‘한국이 만든 콘텐츠’는 한류에 관심 있는 중국인들에게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했어요. 다시 말해, 한국의 웹툰이 원작이라는 사실은 중국 관객들에게 충분히 흥행 요인이 된다는 거죠. 그런데 왜 영화 <두싱웨추>의 제작사는 해당 영화의 원작이 한국 작품임을 드러내지 않은 것일까요? 표절을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이번 사례는 중국 측이 정식으로 국내 투자배급사 판권을 수입하여 영화를 제작한 것이므로 표절이 아니랍니다. 그럼 더 궁금해지죠. 왜 한국 웹툰이 원작이라는 사실을 홍보 및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다름 아닌 한한령 때문인데요. 지난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시행된 한한령이 아직까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한한령은 쉽게 말하자면 ‘한류 금지령’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방송을 전면 금지했고,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한국 연예기획사 투자 및 한국 아이돌 공연까지 금지했어요.

  중국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의 입장을 살펴야 하는 수입사에겐 매우 큰 부담일 테죠. 한한령 이전에 한류는 드라마를 앞세워 중국시장에 진출했고, K-POP으로 중국 내에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며 활기를 띠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진출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한류 성공 사례들이 속속들이 들려옵니다. 우리 영화 <베테랑>이 지난 2019년 중국에서 리메이크되어 개봉하는 등 ‘한한령’ 이후에도 한국 원작이 중국에서 리메이크된 사례는 대략 27편에 달한답니다. 드라마, 웹툰 같은 이른바 K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국 가정이나 인터넷에선 불법 다운로드 같은 비공식 경로를 통해 활발히 유통되고 있고요. 그러면서도 공식적으로는 한국이라는 출처를 지우고 중국 현지에서 다시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하는 방법이 일반화되는 등 한한령 속에 중국은 우리나라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상반된 두 가지 모습을 보여요. 더 심각한 문제는 한한령을 핑계로 중국이 우리나라 콘텐츠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는 거예요. 중국에 수출하지도 못한 드라마들이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끈다든지, 노골적으로 우리나라 예능을 표절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든지 말이죠. 한한령에 이은 ‘K-콘텐츠 지우기’는 아직까지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응은 이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까요? 혹은 해결을 위해 이 개입이 꼭 필요할까요?
 

💬Editor's Comment

  과거 드라마의 영향을 시작으로 중국에서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류. 그렇지만 중국에서 내건 한한령으로 인해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어쩔 수 없이 피해를 입고 있어요. 여러 전문가들은 이런 불리한 위치에 놓인 우리나라가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데요. 한국 영화라는 것을 내세우고 단순히 콘텐츠 수출 규모에만 치중하는 콘텐츠 사업을 하기보다는, 우리나라가 장점으로 가지고 있는 기획이나 영화 기술 등을 접목하여 영역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양보다는 질’이라는 말로 이해하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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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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