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아이돌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아이돌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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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보다 더 배우” 있지(ITZY)의 노래 ‘마.피.아In the morning’ 가사 중 일부예요. 연기력을 수반하는 마피아 게임에서 배우보다 연기를 잘한다는 것을 의미하죠. 배우가 연기를 잘해야 하는 것처럼 직업별로 특정한 능력이 요구됩니다.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하고, 댄서는 춤을 잘 춰야 하듯이 말이에요. 물론 아이돌처럼 다방면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직업도 있어요. 아이돌이라면  춤과 노래는 기본이고, 예능감이나 무대 매너와 같은 다양한 능력까지 갖춰야 하죠.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이돌의 필수조건이 적용되지 않는 팀들이 있답니다. 바로 밴드 형식을 갖춘 아이돌이에요!
 

🥁아이돌 밴드?

  업계에서는 이들을 ‘아이돌 밴드’라고 칭하는데요. 말 그대로 아이돌인 동시에 밴드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신다고요? 그렇다면 FT아일랜드, 씨엔블루와 같은 그룹을 떠올려보세요. 두 팀 모두 한 명 이상의 보컬을 갖추고, 멤버들이 밴드 구성에 맞는 악기를 연주해요. 전형적인 밴드의 모습인데요. 동시에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음악을 추구하고, 글로벌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돌’의 특징이죠.
  사실 국내 밴드신에는 색깔이 뚜렷한 밴드 음악을 하는 팀이 많은데요. YB밴드, 넬,  자우림 등 국내를 대표하는 락밴드도 있고, 설(SURL), 아도이, 새소년과 같은 인디밴드도 있어요. 물론 잔나비, 장기하와 얼굴들처럼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밴드들도 빼놓을 수 없고요. 같은 밴드 음악을 하고 대중에게 사랑받는다는 공통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아이돌 밴드와 구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씨엔블루 뮤직비디오 촬영 비하인드 ©FNC 엔터테인먼트

 

  그건 ‘아이돌 밴드’라는 영역에서 아이돌이 갖는 특징이 두드러지기 때문이에요. 대부분의 아이돌 밴드는 아이돌 그룹을 기획하는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 있어요. 그래서 아이돌 밴드 멤버들 역시 연습생 기간을 거쳤고, 다양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트레이닝을 받았죠. 라이브 연주가 전달되기 어려운 방송 환경에서도 그들의 에너지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퍼포먼스를 연습하기도 하고요. 특히 지난해 데뷔한 아이돌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는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기도 해요. 이러한 차별점이 바로 그냥 밴드가 아닌 아이돌 밴드라 불리는 이유가 된답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세계관 설명 영상 캡쳐 ©JYP 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아이돌 밴드는 여전히 진화중

  국내 아이돌 밴드의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요. 그 시작에는 앞서 언급했던 FT 아일랜드가 있죠. 같은 소속사에서 뒤이어 선보인 씨엔블루까지 인기를 끌며, K-pop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었어요.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데뷔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할 정도였죠. 두 그룹이 데뷔했던 2007년과 2010년은 K-pop 전성기나 다름없었어요. 원더걸스, 빅뱅, 소녀시대, 2NE1이 음원차트 1위를 다투던 시기에 이제 막 데뷔한 아이돌 밴드가 1위를 하다니, 대단하지 않나요?

 

원더걸스 멤버들이 밴드 합주 연습하는 모습 ©JYP 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아이돌 밴드가 아이돌과 밴드의 경계에 있으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 또 다른 그룹은 원더걸스와 AOA입니다. 조금 의아하실 수 있어요. 우리가 흔히 아는 원더걸스와 AOA는 댄스 퍼포먼스에 적합한 음악을 해 왔으니까요. 두 그룹의 행보 역시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요, AOA는 그룹의 시작을 밴드로 한 반면에 원더걸스는 후에 밴드로의 전향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현재는 밴드로서의 두 그룹을 보기 어려워졌지만, 한 앨범의 컨셉으로서가 아닌 그룹의 정체성으로서 밴드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녀요.
  원더걸스가 밴드로 새롭게 컴백했던 2015년은 엔플라잉과 데이식스가 데뷔하며 아이돌 밴드 계보를 이어나간 해이기도 해요. 두 그룹에게는 ‘음원 역주행’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엔플라잉은 <옥탑방> 이라는 곡이, 데이식스는 <예뻤어>라는 곡이 발매한지 3-4년 후에 역주행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았어요. 지금까지도 두 그룹은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이면서 K-pop 산업 내 밴드형 아이돌의 존재감을 굳히고 있죠.

 

🏆밴드 경연을 넘어 아이돌 밴드 경연 시대가 오기까지

  이쯤에서 여러분께 질문 하나 드릴게요. 우리나라 방송계에서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렇다면 밴드, 혹은 아이돌 밴드를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없었을까요? 아마도 질문을 듣자마자 JTBC에서 방영된 <슈퍼밴드>를 떠올리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뛰어난 뮤지션들로 구성된 슈퍼밴드를 결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죠. 2개의 시즌에 걸쳐 결성된 호피폴라와 LUCY는 여전히 대중과 팬덤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고요. 

  뿐만 아니라 지난 7월부터 Mnet에서 방영되고 있는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서는 국내 밴드들이 해외 진출을 두고 경연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본선에 진출한 밴드의 구성이나 색깔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밴드’에 대한 기존의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심사위원과 참가 팀 양쪽에서 아이돌 밴드를 만날 수 있다는 거예요. 심사위원으로는 엔플라잉이, 참가자로는 원위가 출연했죠. 아이돌 밴드도 그들의 음악을 입증해가고 있다는 것 아닐까요?

 

밴드 경연 대회에서 포부를 밝히는 원위의 모습 ©Mnet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젼> 화면 캡쳐


  그동안 댄스, 힙합, 트로트 등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많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도전했는데요. 그럴 때마다 아이돌이라는 선입견에 부딪히곤 했어요. 아이돌은 ‘우상’이라는 그 의미처럼 상당한 인기와 유명세를 지니고 있는 이들이지만, 음악성보다는 대중성과 같은 인기 요소만을 우위에 둔다는 편견에 둘러싸이기도 했으니까요. 위와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런데 이러한 선입견과 편견을 타파하겠다는 아이돌 밴드의 포부가 알려졌듯이, 곧 아이돌 밴드를 위한, 아이돌 밴드에 의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방영될 예정이랍니다! 최고의 K-아이돌 밴드를 제작하기 위해서 SBS M과 FNC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고 <THE IDOL BAND : BOY’s BATTLE>을 기획했거든요. 아이돌 밴드 역사에 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기대되는데요?

 

💬Editor’s Comment

  누구나 새로운 길을 가려면 큰 용기가 필요해요. 아이돌 그룹이 새로운 콘셉트로 컴백하거나 멤버 개인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때 우려를 사는 것처럼요. 아마 아이돌 밴드를 기획하는 소속사나 그 소속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는 이들의 마음도 비슷할 거예요. 만약 소속사와 아티스트의 용기가 없었다면 위에서 소개한 모든 팀의 음악을 만날 수 없었겠죠. 아이돌 밴드라고 해서 아이돌과 밴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보면 어떨까요?

  god의 <길> 가사처럼 우리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FT 아일랜드나 씨엔블루처럼 단번에 만족스러운 길에 닿을 수도 있고, 원더걸스처럼 갑자기 방향을 틀었음에도 “오히려 좋아”를 외치게 될 수도 있어요. 물론 엔플라잉과 데이식스처럼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걷는 도중에 예상치 못한 성과를 얻을 수도 있겠죠. 그러니 우리도 무언가 하고 싶어 졌다면, 용기 내서 도전해봐요! 자신감이 떨어지고 주춤하게 되는 날에는 아이돌 밴드의 음악들을 들어봐도 좋고요. 분명 여러분께 큰 힘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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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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