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사랑과 그리움을 편지에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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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떨어져 살아본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대학에 입학하고 자취를 시작했어요. 가족들 없이 혼자 살아보니 편하기도 했지만, 불편한 점도 많았답니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자취의 장점과 단점 모두 '엄마가 없는 것'이라는 말이 떠돌기도 하죠. 스스로 책임져야 할 건 왜 이렇게 많은지, 오늘따라 가족의 빈자리가 왜 이리도 크게 느껴지는지... 자유를 만끽하다 문득 외로워질 때면 전화를 걸어 가족들과 안부를 주고받습니다. 하지만 전화가 없는 때에는 어땠을까요? 그리운 마음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가 쉽게 수화기를 들듯, 누군가는 펜을 들고 편지를 썼을 거예요. 따뜻한 정취로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는 국민 화가 이중섭 역시 그랬고요. 화가 이중섭의 젊은 시절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전시가 있는데요. 이중섭 특별전 1부 <청년 이중섭, 사랑과 그리움> 속 작품을 통해 그의 생애를 들여다볼까요?
🏝 가족과 함께 지낸 낙원, 제주도!
이중섭은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서양화가예요. 그는 '이중섭' 하면 떠오르는 소를 비롯해 어린이, 물고기, 게, 달, 새 등 향토적인 소재들을 즐겨 다뤄왔고, 그의 그림에는 천진무구한 소년의 정감과 해학이 녹아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황소>, <흰 소> 등이 있지요. 이중섭에게 제주도 서귀포는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던 낙원과 같은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어요. 이중섭미술관은 2002년, 이중섭에게 뜻깊은 장소인 서귀포에 ‘이중섭 전시관’으로 개관하여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답니다. 이중섭의 삶과 예술 세계를 기리기 위해 국내 최초로 설립되었고, 그의 이름을 딴 이중섭거리에 위치해 있죠.
이중섭 미술관은 왜 처음 ‘전시관’으로 개관했던 걸까요? 바로 원화는 한 점도 없고 오로지 복사본으로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 소식을 접한 가나아트센터의 이호재 회장이 이중섭의 <바다가 보이는 풍경> 등 원화 작품 8점을 포함하여 근현대 화가 작품 66점을 기증했답니다. 때문에 이중섭 미술관은 비로소 ‘미술관’으로 등록될 수 있었던 것이죠. 이번 전시에서는 이호재 회장이 기증한 이중섭의 작품 말고도 삼성가와 가나아트센터에서 기증한 작품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요.
이중섭 특별전 1부 <청년 이중섭, 사랑과 그리움>은 그의 수많은 작품 중 편지화, 은지화, 엽서화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어요. 그는 홀로 한국에 남아 가족과의 재회를 꿈꾸며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살았는데요. 편지화는 이러한 현실과는 대조적으로 활기차고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시에서는 이중섭이 둘째 아들 태성에게 보낸 <아이들과 복숭아>, <길 떠나는 가족> 두 점을 볼 수 있어요. 재밌는 점은 두 아들이 서로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보도록 유사한 편지화를 하나 더 그려 보내곤 했다는 점이에요. 두 아들에게 각각 한 장씩이요. 아이가 여러 명인 집은 싸우지 않도록 꼭 똑같은 선물을 준비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이중섭이 살던 때에도 그런 점은 똑같았나 봐요.
💖엽서화에 담긴 사랑
엽서화는 이중섭이 그의 부인 마사코에게 보낸 일종의 연서예요. 받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의 주소와 이름만 있을 뿐 글로는 어떤 내용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연이 담겨 있는지 알 길이 없는 것이죠. 엽서화에는 그려진 날짜가 사인과 함께 적혀 있는데 마사코에 보내는 엽서화는 1941년에서 1942년에 집중적으로 그려졌어요. 둘의 연애가 한참 깊었던 무렵이었죠 그림의 내용은 이중섭과 그의 아내 마사코 둘만 알겠죠?
편지처럼 부친 그림 외에 이중섭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 수십 장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데요. 편지에서도 다정한 아빠이자 남편으로서의 모습이 잘 드러나요. 일본어로 쓴 편지들이 한국어 해석본과 함께 전시되어 있어 감상도 어렵지 않답니다. 전시장에는 이중섭의 가족에 대한 사랑과 홀로 지내는 외로움이 진하게 배어 있어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죠. 지금이야 통신 수단이 발달해서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오로지 편지와 엽서로 연락을 해야 했다는 점이 더 애틋하게 느껴지네요.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사랑과 그리움이라는 전시 주제에 어울리게끔, 이중섭의 엽서화와 편지화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중섭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한 사람의 자서전을 읽는 것처럼 쉽게 이해를 돕는 그림들이에요.
- 작품 속 일본어 내용을 번역해주어 좋았어요.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지나친다면 안타까웠을 것 같아요!
💬Editor’s Comment
전시를 감상하며 어렴풋이 알고만 있던 이중섭의 삶을 작품으로 더 자세히 알게 되어 좋았어요. 그의 생애를 세분화된 전시로 더듬어볼 수 있다는 점도 뜻깊었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이중섭의 마음가짐도 느낄 수 있어 한 예술가로서의 신념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답니다. 올해는 이중섭미술관 개관 20주년을 맞이하여 <이중섭 특별전 1,2>와 <특별전 숭고한 기증 1~4>가 열리고 있어요. 이중섭의 작품들을 원화로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데요. 여러분도 전시를 통해 이중섭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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