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보물창고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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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픈런 또는 피켓팅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한정판 운동화를 살 때는 오픈런이 필수고, 콘서트를 가려면 피 튀기는 티켓팅을 거쳐야만 하니까요. 반면 박물관이나 전시회 관람은 이런 과정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하실 텐데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는 오픈런 또는 피켓팅을 거쳐야 입장할 수 있답니다. 故이건희 삼성 회장의 개인 소장품이었던 예술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죠. 고가의 예술품은 물론이고 역사적, 미술적 가치가 뛰어난 다수의 물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미 1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도 모자라 8월 관람 예약도 모두 마감되었답니다. 취소표라도 얻기 위해 오픈런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 전시에 관심을 가지는 걸까요? 이 전시가 의미하는 바를 함께 알아볼게요.
🚪이건희 회장의 집을 소개합니다
故이건희 회장은 아버지인 故이병철 회장의 뜻에 따라 예술품 수집을 즐겼어요. 비싸더라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흥정하지 않고 꾸준히 모았죠. 이러한 예술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어느 수집가의 초대>랍니다. 전시에서는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수집품을 볼 수 있는데요. 때문에 인류의 역사와 지혜가 잘 보존되어 있는 컬렉션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故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수집품은 원래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등에 흩어져 있었어요. 이번 전시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모두 모인 건데요. 덕분에 그의 소장품을 궁금해하던 사람들에게는 이번 전시가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지요.
<어느 수집가의 초대>는 크게 1부와 2부로 구분되는데요. 정선 <인왕제색도>(국보), <금동보살삼존상>(국보), 김환기 <산울림>, 클로드 모네 <수련>, 이중섭 <황소>, 박수근 <한일> 등 총 355점의 예술품을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1부인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는 가족과 사랑을 다룬 회화와 조각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에요. 오직 이 그림을 직접 보고자 오는 사람도 있을 정도랍니다. 2부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는 다양한 테마로 작품을 전시해요.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 생각을 전달하는 지혜, 인간의 변화 등 삶의 근원에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인 테마들이죠. 교과서에서만 보던 그런 작품들! 이를테면 조선시대의 십장생도 병풍, 인왕제색도, 황소 등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인지라, 놓치면 아쉬울 것 같아요. 이외에도 마음을 울리는 작품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으니 사상 초유의 전시 오픈런, 한 번쯤은 도전해볼 만하죠?
🏐이건희 회장의 기증이 쏘아 올린 작은 공!
故이건희 회장의 소장품 기증은 예술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삼성 측은 국가 경제에 기여, 인간 존중, 기부 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故이건희 회장의 뜻을 기리는 취지에서 환원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상속세 감면을 위해 기증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특권층만의 문화라고 생각되었던 고가의 미술품을 모두가 향유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외에도 故이건희 회장의 예술품 수집과 환원은 다양한 의미를 가져요. 우선 수집품의 수가 방대하고 종류가 많아서 폭넓은 연구와 기획 전시가 가능하죠. 국보급 문화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했다는 점도 중요하고요. 그의 소장품들은 대부분 역사적 가치를 지녔는데요. 해외로 유출될 수도 있었던 문화재를 故이건희 회장이 소장함으로써 지켜냈고, 결국 심도 있는 역사적 연구가 가능해졌죠. 이를 바탕으로 기획 전시가 열리고 박물관과 미술관이 활성화되면서 결과적으로는 경제 유발 효과가 3500억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답니다.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의 수집에 의한 결과라니, 놀랍지 않나요?
🤔이건희 컬렉션! 뭐가 그렇게 특별해?
록펠러 가문 또는 거트루드 스타인을 아시나요? 이들도 故이건희 회장과 같이 미술품 수집으로 유명한데요. 그들은 왜 그토록 미술품을 수집했던 걸까요? 록펠러 가문의 애비 록펠러는 앞으로 살아갈 아이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현대 미술을 수집했다고 말했습니다. 애비 록펠러는 뉴욕현대미술관을 설립한 사람이기도 해요. 현대미술의 어머니로 불리는 거트루드 스타인은 직접 미술 살롱을 열었고요. 그는 피카소, 마티스, 세잔을 비롯한 미술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예술가 양성에 큰 역할을 했답니다. 처음엔 단지 좋아서 시작한 일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의 미술품 사랑과 수집은 예술계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작품이 팔리지 않으면 전혀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예술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으니까요. 덕분에 미술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관심도도 높아졌고요. 앞서 언급한 두 인물 외 故이건희 회장 역시 한국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을 사람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반면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비판적으로 보는 입장도 존재합니다. 전시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자 전시 기한을 계속 연장했기 때문인데요. 작품이 장기간 노출되면 훼손될 가능성이 있는데, 11개월이나 전시하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우려를 표한 것입니다. 작품 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화제성에만 부응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죠. 뿐만 아니라 국립미술관과 국립박물관은 국익에 맞게 다양한 장르와 작품을 전시해야 하는 곳인데, 하나의 전시에만 초점을 뒀다는 점도 비판받았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대중의 관심과 예술계의 반응이 굉장한 것만은 확실한 듯하네요!
💬Editor’s Comment
이건희 컬렉션이 생각보다 더 큰 인기를 얻자 청와대에서도 전시가 열릴 예정이라고 해요! 지방에 사는 분들을 위해 지방 순회 전시도 계획 중에 있고요. 이건희 컬렉션은 전례 없을 정도로 큰 의미가 있는 작품들이고 역사적 가치도 뛰어난데요. 여러분도 ‘어느 수집가’의 기증품들이 어느 정도까지 파급력을 가지고 퍼져나갈지 함께 지켜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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