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백화점에서 옷만 사요?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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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백화점에 가면 무엇을 주로 구매하시나요? 옷? 음식? 혹은 가전제품? 아마 ‘이것’만큼은 구매해본 적 없으실 거예요. 바로, ‘예술작품’입니다. ‘엥? 웬 작품?’이라고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국내 대형 백화점들이 예술작품 판매에 노력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모르셨다면 지금부터 알아볼게요. 이는 굉장히 중요한 변화랍니다. 우리가 예술작품을 소비할 수 있는 길이 무빙워크로 변화한 셈이거든요.
 

 🤷‍♀️백화점이 작품 파는 게 나랑 무슨 상관?

  이 변화의 중요성을 이해하려면 미술시장의 구조를 알아야 해요. 물론 미술시장의 구조도 일반 시장의 구조와 크게 다르지는 않답니다. ‘생산-유통-소비’의 단계로 나뉘죠. 다만 미술 시장만의 특이점이 있는데요. 바로 다른 시장에 비해 폐쇄적이라는 점이에요. 특히 유통 부분에서 말이죠. 생산과 소비의 주체는 각각 예술가(예술단체)와 소비자(컬렉터)예요. 이해하기 쉽죠? 하지만 유통 단계는 조금 까다롭습니다. 유통을 담당하는 기관이 대중적이지 않거든요. 수집 및 전시, 교육 기능을 하는 미술관과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갤러리(화랑), 수백 개의 갤러리가 특정 장소에 모여 현장에서 판매하는 아트페어가 대표적이에요.1) 아무래도 쉽게 다가가기에는 장벽이 있죠. 백화점이 유통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판매하는 현상을 눈여겨봐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백화점이 그 장벽을 낮춰주거든요.

1) 이 외에도 예술시장 자체, 법과 제도, 공연시설, 경매회사, 에이전트 등이 있어요!

 

미술시장 구조 ©예술경영지원센터

 

🎨난, 신세계에서 그림을 사.

  신세계백화점, 한 번쯤은 들어보셨죠? '내가 아는 그 신세계백화점에서 그림을 판다고?'라고 생각하셨다면 정답이에요! 신세계백화점 안에는 두 개의 아트 공간이 있는데요. 바로 '신세계갤러리'와 '아트스페이스'2)랍니다. 

  두 공간은 차별화된 경험을 '아트슈머(art+consumer)'에게 제공하고자 만들어졌어요.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직접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이죠. 둘의 차이가 있다면, 전문성의 정도예요. 신세계갤러리에는 전문 딜러와 큐레이터가 상주하고 컨설팅이 가능합니다. 반면 아트스페이스는 쇼핑 공간에서 보다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랍니다. 

 

<Fairy Tales> 中 박성옥 <슬픔의 냄새를 가려줄께>  ©신세계백화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6층에 있는 신세계갤러리는 19일까지  <Fairy tales>3)라는 전시를 진행했어요. 자기 작품을 소설가에게 맡겨 글로 풀어내거나, 그림과 글을 동시에 선보이는 방식의 신선한 전시죠. 지난달 21일 단 하루 진행된 판매 행사에서는 무나씨와 박성옥, 두 작가의 작품 46점이 완판되었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답니다. 뿐만 아니라, 아트 스페이스에서는 한 달을 주기로 100여 점의 작품이 상설 전시 및 판매될 정도인데요. 인기가 엄청나죠?

 

SSG닷컴의 ‘아트&크래프트 전문관’  ©SSG닷컴

 

  신세계백화점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예술작품을 살 수 있도록 했어요. SSG닷컴 홈페이지에서는 미술작품과 각종 오브제 등을 따로 모아 '아트&크래프트(Art&Craft) 전문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답니다. 이렇듯 신세계백화점의 온·오프라인 전시 및 판매 운영을 통해 우리는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되었어요. 

  1. 2) 두 공간은 강남점, 센텀시티점 등 지정된 점포에만 있으니 홈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
  2. 3) 이 전시에는 7인의 작가(감성빈, 김대홍, 무나씨, 박성옥, 방정아, 정유미, 한충석)가 회화 80점, 조각 2점, 영상 2점 등을 내놓았어요. 

 

🎛널 위해 다른 것도 준비했어

 

<롯데 아트페어 2022 부산> 포스터  ©롯데백화점

 

  신세계가 그림에 주력했다면, 더 다양한 예술작품에 뛰어든 다른 백화점도 있습니다. 바로 롯데백화점인데요. 롯데백화점은 지난 5월, <롯데아트페어 2022 부산>을 개최했답니다. 순수 미술품 위주로 전시하는 일반 아트페어와는 달리 '아트 & 디자인 & 크래프트'를 주제로 공예품, 디자인 제품 등 일상 용품까지 한자리에서 선보였죠. 전문 아트 컬렉터뿐 아니라 일반 고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아트페어로 차별화한 것이랍니다. 사실, 우리가 실제로 구매한다고 했을 때, 그림보다는 소소한 공예품들이 더 다가가기 쉽지 않나요? 그런 면에서는 이 <롯데아트페어>가 제격인 셈이죠. 

  이번 아트페어는 롯데백화점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규모였어요. 국내외 유명 갤러리 12곳과 디자인·라이프스타일 브랜드 30여 개가 한데 모여 열린 거거든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시아 최대 화랑 ‘탕 컨템포러리 아트’와 MZ 컬렉터들에게 지지를 얻은 ‘갤러리 애프터눈'4), 부산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알려진 ‘갤러리 래’도 참여했답니다. 
 

박서보 X 알레시의 와인 오프너  ©롯데백화점

 

  <롯데아트페어>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어요. 탕 컨템포러리 아트의 중국 작가인 우웨이의 작품은 전시 기간 모두 완판되었고, 콜라보를 통한 와인 오프너, 프리미엄 한정판 스피커 판매량도 예상치를 뛰어넘었답니다. 예술시장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확인할 수 있었죠. 순수 미술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보여준 롯데백화점의 이번 아트페어! 덕분에 우리 역시도 예술의 다양한 면을 알 수 있었어요. 갤러리가 아닌 백화점에서 진행되었기에 막연히 높다고 생각했던 문턱을 쉽게 넘을 수도 있었고요.

  1. 4) 방탄소년단 RM이 픽(Pick)한 김희수 작가가 개인전을 연 곳이에요! 절친인 뮤지션 콜드에게 김희수 작가의 작품을 선물해서 화제가 되었답니다.

 

💬Editor's Comment

  최근 백화점과 예술의 결합이 많아지면서 백화점의 '아트 비즈니스'가 굉장히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어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예술작품 판매에 초점을 맞추어 알아보았답니다. 백화점의 유통 사업으로 우리는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예술 작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백화점 역시, 핫한 미술시장에 뛰어들어 사업 분야를 넓히고 수익을 낼 수 있었죠. 하지만 그 이면에 있던 미술시장의 거품 문제도 함께 주목받고 있는데요. 그만큼 백화점과 소비자 모두 방향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네요. 백화점은 대기업인 만큼 예술유통업의 독점화가 아닌, 문화예술 향유의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고, 신진 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수행하며 아트 비즈니스를 이어 나가야 해요. 소비자도 마찬가지랍니다. 미술시장 붐(Boom)을 따라 작품을 자산으로 치부하기만 하면 안 되죠. 문화예술 향유의 본질을 유념하면 좋을 것 같아요. 자기만의 구매 철학 혹은 예술 신념을 가져보는 것이죠. ‘남들 다 사는데’, ‘아트테크가 대세라는데’라는 마인드보다는 ‘오, 이 작품 마음에 든다.’, ‘작가가 작품을 만든 의도는 뭘까.’와 같은 마인드로 다가가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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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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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아트비즈니스 #백화점 #미술 #아트슈머 #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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