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인생은 한 번뿐인데, 미술로 제2의 인생을 연 사람들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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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 때마다 눈물샘을 자극한다는 화제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아시나요? <우리들의 블루스>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옴니버스 드라마예요. 빛나는 배우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드라마가 완결된 이후에도 계속 화제에 오르는 배우가 있는데요. 바로 배우 한지민의 쌍둥이 언니 ‘영희’로 등장하는 정은혜 배우입니다. 극 중 다운 증후군을 가진 인물로 등장한 정은혜는 실제로 다운증후군을 가진 배우이기 때문이죠. 우리에게 배우로 눈도장을 찍은 정은혜는 사실 배우 외에도 여러 직업을 가진 ‘N잡러’의 삶을 살고 있어요. 2016년도부터 ‘니얼굴’ 캐리커쳐를 그리는 작가이자, ‘니얼굴 은혜씨’라는 채널을 가진 유튜버로 활동하기도 하죠!

 

  주위의 시선과 미비한 제도 때문에 장애를 가진 이들이 바깥활동을 하는데 아직도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인데요. 한편, 다수의 장애인 시설에서는 장애인에게 본인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존재임을 알리기에 적절한 활동으로 ‘예술’을 꼽습니다. 작품을 창작하는 행위란 결국 일종의 표출이기 때문에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어 건강해지고, 자신감을 얻기도 하고요. 때문에 정은혜 배우처럼 실제 작가로 활동하고 계신 분들 역시 많답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1% 나눔재단’에서는 <만남이 예술이 되다> 캠페인을 통해 장애예술인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돕고 있어요. 


 

💪문화예술로써 희망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만남이 예술이 되다> 캠페인 ©포스코 1% 나눔재단

 

  본격적으로 어떤 작가가 있는지 만나보기 전에 잠깐! <만남이 예술이 되다> 캠페인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서 캠페인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해 드릴게요! <만남이 예술이 되다> 캠페인은 뛰어난 실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한 장애예술인들을 찾아 창작활동과 대중화를 지원하는 ‘포스코 1% 나눔재단’의 문화예술 프로젝트예요. ‘포스코 1% 나눔재단’에 대해서도 생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포스코 및 그룹사 외주사 임직원 33,000명이 자신의 급여 1%씩을 기부하여 만들어진 비영리 단체가 바로 ‘포스코 1% 나눔재단’이랍니다. 이 재단은 장애예술인 지원사업뿐만 아니라, 미래세대ㆍ다문화가정ㆍ장애인ㆍ문화예술 및 기타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공익활동을 전개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만남이 예술이 되다> 캠페인 역시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서 무너지지 않고 치열하게 자신의 예술적 가치를 추구해 나가는 예술인들의 활동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되었는데요. 개개인의 이야기를 스토리 영상으로 제작하여 그분들의 예술성과 역량을 알리고 있죠. 더 나아가서는 장애인들의 예술 참여 기회를 이끌고자 하고, 대중성이 높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을 통해 대중 여러분들께 쉽게 다가가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마음이 그려내는 세상

  지금까지 <만남이 예술이 되다> 캠페인에서는 2020년 첫 번째 시즌을 맞은 이래로 작년까지 두 시즌 동안 미술∙음악·무용 등 다양한 분야의 장애예술인 24명과 함께 했어요. 모두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을 가진 작가들이죠. 그중 3D펜 유튜버 사나고와의 콜라보레이션 영상으로 20만 조회수를 달성한 박환 작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박환 작가는 20년 넘도록 동양화 작가로 꾸준히 활동을 해왔는데요. 이후 서양화로 전향하면서 동서양이 혼합된 독특한 작업 스타일을 가지게 되었고, 여러 전시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30년간 그림밖에 모르고 살던 중, 큰 교통사고로 인해 1급 시각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사고 후 좌절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며 잠시 작가의 삶을 내려놓기도 했죠. 하지만, 이내 다시 용기를 가지고 작품 활동 속으로 뛰어들었어요. 사고 이후에도 미술을 그만두지 않고,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일구어 나가고 있어 ‘불굴의 화가’라는 타이틀도 얻었죠. 사고 이후 삶조차 포기하려고 했던 자신이 다시 그림을 그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해요. 자신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며 제2의 작품세계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큰 감명을 주고 있는 그의 끝없는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그런데 왜 3D펜 유튜버인 사나고와 콜라보레이션 영상에 함께 하게 되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작가 소개에 더해 박환 작가가 시각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림을 창작해내는지,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해요. 박환 작가는 붓 대신 손 끝의 감각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작업 시작 전, 빈 캔버스 앞에 앉아 잠시 묵상하며 머릿속으로 전체적인 이미지를 새겨본다고 해요. 그리고 점토를 이용하여 입체적인 부조를 형성해 놓은 뒤에, 손가락 끝에 물감을 묻혀 그림 위에 찍는 방식으로 하나하나 만지면서 작품을 완성하죠.

박환 화가의 모습

  그림을 함께 볼까요? 놀랍게도 적절한 색이 정확한 위치에 딱 맞게 입혀져 있는 걸 보니 입이 떡 벌어져요. 조화로운 색들의 향연은 또 어떻고요. 갈색이 저렇게까지 다채로워도 되는 건가요? 한 가지 계열의 색을 사용했지만 생동감이 모니터를 뚫고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마치 ‘이 세상에 똑같은 색은 없다!’고 외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함이 요구되는 작업임은 말하지 않아도 알겠죠?

 

박환 화가의 모습

 

☝어쩌면, 불필요한 수식어

  올림픽 이후에는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의 ‘종료’에만 방점을 둔 방송사들의 보도가 이어지는데요. 지난 ‘2020 도쿄올림픽 폐막식’, KBS 중계방송에서 이재후 아나운서가 한 말이 화제가 된 바 있어요. 폐막식을 마무리하며 “제32회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 한국방송 KBS의 모든 중계방송을 마친다”라고 말한 것이죠. 한 문장의 짧은 이야기였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기에는 충분했어요.

 

2020 도쿄올림픽 KBS 중계를 갈무리하는 이재후 KBS 아나운서(왼)와 송승환 해설위원(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 ©국민일보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활동 대중화를 지원한다’는 이번 전시의 취지, 그러한 취지에 걸맞게 관람객의 접근성과 관심을 고려하여 온라인 전시로 기획한다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데요. 현실에서도 주류가 되기 어려운 장애인들, 그리고 더욱 주목받기 힘든 그들의 예술을 대중화하는 것은 좋으나 그 과정에서 장애인에게 또 다른 꼬리표를 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설명 없이 오로지 작품에만 집중하며 감상한다면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고, 작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거든요. 오히려 굳이 가져다 붙이는 ‘장애’라는 수식어가 괜한 선입견을 불러 오고 있는 건 아닐지 반추해봅니다. 누가 창작했느냐에 관계없이, 예술은 본인을 표현하고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일 뿐이니까요.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온라인 전시를 기획했다는 점! 사실 유명 작가의 전시가 아니고서 오프라인 전시를 굳이 시간 내서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적은 것이 최근 미술 전시의 현실이죠. 접근성이 좋은 온라인 전시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대처와 장애예술인 작품 대중화, 이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것 같아요.

- 작가 소개 영상을 볼 수 있어서 분위기 환기 효과도 있고, 작품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어요!  

ㅇ요건 쫌 아쉬운데

- 전형적인 옛날 전시장의 모습. 온라인 전시도 다양한 형태의 구성이 가능할 텐데, 그냥 VR기능을 이용하기 만 한 단조로운 전시 형태인 점이 아쉬워요.

- 작가 저마다 특색이 있는 것처럼, 전시 형태도 작가별로 다르게 했으면 더 다채로운 감상이 되었겠어요. 일률적인 형태 때문에 뒤로 갈수록 작품 감상에 있어 몰입도가 떨어져요.

 

💬Editor’s Comment

  여러분들은 장애인의 반대말이 무엇이라고 알고 계시나요? 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입니다! 한국 사회에는 장애인을 비정상인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인식이 있는데요. 장애인 중에는 선천적인 장애보다 후천적 장애를 입은 사람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요. 비장애인과 멀리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죠. 장애가 꼬리표가 되어 앞날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장애예술인들을 한 명 한 명의 예술인 자체로 인식하면서 그들의 작품세계를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장애의 유무로 작품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그 자체를 존중하는 편견 없는 시선이면 그분들은 더 즐겁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편견과 차별 없는 더 나은 세상을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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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6-23

키워드

#미술 #장애예술인 #장애인 #포스코1%나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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