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과 움직임, 같은 말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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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연극 작품을 관람하고 큰 감동에 사로잡혔던 적이 있나요? 보통 많은 분들이 연기자의 연기가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할 텐데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연기자들은 관객들과 ‘말’이 아닌, 비언어적인 소통을 훌륭히 해낸 것이에요. 의사소통의 93%가 글이 아닌 몸짓 언어나 목소리 톤 등, 비언어적인 요소로 이뤄지기 때문인데요. 그중, 55%라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몸짓 언어랍니다. 몸짓 언어란 글이나 말을 보조하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느껴지기 마련인데요. 실은 의사소통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어요. 연기자들은 어떻게 그들의 몸짓 언어를 구사하는지, 그들의 ‘동작(action)’에 대해 알아볼까요.
그냥 움직임이 아니에요!

연기자의 ‘동작’은 ‘움직임’과는 달라요. ‘움직임(movement)’은 움직이는 행위(an act of moving)를 뜻해요. 가만히 멈춰있지 않고 작은 신체 부위라도 조금 움직인다면 그것을 움직임이 되는 것이죠. 반면, ‘동작(action)’은 인간 행동에 목적이 있는 행위(an action is a purpose act of human behaviour)를 말해요. 움직임과 동작의 가장 큰 차이는 ‘목적’이 있고 없음의 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연기자의 동작은 관객과의 감정적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에 아주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요. 어떤 역할을 그려낸다고 할 때, 그 인물의 내적 이미지에 적합한 외적인 형태를 찾는 것이 중요한데요. 연기자들이 인물의 외형에서 명백한 의미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관객들은 그 인물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죠. 연기자들은 역할에 맞는 동작들을 직접 행하면서 탐험하고 동작의 목적성을 오랜 시간 동안 인내심 있게 탐구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내추럴 동작, 드라마틱 동작?
‘동작(action)’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그중 하나는 내추럴(natural) 동작이에요. 연기자가 무대 위에서 주로 행하는 내추럴 동작은 앉기, 서기, 눕기, 걷기, 뛰기 등이 있어요. ‘내추럴 동작’이란 연기자의 신체가 어느 한 부분도 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꾸밈이 없는 행위들이에요.

위 내용과 같이, 연기자들은 공연시간 동안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내추럴 동작들을 해요. 연기자가 내추럴 동작을 하는 이유는, 움직여하는 ‘신체적 필요성’때문이기도 하고, 때로는 ‘갑작스러운 충동’과 ‘감정 변화’의 결과이기 때문이기도 해요. 이런 동작들은 크게 드러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내추럴 동작들은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요. 연기자는 자신이 맡은 배역이 어떻게 걷고 어떻게 서고 어떻게 앉으며 어떤 신체적 결함이 있는지 꾸준히 고민하고 탐구한답니다.

하지만 연극에서 내추럴 동작만 사용하면 극에 대한 흥미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극에서 극적인 것을 원하죠. 때문에, 클라이맥스 부분이나 긴장감을 더해야 하는 부분에는 두 번째 종류인, 드라마틱(dramatic) 동작들을 첨가해요. 혹시 연기자의 동작이 극도로 빠르거나 느리게 연출되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렇게 동작의 템포를 강조한 드라마틱한 동작들로 극에 긴장감을 주기도 한답니다. 드라마틱 동작들은 꾸준히 신체 훈련을 해야지만 가능해요. 체력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드라마틱한 동작들은 대부분이 갑작스럽고 인상적이며 극적이기 때문에, 이 동작들을 행하려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 몸의 균형, 에너지 방출 등을 할 수 있는 신체적 능력이 요구되죠. 아래의 사진을 보면, 연기자들이 드라마틱한 동작을 하기 위해 신체 균형을 얼마나 잘 유지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답니다.


위의 사진은 베스터포트 컴퍼니의 ‘변형’이라는 작품의 포스터에요. 남자의 자세가, 그림자가 무엇처럼 보이세요? 포스터 속의 자세는 실제로 연기자가 극중 파리로 변한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취한 동작이에요. 그는 이 고난이도의 동작을 취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체조 훈련을 했다고 해요. 신체적으로 훈련되지 않았다면, 저런 인상적인 드라마틱한 동작은 고안 될 수도, 실행 될 수도 없었겠죠.
극에서의 모든 동작은 연기자에 의해 의도된 것이지만, 그 성격에 따라 내추럴하고 드라마틱한 동작들로 나뉘어요. 어떤 연기자들은 드라마틱 동작의 파워는 약하지만 내추럴 동작을 정말 그 배역 자체인 듯 잘 해내기도 하고요. 내추럴 동작은 부자연스러운 반면, 유독 드라마틱 동작들에 강점을 가진 연기자들도 있어요. 전자 쪽이라면, 무술이나 검술 등 균형감을 발전시키는 신체 훈련을 해본다면 도움이 될 테고요. 내추럴 동작이 어렵다면 요가와 같은 자연스러운 호흡을 기초로 하는 신체 훈련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관객의 입장에서도 내추럴 동작과 드라마틱 동작을 구분하며 작품을 관람한다면 배우마다 상이한 연기, 그리고 배우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하게 될 거예요! 작품에 한층 더 깊게 빠져들게 되고 풍성한 관람을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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