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멋지게 나이 드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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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죠. 우리 주변을 살펴봐도 70세가 넘은 연세에 100만이 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박막례 할머니부터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큰 화제를 모았던 배우 윤여정까지, 노년에도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분들을 찾아볼 수 있어요. 배우 윤여정은 70세가 넘어서야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고, 박막례 할머니는 매일 밤 내일 새로운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두근거림을 느낀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무언가를 도전하는 데에 늦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는 듯합니다.  한 번 뿐인 인생,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일단 시도해보는 것이 좋잖아요! 그리고 이 전시 속 할머니들 역시 우리에게 이런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고 있죠.

 

🌷꽃보다 할매!

<할매, 하고싶은 거 다해> 전시 포스터 ©하우스서울 

 

  바로 6월 28일까지 잠실 하우스서울에서 열리는 <우야다: 할매, 하고 싶은 거 다해>인데요. 비키니 입은 할머니부터 서핑보드를 든 할머니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할머니의 틀을 깨고 유쾌한 삶의 한 때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답니다!

  이번 전시의 작가 우야다는 주체적으로 욕망하고 행동하는 노인을 그리고자 했어요. 자유롭고 편안한 모습의 노인들을 그리며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었다고도 전해왔죠. 그는 노년의 여유를 동경하며 나이 듦에 대해 그리기 시작했고, 나이 듦을 어떠한 가치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삶의 태도까지 바뀌게 된 경험을 작품으로 함께 나눕니다. 유쾌하고 독립적인 노인의 모습을 통해 오히려 지금보다 거침없고 과감해질 자신의 노년을 상상하다 보니 나이 듦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거죠. 그는 이와 같이 사회가 생각하는 노인의 모습에서 멀리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며, 지금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노인의 모습과는 다를지라도 미래에는 이렇게 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드러냅니다. 때문에 그는 사회적 통념을 깨는 인간상을 그리는 데에 더욱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해요. 타투를 하고, 비키니 브라를 벗어던지는 노인을 그리면서 해방감까지 느꼈다고요.

  이러한 작가의 가치관을 보면서 우리는 남의 시선과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년 시절 역시 자연히 길어지고 있는데요. 이 시간도 똑같이 삶의 일부라는 걸 인식하고 소중한 마음으로 여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마음에 큰 울림을 주더라고요.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한다

©우야다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우야다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해변에서 비키니 브라를 벗어던질 수 있는 할머니가 된다면? 반바지를 입고 맥주를 즐기는 할머니가 된다면? 가벼운 농담을 하고 장난을 즐기는 할머니가 된다면?

  그의 작품 속 할머니들이 전해주는 조언은 단순히 즐거운 일을 해보자는 것에 그치지 않아요. 그보다 더 나아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주체적으로 하자고 권하고 있죠.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나이를 기준 삼아 행동과 의무가 대략적으로 정해져 있잖아요. 20살에는 대학에 가야 하고, 취업도 해야 하고, 30대가 되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등 사회가 정해놓은 틀에 맞춰서 사는 삶을 대다수가 원하고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괴로워해요. 하지만 사실 중요한 건 사회가 정해 놓은 틀도, 나이도 아니죠. 어떤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의 모습을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고 즐기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요. 작가는 이렇게 자칫하면 뻔하고 추상적으로만 느껴질 수 있을법한 이야기를 서핑보드, 비키니 등 작은 일상과, 그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노인을 매치시켜 표현함으로써 구체적이고 주체적인 삶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주체성을 한껏 표현하는 우야다의 그림 속 할머니들은 드라마, 영화 등 미디어에 노출된 일률적인 할머니의 모습을 벗어나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지금껏 우리에게 할머니라는 존재는 대부분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자상하고 가족을 위한 존재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우야다의 그림을 통해 할머니에게 그 어떤 수식어라도 붙일 수 있게 되었어요. 장난스러운 할머니, 열정적인 할머니, 느긋한 할머니, 애주가 할머니, 천진한 할머니 등등 말이에요!

©우야다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요즘은 시니어1) 전성시대잖아요. 우야다가 그린 할머니처럼 실제로도 멋있는 삶을 살고 있는 할머니 분들은 정말 많은데요! 이를 대표하는 사람으로는 배우 윤여정이 있죠.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아 자랑스러운 역사를 세웠어요. 박막례 할머니에 이어 활발한 유튜버로 활동 중인 밀라논나는 삶에 찌든 노인네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밀라노 할머니라는 뜻의 밀라논나는 인생 2막에 그 누구보다 나답게 살고 있어서 젊은 시절로 돌아갈 거냐는 질문에  한 번 젊어봤으니 됐다고 쿨하게 답하는데요. 

  이렇게 할머니니까 기운도 없고 열정도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보란 듯이 멋있는 인생을 살고 계신 분들을 보면서 나이에 대한 편견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한 부분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반드시 노년의 삶을 살게 되잖아요. 작가 우야다의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아가는 할머니들을 응원하고 편견 없이 바라보는 연습을 지금부터 차근차근해보는 건 어떤가요?

  1. 1) 시니어(senior)는 영어로 ‘손위의’라는 뜻으로 정년퇴직을 한 연령대분들을 표현하는 단어로도 사용돼요.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카페 건물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커피와 함께 ​전시를 즐길 수 있어요!

- 캐릭터 자체가 매력 있어요. 우야다 작가 특유의 작품 스타일, 그리고 작품마다 그림이 보여주는 할머니들의 유쾌한 일상을 살펴보는 일이 무척 즐거웠답니다.​

ㅇ요건 쫌 아쉬운데

- 콘텐츠가 조금 더 풍성했으면 좋겠어요. 작품과 사진, 그리고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 등이 더 필요해 보여요

- 굿즈샵과 전시장이 다소 떨어져 있어요. 동선이 자연스럽게 붙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Editor’s Comment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해!

북 치고 장구치고 니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거여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가 한 말이에요. 꼭 우야다 작가의 작품들이 건네는 말인 것처럼 느껴졌어요. 이번 전시는 이렇게 나이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는데요. 여러분이 꿈꾸고 있는 노년의 삶은 어떤 모습인가요? 이번 전시를 통해 한번쯤 떠올려보고, 노년의 삶이 미래가 아닌 현재가 될 때까지 이따금 되새기며 지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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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6-17

키워드

#미술 #전시 #우야다 #우야다스튜디오 #노인 #나이 #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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