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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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웹툰을 즐겨보시나요? 바쁜 생활 속 틈새 시간을 채우는 오락거리로는 웹툰만 한 게 없죠. 특히 학창 시절에는 요일마다 나오는 웹툰을 꼬박꼬박 챙겨보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몇 년 전부터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줄줄이 나오면서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고요. ‘미생’을 시작으로 ‘이태원 클라쓰’, ‘지금 우리 학교는’ 등등, 나열하기도 입 아프네요! 특히 이번에는 많은 청소년들의 인생 작품이 되어준 되어주었던 웹툰이 넷플릭스의 뮤직 드라마로 제작되어 화제가 되었어요. 바로 하일권 작가의 ‘안나라수마나라’입니다.

 

추억의 웹툰, ‘안나라수마나라’가 넷플릭스에!

  ‘목욕의 신’, ‘삼봉이발소’ 등 여러 인기작을 남긴 하일권 작가는 2010년대에 웹툰을 즐겨보았다면 모를 수 없는 작가가 아닐까 싶어요. 하작가는 웹툰계 연출의 마술사라고 불릴 정도로 매혹적인 연출을 보여줍니다. 그중에서도 넷플릭스가 관심을 보인 ‘안나라수마나라’는 마술이라는 요소까지 가지고 있어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뽐내죠. 이 작품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연재되었는데요. 10년도 더 지난 작품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지 않으셨나요? (혹은 벌써 그렇게 됐나… 하고 아련하실 수도 있겠어요.) 아마 연극과 뮤직 드라마, 장르를 뛰어넘어 현재까지 각색될 정도로 오래 사랑받고 인정받는 데에는 흥미로운 소재와 멋진 연출의 시너지 효과가 한몫을 했지 않나 싶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는 총 6부작으로, 지난 5월 6일 공개되어 지금 바로 넷플릭스에서 시청하실 수 있어요.  꿈을 잃어버린 소녀 ‘윤아이’와 꿈을 강요받는 소년 ‘나일등’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이 나타나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뮤직 드라마입니다. 마술이라는 소재만으로도 드라마를 향한 호기심이 커지네요!

  뮤직 드라마라는 장르가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같은데요. 뮤직 드라마는 드라마와 음악이라는 두 콘텐츠를 하나로 융합한 동영상 콘텐츠입니다. 비교적 익숙한 뮤지컬과 비교를 해보자면, 서사의 전개를 노래로 하느냐 아니면 대사로 하느냐의 차이가 가장 눈에 띄어요. 뮤지컬적 요소 중에는 이야기의 흐름 속에 통합되어 있는 서사를 이야기하는 ‘서술 노래’, 그리고 극 안에서도 단순 노래라는 것이 명시되어 있는 ‘가사 노래’가 있거든요. 뮤지컬은 두 가지 요소 모두를 마음껏 활용하지만, 뮤직 드라마는 서술 노래의 사용이 적고 대신 대사를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한다고 해요. 이러한 차이가 기존 뮤지컬 팬분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 될 수도 있겠지만, 뮤지컬의 서사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느끼셨던 분들은 편하게 즐기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뮤직 드라마라는 생소한 장르 탓에 흥행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컸을 텐데요, 놀랍게도 ‘안나라수마나라’는 공개된 지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글로벌 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답니다. 어떻게 이렇게 큰 인기를 끄는 작품이 탄생한 걸까요? 

 

🙌이건… 망하려야 망할 수가 없는 조합..!

  원작 웹툰과 마찬가지로, 마술이라는 흥미롭고 생소한 소재와 환상적인 연출이 그 이유가 될 수도 있겠는데요. 저는 그 무엇보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만남을 들고 싶어요! 그야말로 망하려야 망할 수 없는 찰떡 조합을 자랑하거든요.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의 세 주연은 지창욱, 최성은, 황인엽 배우가 맡아주었어요. 미스테리한 마법사 리을로 변신한 지창욱 배우는 연기는 물론 노래에 마술까지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이 연기를 위해 오랜 기간 마술을 연습하기도 했고요. 한 인터뷰에서는 손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힘들었다 한탄하며 귀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지창욱 배우는  작품 안에서 마술이란 잃어버린 동심, 어릴 적 꿈꾸던 허무맹랑한 꿈의 상징이라는 생각을 했다는데요, 작품에 대해 많이 고민한 것이 잘 보이는 답변이죠. 이렇게 자신의 배역을 향한 열정이 컸기 때문에 독특한 캐릭터도 잘 소화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성은 배우는 가난하게 사느라 꿈마저 잃은 소녀 윤아이를 연기했어요. 백상예술대상 TV 부문과 영화 부문에 각각 한 번씩 후보가 될 정도로 주목받는 신인입니다. 이번에는 멋진 연기와 함께 노래 실력까지도 보여주는데, 신기하게도 연기 도중 노래를 부르는 건 이번이 첫 도전이라고 하더라고요. 촬영 시작 전부터 성악 레슨을 받으며 연습을 할 뿐만 아니라, 노래로 하는 감정 표현을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많은 애썼다고 해요.

  부모님의 뜻에 따르기만 하다가 차츰차츰 변화하는 나일등을 맡은 황인엽 배우는 이번이 세 번째 연기랍니다. 동안 외모도 있지만 뛰어난 연기력 덕에 30대임에도 아무런 위화감 없이 고등학생을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는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가 ‘경쟁에 지쳐 있는 분들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설명했어요. 성적 경쟁만 하다가 새로운 가치를 찾아 나가는 나일등 캐릭터를 연기한 황인엽 배우가 해준 말이라 더욱 와닿습니다.

 

  출연진과 창작자를 살펴보면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특이하게도 드라마의 매 에피소드 마지막에 나오는 크레딧에 ‘일루셔니스트’ 항목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마술사,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마술 부문의 자문을 맡아주었기 때문이죠. 많은 이들이 전형적이라고 느끼는 마술 사용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마술을 마술처럼 보이지 않게 작업하려 했다’고 해요. 잠시 재미를 주는 눈요기용 마술이 아닌, 작품의 의미를 내포하는 표현으로써의 마술을 보여주려 한 것이죠. 이와 같이 섬세한 노력 덕분에 더 황홀한 작품이 완성되었나 봅니다. 

  게다가 이미 웹툰 원작 드라마를 성공으로 이끈 경험이 있는 감독이 연출을 맡았어요. 바로 ‘이태원 클라쓰’를 연출했던 김성윤 감독입니다. 어때요. 이 정도면 망하려야 망할 수가 없는, 최강 조합이라 할 만하죠?

 

💬Editor’s Comment

  지창욱 배우는 마술을 믿는다는 건 그 마술을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마음인 것 같다는 인터뷰를 남겼어요. 저는 저 말이 참 인상 깊었는데요. 언젠가부터는 저도 마술을 보고 그냥 신기해하고 즐기기보다는 트릭을 알아내려 다른 데에 더 집중하는 것 같았거든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아무런 의심 없이 마술을 보고 감탄하고 즐거워하기만 할 수 있으신가요?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의 마술을 통해 숨어있는 동심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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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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