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 1,687
- 0
- 글주소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우스갯소리로 시작된 말이지만 고개를 절로 주억거리게 되는 문장이에요. 눈 한 번 깜짝하면 금세 주변이 바뀌어 있으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동시에 현대사회는 너무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오히려 고립을 더욱 자주 경험하게 된다는 연구가 즐비합니다.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는데 단절을 느끼게 된다는 점에서 회의를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고요. 하지만 단절을 직접 선택한다면 어떨까요?
✋잠시 쉬어갑니다!
누구나 가끔은 세상과 잠시 떨어져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을 거예요. SNS 알림도 핸드폰도 모두 끈 채로 말이죠.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 또한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인데요. 내가 모르는 새 놓치는 소식이 있지 않을까 왠지 불안하기도 하고, 즐거운 것들이 잔뜩 모인 스마트폰 없이 오롯이 홀로 있는 일은 막상 경험하면 심심하게 느껴질 것만 같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시도 자체가 큰 의미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 나와의 시간을 충분히 갖자며 어려운 시도를 위한 용기를 건네는 전시, 올해 제1회를 맞은 따끈따끈한 미술 행사가 바로 지난주에 개막했어요. 바로 통영국제트리엔날레죠!

트리엔날레(triennale)라는 명칭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어요. 그렇다면 비엔날레(biennale)는 어떤가요? 비엔날레가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제를 의미한다면, 트리엔날레는 3년에 한 번 열리는 국제 미술제를 뜻하는 말이에요.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3월 18일부터 5월 8일까지 다양한 예술 장르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전시는 주제전과 기획전, 섬연계전, 지역연계전 총 4가지 파트로, 통영 지역 전체를 하나의 미술관처럼 구성해놓았답니다. 이번 제1회의 주제는 ‘섬·바람’인데요. 통영에 섬이 있으니까 섬은 그렇다 치고, 바람은 왜일까요? 이번 행사에서 바람은 소통과 생명을 상징해요. 공간과 사람, 시간 사이를 순환하면서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치를 탄생시킨다는 의미가 담겨있죠. 이는 곧 섬 안에서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하고, 전통과 미래가 조화를 이루는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자체를 뜻하게 됩니다.
✅이번 행사, 뭐가 특별할까? 포인트 딱 짚어드려요!
📌행사 주제가 쏙 담긴 주제전(展)
앞서 통영국제트리엔날레가 스스로 선택하는 단절, 그 어려운 시도를 위한 용기를 전한다고 이야기했는데요. 바로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 단절이 존재해야만 비로소 더 나은 조화와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행사의 주제전은 초연결시대의 너무 많은 연결에 의해서 오히려 조화와 소통의 부재를 겪게 되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배경으로 두고 있어요. 그리고 과거·현재·미래의 조화, 이들이 얼기설기 이어지고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현재가 시간을 초월해 쭉 이어질 수 있는 방법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스스로 잠시 외부와 단절하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기를 권하는 작품들이 많아요. 과거의 수공예 작품에서부터 19세기 작품, 현재와 미래의 인공지능, 가상현실까지 13개국 38명의 아티스트들의 작품들과 몰입형 설치 등이 전시된답니다.

🏞섬, 공간의 활용
특정 지역에서 이와 같은 대규모의 행사를 진행할 때에는 무엇보다 장소가 관건이 되는데요. 주로는 지역을 대표하는 공간에서 진행하기도 하지만, 관람객의 접근성이 높은 위치에 오로지 주제전만을 위한 새로운 공간이나 부스를 설치하는 일도 비일비재랍니다. 하지만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행사를 위해 별도 공간을 새로 만들지 않고 과거 조선소로 운영되던 공간을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했어요. 통영은 오랫동안 조선업이 호황을 이루던 지역인데요. 하지만 조선업의 불황으로 인구 감소 등의 침체를 마주하기도 했죠. 때문에 트리엔날레 주제전이 이루어지는 (구)신아SB조선소는 호황과 침체를 모두 겪은 조선소를 다시금 부흥시키는 도시재생의 관점에서도 의미 있는 공간이 된답니다.
🏳🌈3인 3색, 누구보다 통영과 어울리는 홍보대사들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이 외에도 섬이 많은 지형을 활용한 섬연계전을 진행하는 등, 지역 특색을 살린 행사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는데요. 트리엔날레를 알리는 홍보대사 역시 통영 출신의 아티스트들이 선정되었답니다! 각각 영화, 전통예술, 시각예술에서 활동 중인 30·40대 예술가들이죠. 영화의 유최늘샘은 18편의 독립영화를 연출한 영화감독으로, 통영국제트리엔날레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소소통영’에 참여해 통영으로 이주한 청년들의 삶을 다큐멘터리에 담아내기도 했어요. 전통예술의 황민왕은 타악 연주자인데요. 국가무형문화재 남해산별신굿의 이수자로서 굿음악과 연희, 그리고 그 외 국악방송 라디오, 다큐멘터리 등에 참여하며 다채로운 창작을 선보이고 있답니다. 시각예술의 여준환은 장난감, 사탕, 젤리 등 일상적인 사물을 통해 알록달록한 그림을 그려내는데요. 그 속에 들어있는 서사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같이 오래되고 신화적인 이야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죠. 단지 통영 출신이라는 점을 배제하더라도, 과거·현재·미래를 동시대와 연결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통영국제트리엔날레와 어울리는 인물들이 아닐까 싶어요.
💬Editor’s Comment
트리엔날레는 미술 축제인 만큼, 한 행사 안에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들이 들어있어요. 마치 한아름 종합 선물세트를 받아 든 것처럼 소식만으로도 벌써 든든한 거 있죠? 주제전이 진행되는 (구)신아SB조선소 외에 구석구석 골목길마다 이루어지는 전시는 어떻게 구성되었을지도 기대되고요. 맞다, 이미 통영의 유명 관광지인 전혁림 미술관과 레지던시 작가들이 한데 모인 레지던시 결과 전시도 굉장히 보고 싶어요! 이 많은 것들을 전부 둘러보려면 하루로는 모자랄 테니, 여행 다녀오듯 여유를 가지고 훌쩍 떠나보는 것도 좋겠어요.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잠시 멀어질 용기를 가지고요!
지금 로그인하시면
하루예술의 모든 콘텐츠 열람이 가능해집니다!
이야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