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게 없다니(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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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떠들썩한 소문이나 큰 기대에 비해 보잘것없거나 소문이 사실과 다를 때 종종 나오는 말이죠. 보잘것없다는 것은 꼭 눈에 보이는 것에 국한되지 않아요. 으리으리하다고 소문난 잔치에 갔는데 정작 손님을 존중하는 마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 또한 먹을 게 없는 상황이나 다를 바 없지 않을까요? 오늘은 최근 소문난 세계인의 잔치 올림픽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K국민들 “어딜 뺏겨 절대 못 뺏겨”
‘함께하는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힘차게 출발한 베이징 2022 올림픽! 하지만 지난 2월 4일 막을 올린 베이징 올림픽은 개회 7일 만에 여러 논란이 들끓고 있어요.
그중 선을 아주 씨게 넘은 것이 있다면 단연 한복공정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한복공정은 중국이 한복의 역사를 왜곡하는 최근의 경향을 뜻하는 단어인데요. 지난 2020년부터 중국의 게임, 드라마, 일러스트 등에서 한복이 등장하며 중국의 전통의상인 것처럼 소개되는 일들이 있었죠. 때문에 한국의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번 올림픽의 개회식이 불을 댕긴 거예요!
개회식에서는 중국 내 여러 소수민족의 대표들이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중국 내 56개 소수 민족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하나 둘 오성홍기를 주고받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줄줄이 서있는 사람들 가운데 한복을 입고 있는 사람이 포착되는데요...? (여러분:?????) 한국 내 각양각층에서는 다시 한번 중국이 한국의 문화를 자국의 문화로 여기는 증거라며 거센 분노의 불길이 일었고요. 격양된 반응에 중국 대사관 측에서는 한국 언론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사실 올림픽 개회식은 그저 불씨가 되었을 뿐 이전부터 한복을 중국 문화인 것처럼 노출한 문제가 눈덩이처럼 점점 불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한복에도 OOTD가 있다구
국뽕에 진심인 한국 사람들, 가만히 있을 리가 없죠. 여기저기서 한복을 우리나라의 문화로 제대로 알리기 위한 움직임이 속속들이 포착되고 있답니다! <더 스크랩>, <호텔사회>, <퍼블리셔스 테이블>, <레코드 284> 등 힙한 행사들이 다수 진행된 문화역서울284에서도 한복과 관련된 전시가 진행되고 있어요. 한복의 생활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손을 잡았답니다. 한복을 학교와 일터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형태의 디자인으로 새롭게 디자인해 선보인 거예요.

문체부는 작년부터 한복의 생활화를 위해 힘쓰고 있었는데요. 세계적으로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근무복, 한복 교복의 도입하는 시도는 정말 두 팔 번쩍 들고 환영할 일이 아닐까 해요. 전통문양을 사용해 우리나라만이 가진 고유한 개성을 드러낼 수도 있고, 몸에 꼭 붙지 않고 자연스럽게 감싸는 형태로 제작된 옷 선은 훨씬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활동성을 갖추고 있으니까요. 문체부에서는 실제로 한복 교복을 도입할 학교를 모집하기도 하고, 국무회의 때 한복을 입기도 하고, 문화예술기관에서 한복 근무복을 도입하는 등 꾸준히 움직이고 있었죠.


하지만 아무래도 아직은 초창기이기 때문에 고운 반응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에요. 유니폼 특유의 딱 붙는 H라인 스커트를 못 잃고 있다던가, 여름 교복 저고리의 경우 한복 고유의 선과 달리 너무 짧고 뻣뻣한 재질로 만들어져 움직임이 어렵다던가, 색 조합이나 스타일이 현대와는 어우러지지 못한다는 평도 있어요. 일부 학생들은 “교장 선생님도 곤룡포 입고, 선생님들도 상궁 한복 입어야 된다”, “나는 학업 노예니까 노비 옷 입고 다니겠다”는 웃프고 솔직한 평을 날리기도 했답니다. (역시 풍자의 민족)
💬Editor’s Comment
제가 처음으로 한복 유니폼을 본 것은 정동극장에서였어요. 항상 양장 형태의 유니폼만 보다가 뒷구르기 하면서 봐도 한복인 유니폼을 만나게 되니 왠지 반가웠는데요. 이번 글을 작성하며 한복 유니폼이 공항에 있다면 특히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한국인들에게는 반가움을, 외국인들에게는 신기함을 선사하고 한복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빠르게! 알릴 수 있으니까요. 저는 올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던 한복 누빔 자켓을 당장 주문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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