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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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뮤지컬을 한 번도 안 본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이 곡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속 잘 알려진 메인 넘버예요. ‘국내에서 가장 흥행한 뮤지컬 작품’하면 모두가 떠올릴 이 작품이 무려 ‘팔연(여덟 번째 공연)’으로 찾아왔어요. 로맨스 스릴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오는 10월 19일부터 2022년 5월 8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어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뮤지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1886년 초판된 로버트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 1850~)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Strange Case of Mr. Jekyll and Mr. Hyde)>을 원작으로 각색한 뮤지컬이에요. 한 인물 안에 두 인격이 대립하는 ‘인간의 이중성’과 ‘사랑’이라는 주제를 탄탄한 스토리로 풀어냈죠.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 1958~), 작가 레슬리 브리커스(Leslie Bricusse, 1931), 연출가 스티브 쿠덴(Steve Cuden) 등이 협업해서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요. 브로드웨이에 이어 독일, 스웨덴, 일본, 체코, 폴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10개국 이상에서 공연된 뮤지컬로, 한국에서 2004년에 초연된 후 ‘세계 최고의 프로덕션’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현재 우리가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뮤지컬은 오디컴퍼니가 기존의 대본과 음악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수정하고, 각색을 통한 논 레플리카(Non-Replica) 방식으로 국내 정서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이에요. <지킬 앤 하이드>는 매 시즌, 매 회차 마다 스스로의 흥행기록을 갱신해나가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국내 누적 공연 횟수 1,410회, 관람 관객 15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불패의 신화’로 불리고 있어요.
👉레플리카(Replica)와 논 레플리카(Non-Replica)
해외 뮤지컬의 판권을 사서 국내에서 공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은 계약 형식에 따라 레플리카와 논 레플리카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레플리카는 음악과 대본, 무대 등 작품의 모든 요소를 오리지널과 동일하게 공연하도록 계약하는 것이에요. 논 레플리카는 음악과 대본에 대해서만 로열티를 지급해요. 무대, 조명, 음향 등은 국내 프로덕션이 정서에 맞게 재해석해서 진행할 수 있죠. 음악과 대본도 동의를 받으면 각색이 가능해요. 대사의 순서를 바꿀 수도 있고 새로운 넘버를 추가되거나 기존의 넘버를 뺄 수도 있는 자율성을 갖는 거죠.
🎭두 개의 자아, 지킬과 하이드


1888년 런던, 젊은 의사 헨리 지킬은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하여 정신 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위해 인간의 본성인 선과 악을 나눌 수 있는 신약을 개발 중이에요.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실험 단계에 이르렀지만, 전례 없는 위험한 연구기에 성 주드 병원 이사회는 이 실험을 거부하죠. 지킬에게는 사랑하는 연인 엠마가 있어요. 엠마와의 약혼식이 있던 날, 지킬은 친구 어터슨의 권유로 술집 레드 랫에 들리게 되는데요. 학대받는 루시를 보고 연민을 느끼게 되고, 친구가 필요하면 찾아오라며 그의 명함을 줘요. 루시는 자신을 인간적으로 대해준 지킬에게 호감을 갖게 되죠. 실험실로 돌아온 지킬은 결국 스스로 피실험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자신에게 약물을 주입하여 악인 에드워드 하이드로 변신하고 마는데요. 점점 하이드가 지킬을 장악하며 스스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러요. 하이드는 지킬의 실험을 반대했던 주교를 살해하며 런던을 혼란의 도시로 만들고, 차례로 실험에 반대했던 이사회 사람들을 처단해요. 위험을 감지한 지킬은 다시 치료제 주입을 통해 하이드를 잠재우는데 성공하는 듯하지만, 악인 하이드가 순순히 사라질 리는 없겠죠?
👥아찔한 사각 로맨스의 주인공
👨⚕헨리 지킬(Henry Jekyll)
전도유망한 의사로 부와 명예를 가진 것은 물론, 아름다운 약혼녀까지 둔 인물이에요. 하지만 정신분열증을 앓는 아버지로 인해 고통 받고 있죠. 인격을 분리하는 약을 만들어 자신의 이면인 하이드를 끌어내는데 성공하지만 결국엔 하이드로 인해 파국으로 향하게 돼요.
👿에드워드 하이드(Edward Hyde)
지킬의 실험을 통해 탄생한 내면의 자아로 악을 상징해요. 지킬이 억누르고 있던 욕망을 끄집어내는 존재죠. 엠마와 약혼한 지킬이 만나러 갈 수 없는 루시를 자유롭게 만나기도 하고, 실험에 반대했던 자들을 모두 살해해요.
👸엠마 커루(Emma Carew)
귀족의 딸로 지킬의 약혼녀예요. ‘천사의 미소’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아름다운 미인이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킬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와의 결혼을 강행해요.
👯♀루시 해리스(Lucy Harris)
레드 랫의 쇼걸로 자신을 인간답게 대해준 지킬의 다정함에 빠져 그를 사랑하게 되는 캐릭터예요. 하지만 이런 인연 때문에 하이드로부터 고통 받는 인물이기도 해요.
🎫피케팅의 주역들을 소개합니다

캐스팅 공개 전부터 과연 어떤 지킬과 하이드를 만날 수 있을까는 뮤지컬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는데요. 이번 시즌은 6개월 이상의 장기 공연으로 작품 특성상 배우의 체력 소모가 크고 목 관리가 까다로워 캐스팅을 1/2차로 나누어 진행할 예정이에요. 그럼,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되었다는 놀라운 1차 라인업을 살펴볼까요?
🎭지킬·하이드 역 류정한, 홍광호 그리고 신성록
류정한(1971~)은 2004년 초연부터 함께한 배우로 성악과 출신 뮤지컬 배우 1세대로서 가창력으로도 매우 인정받고 있죠. 몇 번이나 이번이 <지킬 앤 하이드> 마지막 출연이라고 말하면서도 매번 번복하여 팬들로부터 ‘류번복’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요. 현재 누적 234회 공연을 했기 때문에 300회까지 채워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는 말로 팬들을 설레게 했죠. 앞으로도 계속 번복해도 좋으니 류지킬을 계속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홍광호(1982~)는 2008년부터 이 뮤지컬에 합류했어요. 그의 공연을 본 팬들은 대극장 지붕부터 확인한다고 하는데요. 지붕을 뚫을 듯한 폭발적인 가창력 때문이에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은 그에 대해 ‘끝내주는 목소리. 25피트의 거인이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이 강렬하고 아름답다’라는 찬사를 보냈어요.
신성록(1982~)은 이번 작품에는 첫 출연해요. 이전에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만큼, 탄탄한 연기력으로 어떤 지킬을 보여줄지 큰 기대를 받고 있어요.
👯♀루시 역 윤공주, 아이비 그리고 선민
윤공주(1981~)는 2018년부터 루시로 합류했는데요. 그에게 루시는 꿈의 배역이었고,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소중하다는 소감을 밝혔어요.
아이비(1982~) 역시 2018년부터 함께해 두 번째 루시로 돌아왔어요. 그는 지킬앤하이드를 통해 연기의 재미를 느끼게 되고 노래 실력 또한 성장하게 되어 고마운 작품이라고 말하며 깊이 있는 연기로 성숙한 루시를 보여줄 거라고 해요.
선민(1987~)은 2010년 루시 역을 맡으며 뮤지컬계에 입문했는데요. 당시 나이가 어려서 ‘애기 루시’라는 별명을 얻었죠. 올해는 9년 만에 다시 루시로 돌아왔는데요. 20대 중반의 애기 루시와 30대 중반이 되어 표현하는 루시의 깊이감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엠마 역 조정은, 최수진 그리고 민경아
조정은(1979~)은 2010년, 2014년에 이어 다시 엠마로 돌아왔어요. 지금의 나이에 걸맞은 엠마의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전했어요.
최수진(1986~)은 이번 작품과 첫 만남으로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기에 기쁘고 감개무량한 마음을 표현했어요.
민경아(1992~)는 지난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엠마 역을 맡았는데요. 엠마 역할에 대해 성숙하고 고마운 닮고 싶은 캐릭터라는 소감을 밝혔어요.
🎶지킬을 빛낸 주옥같은 넘버들
🎵This is the moment(지금 이 순간), 지킬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사골’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참 여기저기에서 많이 들려오는 명곡이에요. 오디션과 입시에서 하도 많이 불러서 금지곡이 되었다고도 하는데요. 지킬은 이 노래를 부르고 스스로 실험 대상이 되기로 결정한 후, 비극으로 치닫게 되죠. 힘차고 웅장한 멜로디 때문에 결혼식 축가로도 자주 불리지만, 실상 가사와 배경이 축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노래예요.
🎵Confrontation(대결), 지킬/하이드
극의 가장 핵심적인 곡이자 배우의 역량을 잘 보여주는 곡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극에 치달은 지킬은 더 이상 하이드를 통제할 수 없게 되고 지킬과 하이드의 인격이 서로 주도권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넘버예요. ‘컨프롱’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죠. 2개의 캐릭터를 한 장면에서 한 인물이 동시에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호흡과 연기력이 모두 필요한 고난도의 넘버예요.
🎵배우들의 추천 넘버
신성록은 지킬이 부르는 ‘The Way Back(나의 길을 가겠어)’을 선택했어요. 부를 때, 감정이 요동치고 열정을 불태우게 되는 곡이라는 이유에서예요. 아이비는 ‘A New Life(시작해 새 인생)’가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지만, 부르면서 역량이 높아지는 게 느껴져서 좋아하는 넘버라고 해요. 최수진은 루시와 엠마가 듀엣으로 부르는 ‘In His Eyes(그의 눈에서)’를 추천했어요. 뮤지컬에서 여성 듀엣 곡이 잘 없는데 서로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 놓인 두 여성의 듀엣이 조화로워서 감격할 정도라고요. 윤공주, 민경아는 ‘Facade’를 꼽았는데요. 여러 명이 함께 부르는 앙상블 곡이기 때문에 다 같이 하는 장면이라서 좋고, 없었던 에너지가 샘솟는 기분이래요. 조정은은 ‘His Work And Nothing More(기도하네)’, 류정한은 루시가 부르는 ‘No One Knows Who I Am(나는 누구일까)’를 추천했어요. ‘지금 이 순간’ 외에도 우리가 들어봐야 할 곡이 정말 많죠?
💬 Editor’s Comment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그 어느 곳보다도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라는 사실 아시나요? 훌륭한 배우들과 연출진의 노력 그리고 뮤지컬을 아끼는 좋은 관객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요.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오디컴퍼디는 아주 작정하고 이번 캐스팅을 준비한 것 같은데요. 1차 라인업도 어마어마하지만, 앞으로 공개될 2차 라인업도 기대가 됩니다. 여러분이 가장 기대하는 페어는 어떤 조합인가요? 티켓팅 성공을 기원하며, 마음껏 함성을 지를 수 없어 아쉽지만 내적 함성과 어우러져 공연장 지붕을 뚫을 수 있도록 힘차게 박수 쳐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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