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은 뭐든지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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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제작된 국내 최초의 뮤지컬 작품을 아시나요? 인도 여행에 대한 로망을 심어준 영화 <김종욱 찾기(2010)>는 동명의 인기 뮤지컬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예요. 그러면 드라마로 제작된 국내 최초의 뮤지컬 작품은요? 모르는 게 당연할 거예요. 아직 단 한 편의 뮤지컬도 드라마화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내년 드디어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방구석에서 만날 수 있게 됐어요. 지난해 초연한 창작 뮤지컬 <차미>가 바로 그 주인공이에요!
📺뮤지컬 <차미>, 드라마 <차미>로 변신!
뮤지컬 <차미>의 제작사 PAGE1은 지난 20일, <차미>를 스튜디오레드, 오로라미디어와 함께 드라마화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어요. 드라마 <차미>는 올해 안에 대본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드라마 편성을 받을 계획에 있는데요. 드라마 <차미>가 완성되면, 드라마로 제작된 뮤지컬의 최초 사례가 될 것이며, 앞으로 창작 뮤지컬 IP(Intellectual Property Right, 지적재산권) 활용의 가능성을 개척하는 선구자가 될 거예요. <차미>는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즐기는 SNS 세계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다양한 시청자 층을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어요. 최근 트렌드인 가상인물과 메타버스의 세계관을 활용할 수 있는 소재인 점도 기대를 증폭시키고 있죠. <차미>의 성공 여부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뮤지컬들의 OSMU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스타트가 매우 중요해 보여요.
👉OSMU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약자예요. 하나의 소스, 즉 하나의 원천 콘텐츠로부터 여러 용도로 콘텐츠를 파생하고 확장시켜,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해요. 대표적으로 디즈니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그 캐릭터를 각종 학용품 등으로도 활용하고, 디즈니월드라는 테마 파크까지 탄생시켰죠.
👸SNS 속 자아가 현실이 되었다, 뮤지컬<차미>
국내 창작 뮤지컬 <차미>는 2016년부터 본 공연에 앞서 미리 선보이는 두 번의 트라이 아웃(Try out) 공연을 거친 뒤, 2020년 정식 초연한 작품인데요. 트렌디하고 참신한 스토리로 공감과 위로를 전하며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이에요. 일본 라이선스 공연이 확정되며, 오는 9월 9일부터 도쿄 공연도 예정되어 있죠.
소심한 성격에 되는 일 하나 없는 현실을 살고 있는 취준생 차미호. 미호는 현실에서 받지 못하는 사랑을 SNS 속 하트로 대리만족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사진을 자기 것처럼 올리게 돼요. 그렇게 만들어진 SNS 속 허상인 자기 자신을 동경하죠. 그런 미호에게 SNS 속 미호, 차미(@Cha_me)가 현실이 되어 눈앞에 나타나는데요. 차미는 미호에게 사랑도 이루어 주고, 인생도 바꿔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해요. SNS 속에 존재하던 완벽한 자아 ‘차미’에게 인생을 맡긴 미호는 꿈꿨던 대로 살 수 있게 되는데요. 과연 그 삶은 마냥 행복하기만 할까요?
💃그동안 왜 뮤지컬 원작 드라마는 없었을까?
웹툰이나 웹소설은 OSMU 사례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죠. 올해만 봐도 동명의 웹소설을 바탕으로한 드라마 <철인왕후(2021)>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알고있지만(2021)>, <나빌레라(2021)>가 인기리에 방영되었고, <유미의 세포들(2021)>도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온에어를 기다리고 있잖아요. 그런데 뮤지컬의 OSMU는 왜 이렇게 찾아보기 힘든 걸까요? 뮤지컬은 공연계에서도 단연 압도적으로 흥행성과 대중성을 자랑하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장르인데 말이에요.
뮤지컬에서는 음악과 퍼포먼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요. 이걸 드라마로 옮겨 놓았을 때 음악과 퍼포먼스가 빠진다면 과연 원작만큼 사랑받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로 보여요. 게다가 뮤지컬 작품은 시공간이 한정적이라는 공연의 특성상 그 배경이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죠. 장르 특성상 서사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어요. 음악과 퍼포먼스 등 스토리 외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 또한 극복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죠.
🎬뮤지컬 원작 영화들 알아볼까?

공유, 임수정 주연 로맨틱 코미디 영화 <김종욱 찾기(2010)>는 창작 뮤지컬의 신화, No.1 창작 뮤지컬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영화화한 작품이에요. 오만석, 엄기준, 김무열 등의 특급 배우들이 거쳐 간 뮤지컬이기도 하죠. 영화는 2010년 제작 개봉해 누적관객 112만 2225명을 동원했어요. 영화 <김종욱 찾기>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연출한 장유정(1976~) 감독의 충무로 데뷔작이기도 해요. 당시 영화화 소식은 충무로의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2006년 초연을 시작한 뮤지컬은 2010년 당시, 평균 객석 점유율 93%, 누적관객 36만 명으로 영화의 흥행을 담보할 수 있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마동석, 이동희, 이하늬 주연의 코미디 영화 <브라더(2017)> 역시 동명의 스테디 셀러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가 원작이에요. 이 역시 <김종욱 찾기>의 장유정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 연출도 직접 맡았는데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2008년 초연하여 정준하, 김동욱 B1A4 산들 등이 열연을 펼친 작품이에요.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연출상, 더 뮤지컬 어워드 작사, 극본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원작의 힘을 기반으로 뮤지컬과는 다른 결말로 교체하고, 한정적인 무대 디자인보다 다채로워진 비주얼 그리고 다양한 연출 기법으로 변화를 줬어요. 앞서 소개한 작품은 둘 다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지만, 뮤지컬 영화는 아니라는 특징이 있는데요. 뮤지컬 영화를 제작하기에는 국내에 앞선 성공사례가 없기 때문에 투자를 받거나 제작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여요.
🕺국내에도 뮤지컬 영화가 있어!

하지만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국내 뮤지컬 영화가 있어요. 배우 정성화, 김고은이 출연한 영화 <영웅(2020)>은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영웅>을 영화화한 작품이에요. 국내 최초로 라이브 녹음을 시도한 한국영화로, 원작 뮤지컬의 명곡이 주는 감동을 영화에서도 느낄 수 있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개봉일이 미뤄져 안타깝지만, 하루 빨리 만나볼 수 있길 바래요. 지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공개된 영화 <투란토트_어둠의 왕국(2021)>은 뮤지컬 <투란토트>의 초연 10주년을 맞이해 뮤지컬 영화로 화려하게 변신했어요. 배다해, 민우혁, 양서윤, 성기윤 등 뮤지컬 배우가 출연하여 뮤지컬 영화로서 완성도를 높였죠.
🔎해외 사례를 살펴볼까?

뮤지컬 산업이 발달한 해외에는 이미 뮤지컬을 원천 소스로 활용한 작품들이 많아요. 모두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영화 <시카고(2002)>, <오페라의 유령(2004)>, <맘마미아(2008)>, <레 미제라블(2012)>도 뮤지컬의 OSMU를 통해 탄생한 영화들로 뮤지컬 못지않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에요. 뮤지컬 <맘마미아>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아름다운 그리스의 배경을 영화 <맘마미아>에서는 담을 수 있었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아름다운 노래들을 완벽하게 재현한 영화 <오페라의 유령>은 블록버스터급 뮤지컬의 감동을 스크린에 재현해 평단과 관객의 큰 사랑을 받았어요.
올 연말 기대작 중 하나인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2021)> 역시, 동명의 뮤지컬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요. 반세기가 넘도록 전 세계 관객에게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의 고전이기도 하죠.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Allan Spielberg, 1946~)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한편 큰 기대작이었던 영화 <캣츠>의 부진한 성적도 있었어요.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간주되는 점은 바로 인간과 고양이를 섞어놓은 캐릭터의 비주얼이 흉물스럽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뮤지컬 <캣츠>는 시를 바탕으로 제작된 뮤지컬로 특별한 서사가 없는데요. 이런 단점이 뮤지컬에서는 특유의 현장감과 라이브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쌍방 소통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영화에서는 빈약한 서사의 빈자리를 채워줄 요소를 찾지 못한 거였죠. 왜 영화였을까 하는 장르 선정 단계에 대한 지적도 있었어요. 차라리 애니메이션이 어땠을까 하는 의견도 있고요. 이런 실패 사례를 통해 깨닫고 배우는 점도 있을 것 같아요.
💬Editor’s Comment
뮤지컬의 OSMU에 대해 한계를 지적하는 시선도 있지만, 뮤지컬이 원작인 작품이 가진 장점도 분명해 보여요.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면 콘텐츠를 접하기 어려운 요즘 같은 시기에는 언택트 콘텐츠가 더욱 빛을 발하죠. 이번 드라마 <차미>의 성공으로 한국 뮤지컬의 매력이 다방면으로 뻗어나갔으면 좋겠어요. 뮤지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뮤지컬은 무엇이든 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뮤지컬의 변신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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