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쇼팽, 조성진이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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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클래식 음악 축제인 <2021 파크 콘서트>가 코로나 19로 인해, 또 한 번 연기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이번 콘서트의 주인공이 ‘클래식계의 BTS’처럼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피아니스트, 조성진(1994~)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호소했죠. 하지만 이 아쉬운 마음을 달래줄 소식이 하나 있어요! 바로 조성진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in f minor op.21> 앨범이 오는 8월 26일 발매되어요! 그가 연주하는 쇼팽 앨범 소식은 2016년 이후 5년 만인데요. 그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해 준 쇼팽과의 인연이 담긴 곡이기에, 더욱 뜻깊은 앨범이 될 것 같아요. 더불어 8월 말부터는 전국 5개 지역을 돌며 리사이틀 공연을 펼칠 예정이에요!
😞 조성진 파크 콘서트가 연기되었다고?!
미국의 ‘센트럴 파크(Central Park) 야외공연’, 영국의 ‘BBC 프롬스 인 더 파크(BBC Proms In The Park)’와 같이 한국에는 ‘파크 콘서트’가 있어요! 야외에서 열리는 클래식 음악 축제, 크레디아 파크 콘서트인데요. 2010년에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의 클래식 음악 축제에요. 첫해에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BBC Symphony Orchestra)를 시작으로 2011년 소프라노 조수미(1962~), 2012년에는 유키 구라모토(Yuhki Kuramoto, 1951~), 이루마(YIRUMA, 1978~) 등 매 해 화려한 라인업을 선보여서, 클래식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죠.
2021 파크 콘서트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었어요. 올해는 오는 8월 27일(금), 28일(토) 올림픽공원 88 잔디마당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어요. 지휘자 성시연(1976~)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Korean Symphony orchestra)와 함께 베를리오즈(Louis Hector Berlioz, 1803~1869)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 쇼팽(Fryderyk Franciszek Chopin, 1810~1849)의 <피아노 협주곡 2번 in F minor, Op.21>, 무소르그스키(Modest Petrovich Mussorgsky, 1839~1881)의 <호반시치나의 서곡>, <모스크바 강의 새벽>,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의 <피아노 협주곡 1번 in B flat minor, Op. 23>을 무대에 올리려고 했어요.
그러나 최근 ‘조성진 파크 콘서트' 공연을 2022년으로 잠정 연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클래식 팬들이 아쉬움의 탄성을 질렀는데요. 하루 평균 국내 감염자가 1800여 명을 넘는 코로나 19의 확산 추세로 인해, 불가피하게 공연 연기를 결정하게 되었죠. 이번 공연 역시, 팬데믹으로 인해 2년 만에 열리는 파크 콘서트라서, 더욱 기대가 컸던 공연인데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파크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일 년 더 기다려야 한다니! 정말 코로나가 너무 야속해요…

🎹 영재 피아니스트의 세계 콩쿠르 정복기
영재 출신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독특해요. 그는 6살 때 친구를 따라 피아노 학원에 가면서 처음 음악을 시작했는데요. 7세 때는 바이올린도 배웠지만 그는 피아노를 선택해요. 그 이유는 피아노가 바이올린과 달리 앉아서 연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본격적으로 피아니스트의 길에 오르기 위해 그는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에 입학했어요. 그리고 2005년 음악춘추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해요.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9세! 그리고 12세에는 금호 영재 콘서트를 정식 데뷔를 마치고 음악 세계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해요.
조성진은 15세인 2008년 당시,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하고 본격적으로 해외 무대를 정복하기 시작해요. 이어서 2009년 일본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에 오르는데요. 그 당시 조성진의 나이는 16세로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이자 아시아인 최초의 수상으로 화제가 되었죠. 서울예고 학생이던 2011년에는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3위에 입상해요. 관련된 에피소드가 참 재미있는데요!
이 콩쿠르는 원래 만 18세 이상만이 참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이제한으로 조성진은 지원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 1953~)가 조성진의 연주를 듣고 그를 참가시키기 위해 연령제한을 만16세로 낮춰 버린거에요! 거장의 눈에 조성진의 잠재력이 보였던 걸까요? 그리고 마침내 2015년 조성진은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반열에 올라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International Frederick Chopin Piano Competition)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The Queen Elisabeth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 차이콥스키 콩쿠르(International Tchaikovsky Competition)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히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피아노로만 순위를 정하고 있기에, 당대 최고의 젊은 피아니스트를 뽑는 무대라고 볼 수 있는데요. 폴란드 출신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쇼팽을 기리기 위해 시작되어, 1927년부터 5년마다 폴란드의 바르바샤에서 개최되고 있어요. 국적불문 누구나 17세부터 28세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며, 경연은 예선과 본선(1, 2, 3차), 결승까지 약 3주 동안 진행되어요.

💘 ‘조팽’의 쇼팽 콩쿠르 비하인드 스토리
조성진은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인으로서는 3번째 우승을 거두어요. 당시 예선부터 본선, 결선에 이르기는 모든 무대에서 안정적인 감정과 탁월한 기량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이루었고요. 이후 “조팽”(성씨인 Cho(조)와 쇼팽을 섞은)이라는 별명도 얻었어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최종 발표 후 예선부터 결선까지의 채점표를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문화가 있는데요. 당시 조성진 채점표가 공개되고 난리가 났었어요. 바로, 심사위원 중 한 명이 결선에서 조성진에게 10점 만점 중 1점을 부여한 것인데요. 그는 프랑스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필립 앙트르몽(Philippe Entremont, 1934~)이었어요. 앙트레몽은 결선뿐만 아니라 본선 2차와 3차에서도 심사위원 중 유일하게 조성진의 통과 반대 의사를 내보였던 인물이에요. 하지만 조성진이 최하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나머지 심사위원들에게 만점 가까운 점수를 받아낸 덕분인데요. 그는 이 논란에 대하여 평가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의 뜻을 존중한다면 겸손한 모습을 보여줬고, 팬들은 그의 훈훈한 마음을 칭찬했어요.
이와 반대로 조성진의 우승을 예견한 이도 있었어요.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Krystian Zimerman, 1956~)은 그의 연주를 듣자마자 그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1948~)에게 연락을 취해요. 그리고 자신이 직접 음반 녹음을 주선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했죠. 그만큼 조성진의 연주가 완벽했다는 것인데요. 짐머만은 결선 연주를 막 끝낸 조성진에게도 미리 우승을 축하하는 메일을 보낼 만큼 그의 우승을 강력하게 예상했어요! 그리고 짐머만의 탁월한 안목은 적중한 셈이에요!

🎼 5년 만에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앨범으로!
조성진은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후, 콩쿠르 위너스 갈라 콘서트 투어와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Deutsche Grammophon)과의 앨범 계약을 진행했어요.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한다고 모두 앨범을 내는 것은 아닌데요. 이 앨범은 이례적으로 콩쿠르 시작 전부터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우승자의 실황 음반을 발매하기로 약속되었던 거였어요. 실력도 좋은 조성진에게 앨범 발매의 운도 따라줬으니, 역시 될 사람은 됩니다:) 이 앨범은 2016년에 이탈리아의 지휘자 쟌안드레아 노세다(Gianandrea Noseda)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ondon Symphony Orchestra)와 함께 작업하였고, <피아노 협주곡 1번>과 4개의 발라드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요. 해당 음반은 당시 국내외 10만 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최고의 상한가를 달렸어요. 특히 한국에서만 89,217장의 판매 기록을 남겼는데요. 이는 한국 클래식 역사상 최고 기록이에요!
오는 8월 26일 조성진은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Piano Concerto No. 2 op. 21)>과 4개의 스케르초(scherzo)를 담은 앨범을 공개해요. 2016년 이후 약 5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쇼팽 앨범이라 더욱 주목 받고 있는데요. 그동안 조성진은 무대에서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 적은 있지만, 공식 녹음으로 남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리고 한국에서 개봉될 디지털 앨범과 디럭스 버전 앨범에는 ‘혁명’으로 불리는 <연습곡 Op. 10, 12번>과 <즉흥곡 Op. 29, 1번>, <녹턴 Op.9, 2번>까지 총 3곡이 특별 수록되어요.
쇼팽이 생전에 남긴 피아노 협주곡은 두 곡뿐이에요. 조성진은 지난번 앨범과 이번 녹음을 통해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완성한다는 의미가 있는데요. 이번 앨범에서도 데뷔 앨범과 마찬가지로 잔안드레아 노세다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해요. 5년 동안 다양한 경험으로 더욱 성숙해진 조성진으로 인해, 곡에 대한 해석이 더욱더 깊어졌을 것으로 기대가 되는데요. 한편, 지난번 앨범에서는 협주곡과 더불어 발라드 작품을 함께 담았다면, 이번에는 정열적인 4개의 스케르초를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에요.
✍️ 걱정마요, 조성진 리사이틀이 있잖아요!
파크 콘서트는 연기되었지만, 리사이틀 공연은 계속되어요! 지난해 조성진은 국내 11개 지역에서 리사이틀 투어를 했는데요. 마지막 서울 앙코르 공연을 앞두고 코로나 19 악화로 취소되고 말았어요. 그리고 올해 9월, 다시 리사이틀 공연을 이어가는데요. 이번 리사이틀은 앨범 발매를 기념한 전국 투어로, 8월 31일 부산에서 시작해서 인천(9월 2일), 대구(9월 5일), 서울(9월 7일)까지 총 4개 도시에서 다시 한번 조성진을 만날 수 있어요.
공연은 1부에서 야나체크(Leos Janacek, 1854-1928) 피아노 소나타 <1905년 10월 1일 거리에서(1.X.1905 “From the street”)>와 라벨(Maurice Ravel, 1875-1937)의 <밤의 가스파르(Gaspard de la nuit)>를 연주해요. <1905년 10월 1일 거리에서>는 1905년 체코에서 시위 도중 사살당한 청년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곡인데요. 조성진은 예감과 죽음을 부제로 한 2악장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또한 <밤의 가스파르>는 상당히 난이도가 있는 곡으로 조성진만의 섬세한 표현력과 고도의 기교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2부에선 쇼팽의 스케르초 전곡을 선보이는데요. 이번 앨범의 수록곡인 스케르초는 조성진과 인연이 많은 곡이에요. 그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신수정 교수, 정명훈 지휘자와의 첫 만남에서 연주했던 곡이자, 쇼팽 콩쿠르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 1941~)가 SNS에 조성진의 우승 소식을 전하며 함께 올렸던 곡이거든요. 이렇게나 알찬 조성진 리사이틀! 코로나로 공연이 지연되는 일만 없기를 기도해야겠어요.
💬 Editor’s Comment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 하나는 쇼팽에 대한 자신의 마음가짐이라고 했어요. 그만큼 모든 무대와 앨범에서도 마음을 다한 연주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쇼팽의 스페셜리스트 보다, 다양한 레파토리를 선보이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조성진은 이번 앨범에 대하여 <피아노 협주곡 2번> 중 2악장이 가장 아름다운 곡이고 4개의 스케르초는 짧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하나의 드라마 같다고 해요. 어서 그의 앨범을 만나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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