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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꼭 봐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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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신시컴퍼니 홈페이지

  2005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으로 525만 관람객의 사랑을 받고, 이후 뉴욕 브로드웨이, 시카고, 시드니 등을 거쳐 세계 각지에서 공연하며 큰 흥행을 거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제63회 토니상 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80여 개의 상을 받으며 인정받은 작품인데요. 도대체 세계인을 사로잡은 그 비결은 무엇인지, <빌리 엘리어트>를 꼭 봐야 하는 5가지 이유를 알려드릴게요!

 

🎥1. 영화를 통해 인정받은 스토리

  2000년 개봉한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보셨나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원작인 이 작품은 5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휩쓴 작품이기도 한데요. 특히 빌리 역의 배우 제이미 벨(Jamie Bell, 1986~)은 당시 아버지뻘의 배우인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Tom  Hanks, 1956~)와 글래디에이터의 러셀 크로우(Russell Crowe, 1964~)를 제치고 당당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어린이 배우의 위엄을 뽐냈어요. 그럼 어떤 스토리의 영화인지 한 번 살펴볼까요?

  1984년부터 광부 파업이 한창 진행 중인 영국 북부 시골 탄광촌에 사는 11살 빌리. 그의 아빠와 형 토니는 정부와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광부예요. 빌리는 복싱을 배우러 가는 체육관에서 윌킨슨 부인의 발레 수업을 참관하게 되고, 발레 동작을 따라 하다 그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되죠. 복싱 선생님은 빌리의 아버지에게 빌리가 한 달 동안이나 복싱 수업에 참석하지 않았단 사실을 알리는데요. 이에 분노한 아버지는 더 이상 빌리가 발레 수업을 받을 수 없도록 해요. 하지만 빌리의 재능을 알아본 윌킨슨 부인은 빌리에게 로열발레 스쿨에 입학할 것을 제안하고, 빌리는 남모르게 입학시험을 준비하죠. 하지만 대망의 입학시험 날, 아버지와 형의 반대에 의해 시험을 보러 갈 수 없게 된 빌리는 크리스마스에 텅 빈 체육관에서 홀로 발레에 대한 열망을 담아 춤을 춰요. 그 모습을 본 아버지는 빌리의 재능을 알게 되고, 입학시험을 막은 것을 후회하게 되죠. 그리고 빌리의 아버지는 어마어마한 발레학교 학비를 위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큰 결단을 하게 돼요. 어렵게 로열 발레 스쿨 오디션에 참게하게 된 빌리는, 과연 발레 학교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영국 로열 발레단의 탄광촌 출신 무용수, 필립 모슬리(Philip Mosley)의 이야기를 참고하여 제작되었어요. 실제로 그는 세살 때부터 여동생과 함께 발레 수업을 들었는데요. 친구들한테는 놀림 받을까 학교에는 비밀로 했대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가진 힘은 상당하죠. 작품 속 역경과 고난, 피땀눈물이 실제 있었던 이야기임을 알면, 그 감동이 배가 되거든요.

 

🧒2. 어린이 배우가 가진 엄청난 힘

출처: 신시컴퍼니 홈페이지

  이렇게 귀여운 데, 멋지기까지? 발레, 아크로바틱 그리고 탭댄스까지 장르를 뛰어넘으며 조그마한 체구의 어린이들이 발현하는 놀라운 에너지. 그 장면 속에 몰입해 어느덧 물개박수를 치고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2시간 40분의 공연 시간을 가득 채우는 어린이들의 놀라운 무대 장악력, 그 비결은 바로 '빌리 스쿨'에 있어요.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빌리 후보로 선발된 아이들은 발레ㆍ탭 댄스ㆍ현대 무용ㆍ아크로바틱ㆍ스트리트댄스ㆍ보컬ㆍ필라테스 총 7개의 과목을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이수하게 돼요. <빌리 엘리어트> 무대에 서기 위해서 어린이 배우들은 약 1년 반 동안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하루 6시간씩 훈련을 거쳐야 하는데요. 빌리스쿨은 <빌리 엘리어트>가 공연된 모든 나라에서 동일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이는 오리지널 제작사인 영국의 워킹타이틀(Working Title)이 계약 시 내세운 조건이거든요. 아이들이 훈련받는 모습은 영상으로 담겨 주1회 영국 제작사에 공유되죠. 이만큼 철저한 관리를 통해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명성을 얻게 된 게 아닐까요.

  빌리가 되기 위해서는 춤과 노래 실력뿐만 아니라, 신체조건도 일치해야 하는데요. 키 150cm 이하, 만 8세-12세이며, 아직 변성기가 오지 않은 아이가 그 조건이에요. 어린이 배우들인 만큼 격렬한 동작을 소화해내는 데에 있어 부상에 대한 염려가 크고, 갑작스럽게 변성기가 올 수 있는 등의 변수가 있어, 빌리에 적합한 배우를 만나는 일은 쉽지가 않죠.

 

🎵3. 믿고 듣는 엘튼 존의 넘버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 엘튼 존(Elton John, 1947~).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라이온 킹>의 주제곡을 만든 장본인이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음악을 담당한 그가 빌리엘리어트의 뮤지컬화를 제안한 인물이라는 사실, 아셨나요? 칸 영화제에서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보고 감명받은 엘튼 존은 이 영화의 뮤지컬 음악을 작업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는데요. 처음에는 모두 '최악의 아이디어'라고 비웃었데요. 탄광촌에서 춤추는 광부들은 우스꽝스럽다는 의견이었죠. 하지만 엘튼 존은 끝내 제작자 존 핀을 설득시켰고, 그의 노력으로 지금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탄생하게 되었어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는 단연 'Electricity'입니다. 오디션장에 간 빌리에게 춤을 출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묻자, 빌리가 자신의 감정에 대해 답하는 노래예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하며 온몸이 떨려온다는 가사를 담았어요. 마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말이에요. 또박또박 가사 하나하나를 힘주어 부르는 빌리의 목소리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져요. 자유를 느낀다는 가사와 함께, 반전되는 음악 그리고 홀로 무대를 누비며 춤을 추는 빌리를 보면, 그 여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죠.

 

🕺4. 무대를 가득 채우는 화려한 안무

출처: 신시컴퍼니 홈페이지

  아까 빌리 스쿨에서 빌리 후보들이 어떤 교육을 받는지 잠깐 언급했었죠? 발레와 탭댄스, 아크로바틱 등 긴 시간 동안 교육을 받은 어린이 배우들의 무대는 단연 압권이라 할 수 있어요.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장면이 있는데요. 홀로 체육관에 남겨진 빌리, 우리에게도 익숙한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음악이 흘러나오고 무대 뒤에서는 성인이 된 빌리가 등장하여 함께 2인무인 파드되(Pas de deux)를 연출하는데요. 이 장면은 이름하여 '드림발레'죠. 어린 빌리가 상상하는 성인 빌리의 모습. 두 사람의 조화로운 발레 동작 그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빌리의 모습은 강한 전율과 함께 경이로움을 자아내요. 마치 꿈속의 장면처럼요. 이 장면을 목격한 후, 빌리의 발레 학교 입학을 반대하던 아버지는 빌리의 능력을 인정하게 돼죠. 빌리가 발레학교 오디션을 보러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결정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어요.

 

🕸5. 빌리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

  나의 빌리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놓칠 수 없어요. 배우 톰 홀랜드(Tom Holland, 1996~)를 아시나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Spider-Man: Far From Home, 2019)>에서 스파이더맨 역할을 맡은 배우인데요. 어린 시절 부터 춤에 남다른 소질을 보였던 그 역시 빌리 출신이에요! 그는 2008년 6월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에서 빌리의 친한 친구인 마이클 역할로 무대에 서게 돼요. 하지만 능력을 인정받고 같은 해 9월부터는 빌리 자리를 차지했죠. 그 후 2년 동안 빌리로 활약했어요. 이 작은 빌리가 커서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 스파이더맨이 될지 누가 알았을까요.

  그렇다면 국내 빌리의 근황도 한번 알아볼까요? 국내 1대 빌리, 임선우(1999~)는 2010년 12살의 나이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데뷔해 2017년 스위스 로잔 콩쿠르 파이널리스트에 오르며 주목받은 신예입니다. 그는 2018년에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했어요. <라 바야데르>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치고, <호두까끼 인형>, <지젤>, <백조의호수> 등 주요 작품들에 출연하고 있어요. 오늘 나를 감동시킨 빌리가 자라서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앞날이 창창한 빌리들을 응원하며 그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도 놓치지 않길 바랄게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봐야 할 이유들에 고개가 끄덕여지시나요? 2010년 초연, 2017년 재연 이후 4년 만에 한국의 빌리들이 다시 찾아옵니다. 올해 공연을 펼칠 빌리들을 찾기 위해서 작년 2월부터 오디션을 시작했고, 4명의 빌리와 4명의 마이클 그리고 총 58명의 배우가 확정되었어요. 올해의 한국 빌리는 어린이 모델 김시훈(2010~), 뮤지컬 <빅피쉬>, <마틸다>에 출연한 이우진(2009~), 콩쿠르를 휩쓴 발레 어린이 전강혁(2009~), 뮤지컬<빅피쉬>, 오페라 <투란도트> 등에 참여한 주현준(2010~)입니다. 여러분의 빌리는 누가 될까요? 새로운 빌리들이 보여줄 무대가 기대되는데요. 공연은 오는 8월 31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 Editor’s Comment

  2013년 웨스트엔드 빅토리아 팰리스에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처음 만난 그 순간이 어렴풋하게 기억나요. 시야가 좋지 않은 저렴한 좌석이었지만, 앞좌석이었던 덕분에 빌리의 동작들을 가까이에서 그리고 발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어요. 그때 그 감동은 아직도 잊히지 않거든요. “뮤지컬은 이렇게 재밌는 거구나!”하고 깨닫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요. 웨스트엔드의 오리지널 빌리를 보러 가기는 힘든 시기지만, 우리는 돌아온 빌리를 국내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참 다행이죠. 여러분도 제가 빌리를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그 감동을 꼭 느끼실 수 있길 바랍니다. 지금 놓치면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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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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