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외상외과 생활, 연극 <인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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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장르’ 좋아하시나요? 생사를 가로지르는 긴박함, 그 속에 진한 휴머니즘, 병원 내 일인자가 되기 위한 권력 다툼과 한정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로맨스 등. 인기리에 방영 중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포함하여 ‘의학 드라마는 실패하지 않는다’라는 법칙이 있을 정도로 병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메디컬 연극 <인계점>이 8월 10일부터 8월 29일까지 대학로 아트윈씨어터에서 우리를 찾아옵니다. 연극 <인계점>은 외상외과 의사 이국종 교수를 모티브로 제작된 연극이에요. 드라마 속 달달한 메디컬 로맨스는 아니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국내 의료계의 현실에 대해서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연극의 모티브,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학교 병원 소속 교수로 중증 외상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로 알려져 있어요.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되었던 삼호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면서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이후 2017년 판문점 귀순하며 북한국의 총격을 받은 병사를 치료하며 다시 한번 화제가 되었죠. 외상외과의 열악한 현실을 세상에 알리며, 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아워(Golden Hour)’의 중요성과 중증외상환자를 위해 의료진이 탑승해 출동하는 ‘닥터헬기’ 도입의 필요성 등을 강조해 국내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고 제도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에요.
🔎작품 관람 전, 이건 알아두면 좋을걸!
👨⚕외상외과는 교통사고, 총상과 같은 흉기 사건, 추락 등에 의해 발생하는 주요 장기 및 신체 손상을 입은 중증 외상환자를 다루는 외과예요. 전쟁, 재난으로 인해 발전하게 된 분야기도 하죠. 생명과 직결된 분야임에도 리스크가 크고,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기피 현상이 심해 의사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요.
⏳골든아워는 외상환자가 다친 후, 첫 1시간이 생존과 큰 관련이 있다는 의미의 용어예요. 이 시간이 지나면 사망 위험과 합병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게 되죠.
🚁닥터헬기는 지역 거점 응급의료센터에 배치된 전담 헬기로 요청 즉시 의사 등 전문 의료진이 탑승 출동하여 응급환자를 치료 및 이송하는 데 사용돼요. ‘날아다니는 응급실’로도 불리죠.
📌인계점은 환자를 태우고 내릴 수 있게 하도록 사전에 이착륙을 허가받은 지점을 말해요. 극 중에서는 삶과 죽음이 결정되는 경계를 인계점으로 표현했어요.
📜어떤 내용을 담았어?
‘사람의 생명은 위대하다’는 사명감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외상센터 사람들의 이야기인데요. 세 명의 의사와 한 명의 간호사 그리고 행정팀장을 주역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죠. 어느 날, 긴급 환자 이송 헬기 착륙을 위해서, 한 의사가 응급실 앞 VIP 차량을 구급차로 들이 받아요. 그리고 그 사건으로 외상센터 사람들이 위기를 맞게 되는 내용을 담았어요.
👨⚕인계점을 이끌어가는 주역
극을 이끌어가는 주역인 외상외과 수장 김규석 역은 영화배우이자 뮤지컬 배우인 권홍석과 tvN 드라마‘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병원장 주전 역할의 조승연이 맡았어요. 의사보다 더 의사 같은 모습으로, 외상외과 국내 최고 권위자 역할을 소화해낼 예정이에요. 그런 규석을 지지하는 외상센터 행정팀장 이연지 역은 배우 이지영, 정서희가, 규석의 아래에서 온갖 고생을 다하지만, 사명감으로 외상센터에서 일하는 정중근 역은 배우 장하늘, 박세웅이 연기해요. 이외에도 금수저 출신이지만 순수한 사명감을 가진 간호사 김세연 역으로는 배우 이설희와 정다운,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레지던트 4년차 권시준 역은 배우 이민재와 임건혁이 더블 캐스팅되었어요.
🏥왜 외상외과 이야기야?
<인계점>을 연출한 이성모 프로듀서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했어요. 우연히 방송매체에서 관심을 요청하는 이국종 의사의 눈빛과 표정을 보았고, 이국종 교수가 쓴 책 ‘골든아워’를 읽은 후 마음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온 거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생각하던 중, 같은 목소리를 내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어 만든 연극이에요. 이국종 교수와 주변 분들에게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장 중요시했다는데요. 물론, 모티브만 가져왔을 뿐 작품 속 모든 인물을 창작했고, 이국종 교수님은 공연의 존재를 모르실 수도 있지만, 혹시나 알게 되더라도 그분들을 당당히 뵐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외상센터장이 사명감을 갖고 의료 활동을 하는 과정 속에서 얼마나 팀원들을 아끼는지를 잘 보여주려고 애쓴 작품이에요.
🔈어떤 목소리를 전하려고 한 거야?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으로 그 어느 때보다 모두가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는 시간들이죠. 지금 당장 손을 쓰지 않으면 바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환자들이 있어요. 그리고 그런 긴박한 삶을 환자들만을 돌보는 ‘외상외과’ 사람들이 있죠. 남들이 기피하는 외상외과에 사명감을 가지고 지원한 이들은 소수이지만, 외상외과의 환자들은 많아지고 있어요. 모든 환자들을 다 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고요. <인계점>은 병원이라는 배경으로 의사를 주인공으로 다루고 있지만, 지금 코로나19 상황을 버텨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예요. 자기 자리에서 사명감을 갖고, 나와 내 동료,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니까요. 연극을 보며 관객들이 자신이 얼마나 힘든 상황을 멋지게 버티고 있는지도 느끼고, ‘인계점’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아가면 좋겠어요.
🚁오늘의 인계점을 만나기까지
2019년 12월 극작을 시작하여 2020년 1월에 완성된 초고 대본이 나오고, 배우와 작가가 합류하며, 각색 끝에 다시 돌아온 연극 인계점. 고양시 예술인 지원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예림당아트홀 공연과 연우소극장 낭독공연 3회, 고양아람누리 새라새 극장 공연을 마쳤고, 올해 5월 인천문화재단 예술 지원 사업으로 선정되며 남동소래아트홀에서 4회 공연을 마쳤어요. 2021년 8월 아트원씨어터에서 21회의 공연과 9월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4회의 상연을 앞두고 있다니, 올해는 <인계점>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아졌네요!
💬Editor's Comment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의료진들이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상황에서 연극 <인계점>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것 같아요. 생존이 가능하지만, 제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사망한 환자 비율을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이라고 하는데요. 국내 외상 사망률은 2017년 기준 19.9%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2~5% 정도임에 비하 엄청나게 높은 수치에 해당해요. 살릴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비율인 거죠. 연극 <인계점>은 열악한 국내 외상외과의 현실을 상기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런 목소리들이 모이고 모여, 살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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