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2021) 후보에 오른 ‘한국 작품’이 있다는 거 아시나요? <미나리> 아니고요! ‘에릭 오(Erick Oh, 오수형)’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오페라(Opera)>입니다. 아쉽게도 아카데미 수상은 불발되었지만, 이번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된 한국 제작 작품이자 유일한 아시아 작품 <오페라>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아카데미 시상식 애니메이션 단편 부문 Academy Award for Best Animated Short Film

  아카데미 시상식의 부문 중 하나로, 그해 미국에서 공개된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수여되는 상이에요. 올해는 에릭 오의 <오페라>를 비롯해 총 다섯 편의 후보가 있었고 윌 맥코맥(Will McCormack) 감독의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가 수상했어요.

반드시 봐야 할 오스카 후보작 📌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단편 부문(Short Film Animated) 최종 후보에 오른 <오페라>는 아카데미가 주목하기 전부터 이미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에요. 2020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장관상을 수상하며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고요. 3월에는 북미 최대 콘텐츠 축제 South by Southwest Conference & Festival(SXSW)에서 관객상을, 글래스 애니메이션 영화제(GLAS Animation Festival)에서는 경쟁 부문에서 수상하며 아카데미의 강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었죠! 타임지는 “세 번이나 보았고, 최소한 한 번은 더 봐야 할 것 같다.”라고 <오페라>를 칭송하기도 했어요.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

👉“이런 것도 에니메이션이야!”
  <오페라>는 전시 형식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기존의 애니메이션과는 차별점이 있어요.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으로 벽면이나 구조물에 투사되는 ‘미디어 아트(Media art)’로 제작된 작품이기 때문이죠. 흔히 ‘만화영화’라고 생각하는 기존 애니메이션 틀을 깬 작품이고요.
 

👉“짧지만 오페라만큼 웅장한 9분짜리 인생사”
  낮과 밤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류 역사의 계층, 문화, 종교 등의 갈등을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결혼, 출산, 장례, 테러, 재해, 매춘, 도박 등 사회 구성요소를 피라미드 안에 모두 24개의 섹션으로 배치했어요. 에릭 오는 이 작품을 통해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했죠. 질문에 관객들이 각자의 답을 찾아가는 것이 작품의 궁극적 목적이라고요.

에릭 오가 궁금해 🙂

  아직은 낯선 이름이지만, 이제 모두가 기억하게 될 이름이 아닐까 싶은데요. 에릭 오 감독은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PIXAR)에서 <몬스터 대학교>, <인사이드 아웃>, <도리를 찾아서> 등의 작품에 참여하며 6년 동안 실력을 갈고닦은 재원이에요. <도리를 찾아서>의 문어 행크 캐릭터를 창조해 낸 인물로 ‘행크 아빠’라고 불리기도 했고요. 그는 서울대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UCLA에서는 TV&디지털미디어 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공부했어요. 순탄하게 엘리트 코스를 밟은 엄친아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보수적인 분위기의 서울대 미대에서 애니메이션을 독학하면서 고군분투했다고 해요. 현재 그는 빈지노, 이센스 등이 소속된 회사 비스츠앤네이티브스(Beasts And Natives Alike, BANA)에 합류하여 활동 중이에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데? 🌲

  에릭 오의 차기작은 ‘나무(NAMOO)’예요. 나무의 뜻을 가진 Tree라는 영어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따온 점이 인상적인데요. 한 인간의 삶의 여정을 담은 자전적 이야기로 할아버지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VR 작품이에요. 지난 1월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되어 첫 시사회를 가지며 주목받았죠.

 에릭 오의 <오페라>는 올해 미디어 아트 전시를 통해 대중들에게 찾아올 예정이에요! 더 나은 방향으로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오페라>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오페라>가 우리를 향해 어떤 질문들을 던질지 우리는 어떤 답을 모색하게 될지. 그 만남이 기대되는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