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LG아트센터? 불안해하지 마세요,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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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아트센터를 아시나요?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 보았을 법한 공연장인데요. 우리에게는 강남 역삼에 있는 공연장으로 익숙하죠. 무려 22년 동안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몇 달 전 LG아트센터가 마곡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이 발표되었어요. 그리고 6월 21일, 마곡아트센터의 완공과 함께 개관 계획이 공개되었죠. 하지만 역삼에 있던 공연장이 워낙 만족스러웠다 보니, 이전한 공연장에 대해 많은 공연예술 마니아들이 궁금증과 불안함을 표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걱정할 것 없어요!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거든요!
🍃자연을 ‘활용’하는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Ando Tadao, 1941~)는 아주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오직 돈을 위해서 복싱선수 생활을 하다가,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곧 그만두었죠.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던 그는 한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는데요. 그때 우연히 펼친 책에서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을 보게 되었고, 안도 다다오는 그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유럽으로 향합니다. 마치 불도저와 같은 직진이죠?
안타깝게도 이미 고인이 된 르 코르뷔지에를 만날 수는 없었지만, 안도 다다오는 그의 건축물 ‘노트르담 뒤 오(Chapelle Notre Dame du Haut)’ 성당을 보고 엄청난 감동을 받습니다. 프랑스 동부의 한 시골마을, 롱샹의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한 이 성당은 직선 같기도, 곡선 같기도 한 부드러운 외관이 인상적인 건물이죠. 저마다 사각의 독특한 형태로 난 창을 통해 빛이 통과되어 멋진 흔적을 남기고 있어요. 길고 날렵하게 나 있는 창문을 통해 빛줄기가 날카롭게, 쭉 뻗어 통과하죠. 이를 본 안도 다다오는 빛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건축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 ‘빛’이라는 요소는 이후 그의 건축물에서 아주 중요한 주제가 되죠.
✨빛과 풍경의 건축
안도 다다오는 건축에서 빛, 물, 나무, 하늘, 바람, 돌 등 자연과 호흡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물론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건축가는 없겠죠. 하지만 그는 자연을 단지 고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활용한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답니다. 특히 그는 실내가 외부와 연결되어 있는 것을 추구하는데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것을 건물 안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실내 공간이라고 여기기 때문이죠. 앞서 그의 건축물에서 ‘빛’이란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했죠? 그 이유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 내 공간이 ‘빛’을 활용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빛은 매 순간 달라지고, 건물의 창을 통해 내부로 들어올 때에도 어떤 빛이냐에 따라 항상 다른 느낌을 주잖아요. 안도 다다오는 빛의 이러한 요소가 정적인 건축물에 움직임을 부여해준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에도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이 5곳이나 존재해요. 그중 대표적인 건축물로 ‘뮤지엄 산’을 들 수 있겠습니다. 뮤지엄 산은 본관, 명상관, 미술관, 정원 등 다양한 공간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건축물인데요. 입구에서 각 건물로 걸어가는 길은 자연으로 가득합니다. 건물과 조형물들이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지죠. 건물 내부에서도 거대한 유리창을 통해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과 자연 풍경을 느낄 수 있고요. 자연이 곧 공간의 일부라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이 완벽하게 드러나죠?
아래의 사진은 뮤지엄 산의 명상관(Meditation Space)이에요. 차분한 듯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인데요. 이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재에 주목해봅시다. 이 건물은 노출 콘크리트 공법으로 지어졌어요. 콘크리트라는 소재를 그대로 드러내고, 별도의 칠이나 덧댐을 하지 않아 신선함을 자아내죠. 도배, 페인트, 몰딩 등의 내부 마감을 위한 작업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건축 비용이 30%가량 절감되는 효과도 있답니다. 사실 일반적인 콘크리트 구조물들은 투박한 이미지를 가져요. 그래서 노출 콘크리트 건물은 더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 강조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 건물은 어떤가요? 화려하지는 않지만, 빛이 한 줄기 쏟아짐으로써 기존의 콘크리트에서는 느껴보기 어려운 깔끔하고 단아한 느낌을 줍니다. 우아한 곡선과 빛을 융합하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선형 디자인도 적절하게 이용되어 우아함이 느껴집니다.
💥새로운 마곡 시대!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의 손이 곳곳에 닿은 마곡 LG 아트센터! 조화의 극치를 보여주는 외관뿐만 아니라, 역삼 LG아트센터와 차별화된 지점들도 궁금한데요? 기존에는 극장이 하나였지만, 새로운 아트센터에는 그랜드 시어터와 블랙박스 극장, 총 2개의 공연장이 생겼답니다. 그랜드 시어터는 기존 단관 공연장의 역할을 하는데요. 그 크기가 무려 기존 극장의 2배에 달해요. 블랙박스 극장은 공연의 특성에 따라 좌석을 자유롭게 움직여 배치할 수 있고요. 더 다양한 장르와 규모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기대됩니다. 극장의 디자인과 구조에 예민한 공연 마니아들도 만족스럽게 왔다 갈 거라는 확신이 드는데요? 이 외에도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을 보여주는 LG아트센터만의 특징이 있어요. 하나하나 같이 짚어가 볼까요?
우선 전경을 빼놓을 수 없죠. 아래의 사진은 LG아트센터 마곡의 외관이에요. 거대한 건물의 외벽을 둘러싼 투명한 유리창이 가장 눈에 띄죠? 뮤지엄 산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빛과 자연으로 건물을 빚는 안도 다다오의 작품다운 외관입니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게이트 아크’를 만날 수 있어요. 13도 정도의 경사를 가진 벽 구조가 마치 건물에 들어서는 관객을 환영해주는 듯합니다. 앞서 ‘뮤지엄 산’에서 보았던 노출 콘크리트 공법으로 지어졌다는 것도 알아볼 수 있으시겠죠?. 색과 질감이 모두 단조로운 것 같지만, 매 순간 다른 모습으로 뻗어 들어오는 빛과 조화를 이루기에는 더없이 좋아 보이네요! ‘튜브’라는 구조에서도 그의 건축 철학이 엿보입니다. 말 그대로 튜브, 즉 관의 형태인데요. 쭉 뻗은 직선과 이를 둘러싼 곡선이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 냅니다.
💬Editor's Comment
안도 다다오는 “각각의 공간이 개성을 가지고 상호 교차하면 여러 요소가 충돌하면서 신선한 자극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언급한 바 있어요.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요소들이 어우러지며 완전한 전체를 이루는 것! 안도 다다오가 꿈꿨던 이상적인 건축물의 모습이겠죠? 직선과 곡선, 인공과 자연, 벽과 빛. 서로 닮지 않은 것 같은 대상들의 조화를 이루고자 했던 안도 다다오. LG 아트센터가 마곡에 만들어진 것도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과 맞닿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곡은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인 한편, 녹지인 서울 식물원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도시와 자연이 만나는 곳에 꽃피게 될 예술의 장, 만나러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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